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화가이자 현대 추상회화의 시조인 파울 클레(Paul Klee)는 말했다. 예술은 보이는 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 것이라고.
이흥재 사진작가는 평범한 풍경을 평범하지 않게 카메라에 담는다. 상관 저수지, 정읍 김명관 고택, 구이 안덕마을 등 전북의 일상적인 자연 속에서 겉모습이 아닌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사진작가가 자연에 내재한 경외감, 울림을 포착하는 방법은 비, 눈, 안개 등 또 다른 자연현상을 활용하는 것.
맑은 날엔 미처 보이지 않던 드라마틱한 모습들이다. 거센 소나기에 변화무쌍한 저수지의 수면, 거센 눈발이 마치 점묘 회화 같은 고택 풍경, 안개로 덮여 하나로 스며든 듯한 수면과 하늘 등이 그렇다.
이러한 작품들에 대해 그는 ‘강산적요-스며들다’라고 제목을 붙였다. 고요함 속에서 서로 스며들어 하나가 되는 자연을 좇는다는 의미다.
지난 2016년 이를 주제로 개인전을 열었던 그가 최근 2년 간 촬영한 작품들을 모아 신작전을 연다. ‘강산적요-스며들다Ⅱ’다. 6일부터 11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개막식은 6일 오후 4시.
이흥재 사진작가는 “9번 갈 때까지 안 보이던 것이 10번째에 보인다. 그만큼 자연은 인내심이 필요한 상대”라며 “점입가경의 렌즈 작업을 통해 자연의 본질로 한 걸음 더 들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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