지난 28일 완주 고산미소시장에서 축제 ‘제3회 스테이 풀리시’의 일환으로 열린 ‘내 말 잘 들어! 훅 가는 예술토론’에는 전북지역 예술인·문화기획자 10여 명이 토론자로 나섰다. 수십 년 째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정체돼 있는 전북지역 문화·예술계에 변화의 화두를 던지기 위해서다.
이날 예술인들이 자성하고 스스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토론 전반을 차지했다.
“현 문화·예술 행정 및 사업이 현장과 괴리되거나 본래 목적과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더 큰 문제는 공모를 하는 예술인들이 스스로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안이하게 쫓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내년에도 예산을 받기 위해 눈감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제기하고 바꿔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본인의 실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유대수 판화가의 주제 발언에 장근범 사진가·박규현 창작극회 대표 등도 공감했다.
박규현 대표는 “요즘 지역 문화·예술판을 보면 예술이 너무 쉽게 만들어지는 것 같다”며 “예술인은 결국 작품의 경쟁력을 높여 예술로 발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사업 공모에만 매달리지 말고 새로운 예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른 방식의 문화 생산 구조, 문화 기여 방법, 생산물 공유 방식을 우리 스스로 만들자는 것. 이를 만들 수 있는 방법으로 제안된 것은 연대. 정상현 기획자는 행정 지원을 받지 않고 지역 예술인·기획자들이 후원·자비로 만든 ‘스테이 풀리시’를 예로 들며 “공적 기금을 타고 사업에 참여하는 것에 너무 에너지를 쏟지 말고 대안적인 활동을 우리끼리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근범 사진가 역시 “각자 능력을 가진 예술인들이 협업하면 의미 있는 예술 활동이 예산 지원에 의해 좌지우지 되진 않는다”고 공감했다.
동시에 연대를 해야 현 행정·사업도 바꿀 수 있다. 유대수 판화가는 예술인 등이 공모사업 지원금을 받는 시스템인 ‘e-나라도움’을 예로 들며 “최근 비판이 많은 ‘e-나라도움’을 바꾸고 싶다면 연대 파업 등 한 목소리와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며 “사업은 해야 하니까 신청은 하고 말로만 비판한다면 절대 꼼짝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치단체나 문화재단에서 사업·예산을 배분하는 행정 지원가와 사업을 실행하는 기획자가 분리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행정가가 기획자, 현장감독의 역할까지 하려고 하니 사업 방향이 변질되고, 예술인은 행정에 대한 불신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행정가가 현장을 잘 모르니 예술인들에게 전화로 추천받고, 그 과정에서 사업의 현실성이 낮아진다는 비판이다. 김보현 기자지난 28일 완주 고산미소시장에서 축제 ‘제3회 스테이 풀리시’의 일환으로 열린 ‘내 말 잘들어! 훅 가는 예술토론’에서 전북지역 미술인들이 새로운 예술 장의 필요성을 이야기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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