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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의회 국외연수 살펴보니] 양털 깎고 산악열차 타고 항구 시찰하고…

전주시의원 이탈리아 스위스·호주 뉴질랜드 연수
양털깎이 산악열차 항구 시찰…관광지 일정 빼곡
전북도의원 등 ‘선택과 집중’ 형 연수와 대조

제11대 전주시의회 의원 30명이 이탈리아와 스위스(1조), 호주와 뉴질랜드(2조)로 나눠 국외 연수 중이다.

그동안 외유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지방의원 국외 연수가 이번엔 개선됐을까. 전주시와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 뉴질랜드 양털 깎이 체험장·스위스 산악 열차 관리청·베니스 항구 시찰 등 관광지 일정도 빼곡했다. 10여 일간의 일정을 살펴본다.

△양털깎이, 산악열차, 항구 시찰?

1조 전주시의원 17명은 지난 27일부터 오는 6일까지 8박 10일 일정으로 이탈리아와 스위스를 향했다.

‘광장문화 연구 및 문화재 보존방안, 국제슬로시티 발전 방향을 구축하기 위한 공무 국외 연수’ 명목이다.

이들은 성 바티칸박물관, 세계슬로시티협회, 시뇨리아 광장, 베니스 국제영화제협의회 등을 둘러본다.

기관 방문은 스위스 인터라켄 시의회와 밀라노 스포츠 센터 등 2곳이다. 콜로세움과 오르비에토 성당, 피사의 사탑, 스위스 산악열차 관리청과 베니스 항구 시찰 등 관광 산업 개발 연구를 위한 관광지 일정도 적지 않다.

지난 1일부터 9박 11일 일정으로 뉴질랜드 호주로 연수를 떠난 2조 전주시의원 13명의 기관 방문은 시드니 올림픽파크와 시드니 시청 등 2곳이다.

자연친화도시 수립 및 도시공간 재창조 발전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블루마운티 국립공원과 와일드 라이프 야생동물원, 스카이타워 전망대, 오클랜드 시청 등을 방문한다.

연수 5일 차엔 뉴질랜드 로토루아를 찾으며 아그로돔생태 농장 주민협의체와 마오리 민속촌을 찾는다. 아그로돔생태 농장은 20여 종의 양(羊)과 함께 ‘양털깎이쇼’를 구경하는 체험장이다.

산악열차 관리청·항구 시찰, 양털깍이 관람 등이 과연 전주시 행정과 어떤 연관이 있는 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전주시 현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3국제금융도시 유치, 폭염에 취약한 도심의 숲 조성, 미래 먹거리 산업 등을 위한 선진지 견학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세부 정보 비공개 불신만 초래

연수 경비는 총 9730만 원(자부담 2230만 원)에 달하지만, 세부 정보는 공개하지 않으면서 불신을 받고 있다.

전북일보에 제보한 한 여행업체 관계자는 “정작 기관 방문을 통해 누구를 만나서 어떤 주제를 다룰 것인 지에 대한 세부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여러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연수를 나서니 해외 기관에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청사에 마련된 연혁을 보고 오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연수에 나선 전주시의회 측은 불편한 기색이다.

전주시의회 사무처 관계자는 “상당수 의원들이 연수를 앞두고 관련 자료를 살피는 등 외유 논란을 불식하기 위한 노력도 있었다”면서 “다소 일정이 촉박한 상황에서 연수를 진행하다 보니 패키지여행의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연수를 다녀온 뒤 결과 보고서를 공개할 테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전북도나 타 지역 의회는 관광일정 제외

다른 지방의원들은 ‘선택과 집중’형 국외연수에 나서는 추세다. 외유성 논란 소지를 최대한 없앤다는 취지다. 전북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의원 8명은 지난달 28일부터 2일까지 일본을 다녀왔다. 일본의 재난대응위기관리 시스템 및 소방정책 운영사례를 배우기 위한 연수에서 관광지 일정은 없다.

교육위원회 소속 도의원 7명도 지난 1일부터 5박 6일 일정으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교육기관을 방문했다. 창의 인재 유아교육과 다문화 교육, 글로벌 인재교육, 4차 산업혁명 대비 ICT 교육 등을 주제로 한 기관 방문이 7곳에 달한다.

전북도의회는 연수를 앞두고 목적과 일정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연수 기간에도 현지 상황을 보도자료를 통해 전달했다.

전북도의회 김영식 총무팀장은 “상임위별로 강도 높게 연수 일정을 계획했다”면서 “연수를 마친 뒤 자체적으로 해외연수 성과보고회 개최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충북 청주지역 물난리 때 국외 연수를 강행했다가 국민적 공분을 샀던 충북도의회는 올해부터 여행사 도움 없이 직접 국외 연수 일정을 짰다. 여행사 패키지 여행에 국외 연수를 접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충북도의회 김광래 총무팀장은 “의원들이 직접 연수를 계획한 뒤 사전에 시민단체와 언론기관의 심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카드뉴스] 양털 깎고 항구 둘러보고…관광 못 버린 전주시의회 해외연수
남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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