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심은 유정과 유심이고, 그 마음으로 사물을 대하는 일이 바로 문학입니다.”
‘문학이란 무엇인가?’ 이 물음은 60년 가까이 문단에서 활동해온 이향아 호남대 명예교수가 줄곧 고민해온 질문이다. 문학은 순수하고 정직하고 바른 것이라는 데, 그는 “나는 오히려 문학 때문에 갈수록 외로웠고 문학 때문에 절망이 깊어졌으며, 문학 때문에 비감에 젖을 때가 많다”고 고백한다.
이 교수는 지난 18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석정문학제 2일차 문학특강에서 자신의 문학 인생을 바탕으로 이 물음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석정문학회(회장 정군수)가 주최한 이날 문학특강에서 이 교수는 시를 공부하면 은하수를 사랑하게 되고, 여울과 산과 바다를 그리워하게 된다고 했다. “시를 알게 되면 내가 사는 이 세상에 정을 기울이고 함께 사는 이웃과 날마다의 생활을 긍정하게 됩니다. 시심은 유정과 유심입니다. 유정과 유심의 반대말은 무심과 무정이죠. 무심과 무정으로는 시와 가깝게 지낼 수 없습니다.”
그는 이어 그 마음으로 사물과 만나는 것이 문학이라고 했다. 그 순간, 시인의 마음속 불씨가 ‘점화’되는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유정과 유심함으로 사물을 대하는 일, 그것이 불씨는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점화는 엄청난 계기에 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정련된 황금 덩어리를 구하려는 것이 아니라, 모래를 일어서 사금을 모으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추수 후의 들판에서 이삭을 줍는 일이며, 이른 봄 들판에서 마른 풀을 헤치고 쑥을 캐는 일입니다.”
이 교수는 문단과 문학에 대한 자신의 견해도 밝혔다. 그는 “언어와 문자로 나를 표현하는 일, 진실을 통해 감격을 나누고 그런 과정에서 나를 숙성시키는 일, 거기서 발생하는 공감을 교류하는 일, 우리는 그런 문학을 가교로 삼아 활동하고 있다”며 “문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문학이 중요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절망스러울 때 절망하고 외로울 때 철저히 외로워하고 무너지면서 통곡하는 게 좋다. 그러면서 작가는 성장하는 것”이라며 후배 문인들에 대한 당부로 강연을 마쳤다.
이 교수는 1963~1966년 <현대문학> 3회 추천을 받아 등단했다. 시집 24권, 수필집 16권, 문학이론서 및 평론집 8권 등을 내놨다. 한국문학상, 윤동주문학상, 아시아 기독교문학상, 석정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한국문인협회와 한국여성문학인회 자문위원, 국제펜클럽한국본부 고문 등을 맡고 있다.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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