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민 이용 서예가가 붓과 함께 걸어온 60년을 기념해 특별전을 연다. 14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전시실에서 ‘비움과 채움’전.
서예 발전을 위해 연구와 창작에 전념해온 산민 이용 서예가는 한국현대조형서예협회 이사장으로서 우리나라 초기 현대서예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힘썼고, 세계서예 전북비엔날레 초기 집행위원장과 총감독으로 활동하며 한국서예의 위상을 널리 알렸다. 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이며, 서울 예술의전당·아랍미술관·동경박물관·베를린국립박물관·북경미술관 등에서 초대전 500여 회를 가졌다. 18번의 개인전을 열고 20여 권의 서예 관련 저서도 출간했다.
특별전 ‘비움과 채움’은 그의 60년 서예 인생을 정리하는 자리다.
그의 서예 세계에서 ‘금문(金文·청동기에 새긴 명문)’을 빼놓을 수 없는데, 금문 서예의 미학적 완성도, 문자학 연구의 심도, 조형미의 극대화 등에서 경지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이용진 월간 서예문인화 편집장은 “산민 선생 금문의 차별성은 획(劃)과 ‘행기(行氣)’에 있다”고 말했다.
동기에 새겨진 글자이지만 글자가 지닌 획의 움직임에 속도감과 율동을 부여한다. 행필(行筆)의 느리고 빠름과 먹의 농담(濃淡) 변화로 힘과 속도를 표현했다. 따라서 그의 작품에는 균형미, 형태미가 있고, 동감(動感)이 있다.
이번 전시작으로는 길이가 200m에 달하고 7만자가 적힌 ‘예서법화경’, 약 35m 폭에 7만자가 담긴 ‘금문법화경’, 5,000여 자를 흔들림 없이 써내려간 ‘금강경10곡병’· ‘노자 도덕경10곡병’ 등 대표작 137점을 엄선했다. 금문을 완벽하게 재현하기 보다는 고대 글자의 아름다움에 심미적인 요소를 더한 ‘산민 금문체’를 감상할 수 있다.
7일 열린 개막식에서 이용 서예가는 “60년간 걸어온 길 위에서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고 지금의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 그리고 다시 가야할 길을 묻는 계기”라며 “1981년 시작해 열여덟 번째 갖는 작품전에 많은 분이 함께 해주면 영광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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