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복원된 전라감영, 첫 인상 구겨서는 안 된다

전라감영이 준공식을 갖고 지난주부터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그런데 전북도와 전주시가 전라감영 복원에 부여한 의미와 그간 쏟은 정성을 고려할 때 준공식과 일반 공개 절차가 초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20년 가까운 논의를 거쳐 어렵게 완성된 전라감영이기에 준공식 때 국민적 관심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도민들의 큰 박수를 받는 잔치는 있어야지 싶다.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을 몰라서가 아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굳이 감영 준공식을 서두를 일도 아니었다. 전라감영이 현존하는 기관도 아니고, 오랫동안 감영 건물 없이 지내왔다. 온라인, 약식 형태의 지나간 준공식을 새삼 문제 삼는 이유는 전국적인 관심 속에 전라감영이 갖고 있는 전주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강조할 좋은 기회를 버렸다는 아쉬움 때문이다.

기존의 전라북도청사를 허물고 이미 불타 없어진 전라감영 건물을 복원한 데는 조선왕조 500년 동안 전라도를 관할했던 전라감영의 역사적 의미를 더 높게 평가해서다. 기존 충남도청사의 경우 대전근현대사전시관으로 이용되고 있고, 옛 전남도청사는 초현대건물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으로 탈바꿈했다. 각기 청사의 역사적 특성을 살린 활용이다. 기존 전북도청사 역시 건물의 존치 대신 전라감영을 택한 만큼 그에 맞는 활용 대책이 세워져야 할 것이다.

복원된 전라감영은 아직 건물 중심이다. 관찰사 집무실인 선화당에서부터 내외행랑까지 7개 건물만 덩그러니 있지 실제 내용물은 미흡하다. 첨단 ICT을 접목한 실감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고 하지만, 1회성 눈요깃감일 뿐이다. 관람객들이 이런 정도의 콘텐츠에 만족하기 힘들 것이다.

전주시는 구도심을 활성화 하는 문화공간으로 전라감영을 적극 활용할 모양이다. 그러나 복원됐다고 하지만 전라감영에 역사적 건물이 있는 것도 아닌 마당에 내용물이나 프로그램으로 감동을 주지 않으면 관광객을 불러들일 수 없다. 물론 코로나19 속에 기존 축제도 취소되고 단체 관광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분명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서둘러 준공식을 갖고 일반에 개방했으면 복원된 전라감영의 위상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 관광객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첫 인상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겠는가.

 

전북일보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부尹대통령 "국무회의 통해 계엄 해제할 것"

국회·정당우의장 "국회가 최후의 보루임을 확인…헌정질서 지켜낼 것"

국회·정당추경호 "일련의 사태 유감…계엄선포, 뉴스 보고 알았다"

국회·정당비상계엄 선포→계엄군 포고령→국회 해제요구…긴박했던 155분

국회·정당野, 계엄해제 압박하며 공세 최고조…'탄핵 직행' 주장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