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스마트 시대를 살고 있다. 스마트폰 알람으로 아침을 열고, 스마트키로 켠 자동차를 타고 출근한다. 퇴근 후에는 스마트TV 앞에 앉는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산업계에는 스마트팩토리 열풍이 불고 있다. 우리 농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오래전부터 자원의 효율적 사용, 안정적인 생산이 핵심인 스마트농업에 매진하고 있다.
올해 5월에 열린 G20 농업장관회의의 주요 화제도 스마트농업이었다. 20개국의 농업장관들은 ICT, 인공지능, 로봇과 같은 첨단기술을 농업에 접목하는 혁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제협력의 필요성에 동의하였다. 전 세계 경지면적의 60%, 농산물 교역액의 80%를 차지하는 20개국의 농업장관들이 농업의 스마트화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마트 농업이야 말로 농경지, 인력, 생산비중 감소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유지시킬 최적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UN 인구전망에 따르면 세계인구가 올해 77억 명에서 2050년에 100억 명으로 늘어난다고 한다. 현행 농업생산구조로는 식량난은 피할 수 없다. 농업의 생산성 증대와 유통구조 혁신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노동인구 및 농지감소, 기후 변화와 환경오염은 농업에 심각한 도전이다. 우리나라도 농업인구의 고령화 현상은 심각하다. 2018년 현재 65세 이상 농가인구 비중은 44.7%로 우리나라 평균의 3배가 넘는다. 기후변화 또한 현실화되어 한반도의 생산 지도를 변화시키고 있다.
돌파구의 하나가 스마트농업이다. 스마트농업은 ICT 기술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효율적인 방법으로 생산성을 높인다. 휴대폰을 이용해 온실 내 온·습도의 변화를 확인하고, 원격·자동으로 최적의 생육환경을 만든다. 실시간으로 수집된 환경 및 생육 데이터는 과학 영농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균일한 품질관리와 안정적인 생산은 신선 농산물의 수출 활성화를 촉발한다. 스마트팜에서 키운 파프리카로 수출시장을 석권한 김제 농산무역은 좋은 본보기이다.
하지만 스마트농업의 시대가 저절로 우리곁에 오는 것은 아니다. 혁신의 아이콘인 아이폰과 알파고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혁신적인 기업 분위기에서 탄생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정부는 스마트농업의 활발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전국 네 곳에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선정했다. 기본 콘셉트는 자원을 연계한 시너지 창출이다. 청년 교육과 창업, 기술혁신 시설이 집적되어 청년 농업인, 기업, 연구자 간 시너지를 최대화한다. 스마트팜 전문가를 양성하고, 이들의 취·창업도 적극 지원한다.
스마트팜 혁신밸리 최적지 중에 하나가 김제이다. 기본 인프라가 탄탄하다. 전북에는 국가식품클러스터, 농촌진흥청, 한국식품연구원, 민간육종단지, 한국농수산대학 등 연구기관과 기업들이 밀집되어 있다. 여기에 담당 공무원과 지역 주민의 높은 열정은 선도지역으로 자리매김에 일조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스마트 농업기술을 1세대 수준으로 평가한다. 정부는 농업선진국과의 기술(Agri-Tech) 격차를 줄이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시설원예 생산 중심의 스마트팜에서 노지 작물 및 축산, 유통 및 소비까지 농업의 스마트화는 확장될 것이다. 김제가 풍부한 연구 인프라와 인력, 농업 환경을 바탕으로 스마트농업의 선도거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의 무한한 발전과 성과를 기대한다.
/김종훈 농림축산식품부 기획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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