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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도 사람이 결정한다

김양건 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수석전문위원
김양건 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새해가 밝아 며칠이 지났는 데도 연말 여의도를 휩쓸고 지나간 상흔 때문에 차가운 바람만이 아직고 여의도 주변을 맴돌고 있다.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시작되고 2020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한바탕 홍역을 치르더니 급기야는 소위 선거법과 공수처법, 검경수사권법에 가서는 여야 의원들이 성탄절과 연말을 국회의사당에서 필리버스터를 하고 또 쪼개기 임시국회를 반복하고 있다. 전에 보지 못한 일이다. 본래 여의도의 가을은 없다고들 한다. 정기국회가 시작되면 시간 이 빠르게 가고 바로 겨울이 와 있음을 일컫는 말이다. 최근에는 겨울도 없는 여의도가 자주 반복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매년 예산심의가 끝나고 나면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장들은 국비 예산을 얼마나 확보했는 지에 대해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이 해마다 기본 레파토리다. 언론에서 누구누구 실세 의원이 국가 예산을 얼마나 가져갔는지 비난하는 것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오히려 무용담을 자랑하기도 한다. 각 지역 예산 확보를 위해 헌신의 노력을 아끼지 않은 전북도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지방자치단체 장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우리 전북도는 그런 사례가 많이 언급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2020년 국가 예산으로 7조 6천 58억원을 확보하고, 신규 예산도 320건에 걸쳐 4천 327억원을 확보해 2년 연속해서 7조원을 훨씬 넘는 준수한 예산 확보를 해 낸 것은 매우 다행이다. 제대로 국회에서 예산안 심의가 어려운 상황이었는데도 말이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했던가. 그래도 예산심의 과정을 바라보면서 우리 고향 전북도가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다. 금년도보다 더 효율적으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은 없을까? 치밀하게 몇 가지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첫째, 예산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새해가 시작되면 벌써 다음 년도 예산 확보전쟁이 시작된다는 것을 안다. 정부 예산 편성과정에서부터 우리 전북도의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각 부처의 우리 지역 출신 공무원들의 역량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남원 출신 공무원 모임인 남공회 회원들이 남원시 공무원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부처 예산 확보에 힘을 합하고 있는 것은 좋은 귀감이 되고 있다. 둘째는 우리 전북도 지역구의원들이 상임위원회별로 고루 배치되어 역할분담을 통해 효율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21대 국회에서는 환경노동위원회를 포함해서 예산 확보가 시급한 상임위원회에 우리 전북도 국회의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다수의 우리 전북도 지역구 의원들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고 더 중요한 것은 소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여 우리 전북도에 필요한 지역 현안 예산을 꼭 확보해야 한다. 셋째, 예산심의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각 상임위원회의 수석전문위원들과 입법조사관들의 역할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사업의 타당성과 적정성 등의 의견을 제시할 때 예산의 사활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현재 각 상임위원회에 우리 전북도 출신의 수석전문위원과 입법조사관들이 많이 포진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예산도 사람들이 결정하는 일이라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결정된다. 이제 전북도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해가 지나면서 예산 당국과 해당 부처와 국회를 방문하는 것과 함께 지금도 이르지 않으니 일상적으로 사람과의 관계를 촘촘하고 돈독히 해 놓을 것을 제언하고 싶다.

/김양건 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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