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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기' 과제 내 준 체육교사

여고생들 스트레스…교육청 신고하자 '얼차려' / 학교측 "사실무근…다이어트가 아닌 체격관리"

익산의 A여고가 수행평가로 살빼기 과제를 내주면서 학생들이 끼니 거르기에 나서는 등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다.

 

“학교와 학원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가 별로 없어 별도로 시간을 내 운동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아 굶기를 밥 먹듯 하고 있는데 아무리 굶어도 체중에 큰 변화가 없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이 학교 1학년 B양은 요즘 살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으나 좀처럼 살이 빠지지 않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한다. 그간의 생활습관을 바꿔 자동차 타기를 멀리하고, 친구 약속이나 학원 등 웬만한 거리는 아예 걸어가고 있지만 기대했던 만큼 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급기야 단식을 결정하고 허기진 배를 물로 채우기 일쑤다고 말한다. B양이 이처럼 혹독한 살과의 전쟁을 벌이게 된 것은 지난 여름방학에 들어가면서 이 학교 체육교사가 ‘다이어트’란 수행평가 과제를 내줬기 때문이다.

 

1학년 7개반 전체 학생 174명이 고난의 행군 대상이다. 본인 키에 걸맞는 표준체중까지 몸무게를 조절하는 과제로 표준체중에서 ±2㎏가 넘으면 제대로 된 점수를 받을수 없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당시 학생들은 황당한 수행평가 과제에 내심 수치심까지 느꼈지만 1점의 점수가 아쉬운터라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결국 일이 터졌다.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이 수행평가에 내심 불만을 품은 한 학생이 전북도교육청에 신고를 했고, 학생들이 신고에 따른 보복성 얼차려를 당했다는 소문까지 더해지면서 다이어트 수행평가를 둘러싼 논란이 본격적으로 일게됐다.

 

수행과제를 낸 해당 체육교사가 신고한 학생을 색출하겠다고 1학년 교실을 돌며 신고자 찾기에 나섰으나 좀처럼 신고자가 나타나지 않자 한 학급을 지목해 단체 얼차려를 줬다는 소문까지 일고 있다.

 

한 학부모는 “처음엔 아이들을 운동시키려는 목적인 줄 알았는데 아이의 말을 들으니 정말 살을 빼기 위한 과제더라. 성장기의 아이가 수시로 밥을 거르며 살 뺄 생각만 한다”며 건강을 크게 걱정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어떻게 교사가 보복성 얼차려를 줄 수 있는지 자질이 의심된다. 황당함을 넘어 부모로서 화가 난다”며 소문의 진위 여부가 꼭 가려지길 바랐다.

 

이와 관련, 학교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해당 체육교사는 “수행평가 과제는 다이어트가 아닌 체격관리다. 체육교과서에도 나오는 내용으로 학기 중 이론 수업을 하고 여름방학 때 이를 체험형식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이번 과제다”면서 “표준체중에 가깝게 몸을 잘 관리해야 건강을 지킬수 있다는 뜻에서 표준체중을 말한 것으로 평가 기준은 보고서 작성의 성실성, 운동과 식이요법 기록 내용 등을 보고 평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교육청에 수행평가 문제로 신고를 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당연히 한 학급을 찍어 얼차려를 준 사실도 없다”며 억울함을 주장했다.

관련기사 신문 브리핑 - 2017. 9. 11.
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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