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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세계소리축제-리뷰 ⑤] EBS 스페이스 공감 in 전주세계소리축제

하지메 오이시(Hajime Oishi) 아시아 음악·문화전문 저널리스트

하지메 오이시 아시아 음악·문화전문 저널리스트
하지메 오이시 아시아 음악·문화전문 저널리스트

전주세계소리축제는 국제적으로 잘 알려진 축제로, 도쿄에 사는 음악 저널리스트인 내 귀에도 그 소문은 들려왔다.

그중에서도 특히 주목을 모은 것이 ‘EBS 스페이스 공감 in 전주세계소리축제 : 타이완 포커스, 트리오 라이제거-프란예-실라’.

1부는 타이완 포커스의 무대. 왕잉치에의 얼후를 중심으로 한 앙상블인데, 약 40분에 걸친 공연은 마치 조곡(組曲)처럼 드라마틱했다. 그중에서도 얼후와 린코웨이의 피아노가 동시에 울릴 때의 아름다움은 특별했다. 이 부분에서 범아시아적(Pan-Asianism)이라고도 할 수 있는 서정성이 부각된다. 또 타악기와 드럼이 만들어내는 리듬을 통해 현대적인 재즈 표현의 영향도 느낄 수 있었다. 여기에 우즈 아제르의 시타(인도의 전통현악기)의 울림이 겹쳐지는 것도 매우 특이하다.

2부는 트리오 라이제거-프란예-실라의 차례. 피아노, 첼로, 타악기의 삼중주 편성인데, 몰라 실라의 다양한 타악기에 특히 인상적인 구음이 더해진다. 그런 의미에서는 표준적 편성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공연이 시작된 순간부터 재즈와 아프리카 음악의 기분 좋은 그루브가 넘치기 시작한다. 그들은 아프리카와 유럽이라는 서로 다른 민족적,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지만, 서로에게 살며시 다가가 노래와 음악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해나간다.

‘월드뮤직’이라는 말은 80년대 중반 유럽에서 생겨났다. 당시 LP나 카세트테이프를 판매하기 위한 장르명으로 고안된 것으로, 이른바 음악 시장의 필요성에서 생겨난 단어이기도 했다. 80년대 후반~90년대에 걸쳐 월드뮤직이 큰 붐을 일으키자 유럽과 미국의 프로듀서들은 모두 아프리카와 중동으로 발길을 옮겨 현지 뮤지션들과 작품을 제작했다. 그중에는 명작으로 평가받는 작품도 많지만, 식민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작품도 있다.

현재 ‘월드뮤직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는 민족차별이나 이민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어, 바람직한 다양성에 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우리들은 어떻게 이 지구상에서 공존할 수 있을까? 서로 부딪치는 것이 아니라, 대화하고 다가서는 것, 이번 공연에 그 힌트가 숨겨져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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