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생(生)과 사(死)의 순간에 매듭 짓는 행위로 의미 있는 기록을 남긴다. 생명을 대하는 이 숭고한 행위는 시작을 축하하며 기쁨으로 채워가기도 하고 마지막 길을 배웅하며 슬픔으로 비워가기도 한다.
2015년 전주 교동미술관에서 첫 개인전 ‘곡선, 감성을 담다’를 열었던 유시라 작가가 세번째 이야기를 묶는다.
오는 11일까지 교동미술관 2관에서는 유시라 개인전 ‘그것을 묶음으로 : Birth-Death’를 만나볼 수 있다. 월요일 휴관.
묶고 뿌리고 널어 물들이는 일련의 행위에는 “모든 생명은 숭고하다”는 진리가 담겨 있다. 전혀 다른 의미의 절차이고 누군가를 위한 관행일지라도 사람들은 그 안에서 위로와 위안을 얻는다.
유 작가는 “올 봄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장례를 치르며 입관식에서 고인과의 작별 인사와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수의와 삼베, 한지 등을 매듭지어 묶는 염(殮)의 행위가 반복되었는데 이 과정을 지켜보며 ‘고인과 함께한 추억들을 회상하면서 서로가 진실된 위로와 위안을 주고받는 시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초대전 및 단체전에 40회 이상 참여하며 활동영역을 넓혀온 유시라 작가는 예원예술대학교 한지조형디자인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북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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