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 지금 몇시인가. 동트기 직전인가 아니면 해거름 판인가. 너무 오랫동안 무력증에 빠져 있다 보니까 내일에 대한 희망이 안 보인다. 지난 30년 동안 정치권에서 새만금사업 하나만을 노루뼈 우려 먹듯이 한가지 레퍼토리만 갖고 우려 먹어 도민들도 별로 탐탁치 않게 여긴다. 그간 이 사업을 국가백년 먹거리를 창출하는 국책사업이라고 소개했지만 아직도 멀게만 느껴진다. 그도 그럴 것이 정치적 타협으로 추진된 사업이라서 역대 정권마다 부담감을 별로 안느껴 사업추진이 터덕였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들어 새만금~전주간 고속도로와 남북 동서간 도로가 건설되면서 예전과 다른 모습이다. 지금 다른 지역에서는 전북을 바라다볼때 새만금사업 한가지에만 매달린 것으로 비춰져 안타까움을 더한다.
관선때는 전북의 위상이 충북 강원 제주 보다 앞섰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 그간 민선자치시대로 접어들면서 전북은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관광자원이 풍부한 강원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치른 이후 세상이 확 바뀌었다. 인천공항서 강릉까지 KTX가 깔려 상전벽해란 말이 실감난다. 본격적인 금강산관광시대를 앞두고 대기업이 속속 관광인프라를 구축해 놓아 예전의 산간오지라고 알려진 강원도 이미지가 완전 불식되었다. 한편으로 원주혁신도시가 건설되면서 한국관광공사 등 12개 기관과 수도권 기업들이 입주해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한다.
그간 낙후지역으로 알려져온 충북은 기업유치가 잘 이뤄져 중부권 허브로 발전해 간다. 청주공항 건설 당시만해도 경제성 때문에 찬반논란에 휩싸였지만 지금은 중부권 허브공항으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에 이어 수출입을 주도하는 국제공항으로 성장했다. 청주와 청원군이 통합해 인구가 85만으로 불어나면서 수도권 확산에 따른 기업유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가장 괄목할만한 것은 오송생명과학단지가 국내 바이오산업의 허브로 발전했다는 사실이다. 경부선과 호남선 KTX 환승역인 오송역이 위치해 있어 편리한 교통수송 체계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국민의 주목을 받는 질병관리본부 식품의약품안정청 국립독성과학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 보건분야 5대 국가기관도 둥지를 틀었다. 이처럼 오송산업단지가 본격 가동 되면서 고용창출은 물론 세수증대까지 나타나 지역경제가 활기를 띠고 있다. 국책사업인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가 발전의 속도를 가속화시켰다. 이처럼 충북이 발전을 거듭한 이유는 CJ제일제당 LG생명과학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속속 유치된 탓이 결정적이다. 특히 선거때마다 전략적으로 선택을 잘해 자기몫을 확보한 것이 충북발전을 가져왔다.
그렇다면 전북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선거 때마다 지역정서에 의존해 특정정당 위주로 밀어준 것을 탈피해야 한다. 그간 도민들이 황색깃발 때부터 30년 이상을 특정 정당 하나를 밀어줬는데 그 결과는 어떠했는가. 지지한 것에 비해 제몫을 차지하지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다. 전북 낙후는 남의 탓도 크지만 내탓도 있다. 지금까지 용담댐 건설을 제외하고는 속시원하게 지역숙원사업이 해결된 게 없다. 그래서 앞으로는 국회의원을 비롯 선출직 단체장은 역량있는 정치인 중에서 뽑아야 한다. 그간 관료 출신들이 단체장을 맡았지만 정치력이 부족하고 융통성과 순발력이 떨어져 임기동안 크게 업적을 세우지 못했다. 다음 지방선거때는 중앙과 소통을 잘할 수 있는 인물로 바꿔야 한다.
다음으로 도청소재지인 전주시가 돈과 사람을 유입할만한 능력을 못갖추고 있다. 지사와 전주시장이 협조관계를 유지하기는 커녕 자신의 정치적 입지 때문에 불편을 사온 것이 잘못됐다. 전주시는 산토끼도 못잡고 집토끼도 잘 못키운다. 이 모든 게 인기영합주의에 매몰된 단체장의 리더십과 연관이 깊다. 단체장 가운데는 말로만 4차산업혁명과 혁신을 외칠뿐 중앙과의 관계가 약해 우물안 개구리 밖에 안된다. 그렇다고 뚝심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지역만 힘들어진다. 국회의원들도 적당히 세비나 받아 먹고 샐러리맨 처럼 움직인 게 문제다. 누구 하나 목에 방울 달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라고 외칠 수 있는 용기만 있었더라면 오늘날 같지는 않았다. 전국 꼴찌라는 불명예를 탈피하려면 역량있는 정치인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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