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꿈 / 귄터 아이히 詩>
깨어나라, 너희들은 악몽을 꾸고 있다!
잠들지 말라, 무서운 일이 서서히 닥쳐오고 있다. (중략)
유익하지 못한 일을 하라, 사람들이 너희들의 입에서 기대하지 못했던 노래를 불러라!
불유쾌하게 살라, 이 세계라는 기계 속의 기름이 되지 말고, 모래가 되라!
반짝 추위가 찾아왔던 지난 20일에 경원동 1가에 있는 <창작극회 소극장> 에서 독일의 작가 귄터 아이히의 <꿈> 을 관람했다. 귄터 아이히(G?nter Eich,1907년~1972년)는 독일의 서정시인·소설가·방송극작가이다. 꿈속에서 현대인의 불안을 여러 각도에서 접근하여 묘사한 <꿈> 은 통속적 의미의 방송극 차원을 넘어서 방송극의 독보적 위치를 굳혔다는 1953년도 작품이다. 평소 접할 수 없는 유명 시인의 작품을 연극을 통해 만날 수 있다니 이런 행운이 어디 있겠는가? 무대가 어두워지며 공연이 시작되자 기차의 달리는 소리가 심장을 요동친다. 소리가 익숙해질 무렵 어둠 속으로부터 겁먹은 가느다란 소리가 들리며 어둠에 갇힌 공포가 조금씩 보인다. 이 작품은 억압에 파먹힌 인간상에 관한 네 가지 이야기다. 기차에 갇힌 가족, 아이를 치료제로 사용하는 부부, 기억을 잃어가는 탐험대원, 흰개미로 인한 소리의 공포가 차례로 엄습해왔다. 연극은 다양한 폭력에 의해 기본적인 자유가 억압된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전쟁과 폭력의 공포, 소리와 어둠의 공포, 그리고 죽음의 공포에 의해 일그러진 연기자들의 표정이 섬 듯하다. 나는 기차에 갇힌 가족의 이야기와 딸과 사위를 만나러 온 마지막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억압에 순응된 인간이 오히려 억압을 올바른 것으로 여기는 장면은 당장 우리 주변의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가슴이 무거웠다. 우리도 어느새인가 보이지 않는 규범에 너무 길들어버린 것은 아닐까? 우리는 지금 누군가에게 야금야금 속을 파먹히고 있지는 않은지, 연극을 보고 나오며 괜스레 어떤 소리가 몸속을 파고드는 느낌이 들어 한동안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연극 <꿈> 은 독일의 시인 귄터 아이히를 이해할 수 있는 즐겁고 유쾌한 시간이었다. 겨울의 문턱에서 독일의 시인 귄터 아이히의 좋은 작품을 연극으로 감상하게 해준 <창작극회> 의 연출자와 배우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창작극회> 꿈> 꿈> 꿈> 창작극회>
<문화관광체육부> 는 내년 2020년을 <국립극단> 창단 70주년을 맞아 ‘연극의 해’로 지정해 연극인들이 단합하고 다양한 연극행사를 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의 대학로를 ‘국내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공연 관광의 명소로 만들어 나가겠다’ 라고 하였다. 대학로를 관광명소로 만드는 것도 중요한 사업이지만, 열악하고 낙후된 지역의 연극발전을 위한 청사진이 없어 아쉽기 짝이 없다. 오히려 문화 비만증에 걸린 대학로를 정화하고, 문화 빈곤에 허덕이는 지역에 다양하고 품격있는 문화를 수혈시키는 작업이 시급하다. <문광부> 는 전국을 아우르는 부서가 아닌가? 서울의 대학로는 서울시에 맡기고, 대한민국 연극발전을 위한 틀을 짜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 문광부> 국립극단> 문화관광체육부>
전주의 <창작극회> 는 내년이 창단 60주년이고, <창작극회> 소극장은 30주년이 된다고 한다. 2020년 ‘연극의 해’를 맞아 전북과 전주에서도 연극부흥을 위한 여러 계획이 수립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창작극회> 창작극회>
/이종훈 전주시립극단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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