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국토개발에 앞서 필수적으로 이루어지는 문화유적 조사는 많은 고고학적 자료를 생산하게 된다. 이렇게 얻어진 자료는 문헌에 기록되지 않았던 우리 선조들의 사회와 문화를 재구성하는데 매우 유용한 기초적인 연구자료로 활용된다.
서해안고속도로는 전라남도 무안군 삼향읍을 기점으로 전남과 전북, 충남과 경기 등의 지역을 서해 연안을 따라 건설된 총연장 340.8km로서 고속도로로서 1990년 12월에 착공하여 2001년 12월에 완공되었다. 우리나라의 대부분 고속도로의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고 있지만, 서해안 고속도로는 서해안을 관통하는 지리적 명칭을 갖고 있다. 한반도 서해안 지역은 높은 산맥에 막힘없이 경기에서 전남 무안까지 내달릴수 있는 노년기 지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서해안고속도로 건설 구간내 문화유적 조사는 마한의 옛 영역을 관통해서 이루어지는 샘플조사와 같은 의미가 있어서 마한의 역사와 문화를 파악하는데 귀중한 기회가 되었다.
전북지역을 통과하는 총연장 77.5km에 대한 지표조사는 원광대학교 마한·백제문화연구소에서 1997년에 이루어졌는데, 무려 50개소에서 유물 산포지가 확인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전북지역의 각 대학 박물관과 국립전주박물관 등이 연합으로 발굴조사단을 구성하여 2~3년에 걸친 발굴조사가 이루어졌다. 조사결과 마한문화의 정체성에 대한 몇 가지 점에서 주목되는 결과들이 도출되었다.
먼저 분구묘(주구묘)로 대표되는 마한 분묘들이 서해안을 따라서 잇달아 발견되었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매장주체부가 확인되지 않아 그 성격에 대한 많은 의문이 있었는데, 고창 성남리에서 주매장부로서 토광묘와 주구나 대상부에 옹관이 안치된 양상을 통해 혈연관계를 기본으로 축조된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개별 주구묘들이 또 다른 주구묘와 인접하거나 중첩되고 있어서 대형 분구묘로 변화 발전하는 이른 단계의 양상도 확인하게 되었다. 이러한 주구묘들의 평면 형태는 각 지역마다 특징을 달리하고 있어서 54개국으로 구성된 마한 소국을 구별할 수 있는 기준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출토유물에서 과거 백제토기로 분류되었던 이중구연토기와 양이부호 등은 마한 고유의 토기임이 밝혀져 마한과 백제문화를 구분하는 기준이 마련되었다. 특히 다량의 옥류가 부장되어 있어서 마한인들은 금은보화보다 구슬이나 옥을 소중히 여겼다는 문헌기록을 뒷받침하고 있다. 결국 서해안고속도로 구간의 조사는 마한문화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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