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위한 금융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가운데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30일 국회의 대정부질문에서 ‘시기상조’라고 못 박아 전북도민을 크게 실망하게 했다. 이날 민주평화당 김광수 국회의원은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글로벌 수탁업체 1, 2위인 스테이트스트리트 은행과 뉴욕 멜론은행이 전북사무소를 개소하는 등 금융인프라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 이행을 위해 제3금융중심지 지정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답변에 나선 은 위원장은 “종합적인 정주여건 개선과 연기금 특화 금융중심지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더 많은 조건이 형성돼야 한다고 본다”라고 들고 “수탁은행 2개 정도 보다는 더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내심 전북출신 금융위원장에 기대를 걸었던 도민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격이었다. 전북에만 금융중심지 지정에 이중 잣대를 들이대는 것 아니냐는 항변도 나온다.
지난 2009년 해양 및 파생상품 금융중심지로 지정받은 부산은 ‘선 지정, 후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도 글로벌 금융기관 하나 유치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중심지의 핵심은 외국금융기관 유치인데도 금융중심지로서의 한계를 드러냈다. 더욱이 부산에서도 가장 낙후된 지역에 금융혁신지구를 조성함에 따라 국내 금융기관 및 유관기관 조차 유치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반면 전북혁신도시에는 지난 8월과 9월에 각각 34조와 33조 달러를 움직이는 글로벌 수탁업체 1·2위인 스테이트스트리트은행과 뉴욕멜론은행이 전주에 사무소를 열었다. 국내 투자증권회사와 외국 자산운용사의 추가 진출도 앞두고 있다. 또한 전북테크비즈센터를 착공하고 총 사업비 1158억원을 들여 전북금융센터 건립에 나섰다. 여기에 금융전문인력 양성과 첨단 금융기술 스타트업 육성도 추진 중이다.
무엇보다 국민연금공단의 기금운용규모가 지난 7월 700조원을 돌파했고 5년 뒤에는 1000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세계 금융전문가 짐 로저스도 최근 전주를 찾아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과 연계해 세계적인 금융허브로 성장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정부와 금융위원회는 국제 금융도시로서의 입지를 갖춰 나가는 전북을 금융중심지로 조속히 지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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