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글, 쉬운 내용인 것 같지만 깊이가 있고, 무거울 것 같지만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나왔다.
김병기 전북대 중어중문과 교수가 펴낸 <문자·문화·사회 알쏭달쏭함을 헤집다> (어문학사). 문자·문화·사회>
이 책은 우리가 사용하는 말 가운데 그 뜻이나 유래가 알쏭달쏭한 말을 찾아 한자와 함께 명쾌하게 풀이하고, 그 말을 소재로 이 시대의 문화와 사회현상에 대한 비판적 칼럼을 덧붙여 엮은 글 모음이다. 칼럼은 김 교수가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경제일간지에 연재했던 글 중에서 188편을 골랐다.
‘혼술’의 사회현상을 ‘독작(獨酌)’과 비교해 풀이하기도 하고, 기쁨(悅)과 즐거움(樂), 음용수(飮用水)와 음료수(飮料水), 해방(解放)과 광복(光復) 차이를 시원하게 설명해 주기도 한다.
분식회계, 명조체, 소주, 조현병 등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지만 그 유래를 모르는 말에 대해서도 설명을 붙였다.
책 서문에는 중국 명나라 말기, 당시 사회에 만연한 각종 비리를 척결하고자 노력한 ‘동림당’의 학자들이 쓴 글귀가 소개되어 있다.
“바람소리, 빗소리, 책 읽는 소리, 소리마다 다 귀에 담고, 집안 일, 나라 일, 천하의 일, 일마다 모두 관심을 갖자(風聲雨聲讀書聲 聲聲入耳, 家事國事天下事 事事關心).”
학자는 현실참여뿐 아니라, 학문을 깊이 연구하기 위해서도 세상의 모든 일에 관심을 갖고 넓게 살펴야 한다는 김 교수의 학문관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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