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겨울이 왔다. 돌아온 계절에 다시금 지난 겨울을 떠올린다. 국민들은 적폐청산을 외치며 광장으로 쏟아졌고, 바람 불면 촛불은 꺼진다는 말에 LED 촛불까지 꺼내들며 눈발 아래 광장을 지켰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이 인 2016년 병신년 가을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2017년 정유년 봄까지, 혁명의 시간들을 잊지 않기 위해 이원구 시인은 펜을 들었다.
이원구 시인이 광장에 나가서 직접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기록한 서사적 산문시집 <촛불, 모든 날이 좋았다> (시와에세이)를 펴냈다. 촛불,>
‘어제 탄핵소추안이 결의되었는데/ 시민들은 광장에서 다시 촛불 밝히는 것일까/ 12월 10일 7차 촛불집회/ 왼손가락으로 창백한 별자리 짚으면서/ 통기타 두들기는 가수들이 온몸으로 절규하고 있었다/ 그 리듬에 끌려 어깨 흔들면서 함성 지르는/ 시민들은 대통령이 잘못하면 쫓아낼 수 있다고 깨닫고/ 벅찬 승리의 기쁨 터트리고 있었다’( ‘시민은 대통령을 쫓아낼 수 있다’ 중)
촛불혁명에 대한 시인의 주관적인 소감을 담은 시집은 여러 차례 나왔지만 이 시인의 작품은 감상과 함께 혁명의 극적인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그에 따르면 문학적 성취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시민대중과 촛불의 감동을 나누고 역사적인 순간의 가치를 후세에 전하기 위해 시집을 냈다. 시를 읽고 있으면 세밀한 상황 묘사로 광화문 현장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이유다.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헌법재판관 8명 전원일치의 판결, 아, 역사적인/ 2017년 3월 10일 금요일 오전 11시 21분/ 화산 폭발하는 가슴속에서 살구꽃, 앵두꽃 마구 터지는/ 환성 지르면서 안국동,/ 헌재 앞에서 밤새워 농성한 청년들,/ 아침부터 안국동으로 모여든 시민들은 눈믈 흘리면서/ 얼싸안고 촛불 승리 만세소리/ 쏟아지는 광화문광장’(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중)
이 시인은 “시집의 주인공은 이름 없는 시민들”이라고 말한다. 그는 “모든 길이 통하는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로 새로운 역사를 쓴 시민들, 자유를 위치다가 역사의 뒤안길에 묻힌 이들에게 시집을 바친다”고 말했다.
완주 삼례 출신인 그는 1985년 시집 <궁뜰 외할머니네 이야기> 로 등단해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헌정시집 <노랑 부엉이들, 부활하다> , 수필집 <들꽃학교 노교사 교육희망을 보다> 등을 썼다. 전국국어교사모임 창립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민족문학교과서> 를 함께 편찬했고, 현재 한국문학평화포럼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민족문학교과서> 들꽃학교> 노랑> 궁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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