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전주세계소리축제는 관악기에 초점을 맞췄다. 축제의 공식프로그램은 10월 2일 첫날, 우아하고 편안한 모악당에서 ‘바람, 소리’를 주제로 전 세계에서 온 기악 연주자와 아티스트들이 꾸미는 특별한 행사로 시작됐다.
개막공연은 ‘바람과 함께 춤을’으로 시작했다. 폴란드의 훌륭한 현대 민속그룹 야누스 프로시놉스키 콤파니아의 활기 넘치는 공연이었으며,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의 관악연주자 마누 사바테가 함께 했다. 다음으로는 전라북도 청소년 연합 관악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또 다른 압권, ‘수제천변주곡’이 이어졌다. 이것은 관악기와 타악기로 한국궁중음악인 수제천을 변주곡을 연주하는 200여명의 학생들로 구성된 멋진 그룹이었다.
10월 3일 둘째 날, 나는 생애 최초로 판소리 공연을 보게 됐다. 판소리는 시와 이야기, 그리고 음악과 함께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한국의 전통예술형식이다. 판소리의 형식은 한 사람의 소리꾼 겸 이야기꾼(남성 혹은 여성)과 꾸준한 박자를 유지하면서 추임새로 무대를 만들어가는 고수로 구성된다. 나는 두 명의 명창이 선보이는 수궁가를 관람했다. 사실 판소리는 한국어를 모르면 그 이야기의 뉘앙스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소리축제 측에서 이야기를 따라가며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한국어와 영어 안내책자를 제공했고, 화면에도 한국어와 영어로 텍스트 영상을 띄워주는 등 세심한 배려가 넘쳤다.
신묘한 조지아 앙상블 이베리 콰이어와 한국의 전북영산작법보존회의 공연도 눈길을 끌었다. 이베리 콰이어는 조지아의 옛 기독교 전통의 아름다운 노래들을 발라드, 전설, 그리고 자장가에 실어냈다. 전북영산작법보존회는 사자의 영혼을 천국으로 인도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전통 불교의식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매료했다.
소리프론티어는 소리축제의 간판이자 한국 음악계가 주목하는 경쟁 프로그램이다. 한국음악과 다른 요소들을 융합시킨 세 팀의 젊은 그룹은 미래지향성을 담아내며 한국음악의 새로운 길을 고민하게 한 인상 깊은 시간이었다.
소리축제는 하드록과 한국의 전통음악인 시나위를 결합시켜 ‘락&시나위’라 불리는 활기찬 폐막공연으로 끝을 맺었다. 한국의 전통 뮤지션들과 록 뮤지션들의 협연은 동서양을 오가는 매우 이채롭고 낯선 경험을 선사해주었고, 수많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은 오래도록 눈길을 사로잡았다. <끝>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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