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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전주·완주 통합 적기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백성일 부사장 주필

각 광역단체별로 큰 그림을 그리기에 여념이 없지만 전북은 오불관언으로 미동도 없다. 다른 시·도는 시·군 통합을 뛰어넘어 광역단체간 통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4차산업혁명을 맞아 대통합이 지역균형발전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제일 먼저 지난달 전남도에 통합할 것을 제의해 큰 호응을 얻었다. 전남도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절반 이상이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무적으로 광주시는 행정통합추진단까지 출범시켜 전남의과대학 신설을 지역공동현안으로 인식해 힘을 보태기로 했다.

수도권 공룡화로 지역간 균형발전이 갈수록 어려워지자 800만의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이 통합을 추진하고 650만의 대전·충남·충북이 중부권 대통합을 모색한다. 이처럼 다른 시·도는 정부가 국가균형발전 전략으로 추진하는 초(超)광역거점구축 전략을 발빠르게 수용하면서 지역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전북은 호남권과 중부권에 끼어들기도 애매해 자칫 초광역권에서 고도(孤島)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 타지역 사람들은 전북을 새만금사업 하나에만 매달리는 것 같아 안타깝게 여긴다. 지금은 행정통합을 통해 파이를 키워 특화시키는 게 중요하다. 이미 경남은 마산·창원·진해를 창원시로 통합했고 전남도 여천군·여천시·여수시를 여수시로 통합한 데 이어 충북도 청원과 청주시가 통합해 시세가 확대일로를 걷고 있다.

전북은 2013년까지 3차례나 전주 완주 통합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그 이후에는 양 시·군이 각자 도생하는 길을 찾고 있을 뿐 통합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완주군은 제3공단을 에너자이저로 삼아 시 승격을 겨냥, 인구 10만 늘리기에 전력했다. 하지만 오히려 인구가 감소로 돌아서 다시 통합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는 여론이 전주 근교권에서 흘러 나온다. 완주가 전주와 통합하면 현재보다 더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이 새롭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굳이 반대할 명분이 없다. 그간 통합이 주민들의 이해관계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로 무산되었기 때문에 양측이 진정성을 갖고 다시 추진하면 통합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을 수 있다.

김제 출신 최규성 전 국회의원이 지역구를 고수하기 위한 욕심으로 통합을 무산시켰기 때문에 정치논리만 배제하면 통합 불씨를 살릴 수 있다. 특히 전주가 면적이 좁고 인구가 65만명으로 갈수록 도청소재지로서 기능을 다하지 못하기 때문에 통합이 절실하다. 한동안 한류 열풍을 타고 전주한옥마을이 떴으나 최근 코로나19로 한적하기 그지없다. 전주시가 계속 관광객이 밀려올 것으로 판단한 게 패착이었다. 그 당시 완주까지 아우르는 큰 그림을 그렸어야 했다. BTS가 지난 7월 힐링성지인 완주 오성한옥마을 아원고택에서 5일간 머무르면서 촬영한 한옥체험화보가 유튜브를 통해 전주매력으로 소개돼 통합의 가능성을 활짝 열어 놓았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이 통합의 적기다. 이 타이밍을 놓치면 후회할 수 있다. 도지사 출마까지 염두에 둔 김승수 전주시장과 부지사까지 지낸 박성일 완주군수가 역사의식을 갖고 통 크게 통합을 제의해서 추진해야 한다. 사사로운 정치적 이해관계로 통합을 추진하지 못하면 역사의 죄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전주시의회와 완주군의회가 총대를 메고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 요즘 통신의 발달로 행정경계가 무너진 상황에서 통합이 경제적 이익 증대를 위한 방안이 될 수 있다. 전주와 완주가 통합하면 무력증에 빠졌던 전북도 발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미적거릴 시간적 여유가 없다.

그래서 완주군민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 군수 자리 하나 없어진다고 망설일 필요도 없다. 통합이 이뤄지면 전주 국회의원 수가 한자리 더 는다. 전주시도 무작정 완주를 흡수통합한다고 여기면 안된다. 내년 예산편성 때 완주군민을 위한 지역개발비를 별도로 편성해 놓아야 한다. 그간 전주시가 완주군에 제시한 정책들이 사탕발림식으로 끝났다. 그간 전주시의 행정구역 확대로 완주군민들은 알게 모르게 피해의식에 사로 잡혔다. 그걸 해소하려면 예산편성을 통해 통합의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타 시·도가 지역발전을 위해 초광역권으로 가고 있어 이번 기회에 전북도 시·군 통합을 추진하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 지금은 전북발전을 위해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때다.

백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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