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는 사람이 모이고 돈이 모인다. 예부터 민족의 큰 명절을 앞두고 경기(景氣)가 가장 활발한 시기를 일컬어 ‘대목’이라 했다.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설 명절의 표정이 달라지기 전까진 말이다.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만 남긴 채 또 한번 설 명절이 다가오고 있다. 설을 앞두고 전북도민들의 이야기를 세 차례에 걸쳐 듣는다.
“올해는 설 분위기가 안나네요. 가족들끼리도 거리를 둬야 하고, 명절 음식 장만도 예전만 못해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14일까지 2주간 추가 연장되면서 설 연휴 기간 고향 방문과 가족·친지간 모임이 어려워졌다.
‘전국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가 설 명절에도 예외 없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함께 사는 가족을 제외하고 거주지가 다르면 4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직계가족도 예외는 없다.
방역당국은 설 명절을 찾아 고향이나 친지를 방문하는 일은 최대한 자제하고 온라인 방식의 성묘·추모 서비스를 이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대학생 강모씨(24, 전주 효자동)는 “이번 명절기간 기차역이나 버스 터미널이 붐빌까 걱정돼 1월에 미리 부모님을 뵙고 왔다”면서 “설 연휴에는 자취방에서 배달음식을 시켜먹고 보고싶었던 영화를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경제상황이 어려워진 가운데, 각종 물가가 덩달아 오르면서 설 명절 장보기를 하는 소비자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주·전북지회가 조사한 2021년 설 명절 물가조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인 가족 기준 설 제수용품 비용은 31만 2309원으로 지난해(26만 4580원)에 비해 1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차례상 준비를 비롯한 명절 음식 장만도 점차 더 간소화되는 추세다.
주부 이모씨(53, 전주 송천동)는 “올해는 타지역에 있는 자녀들이 전주에 오지 못해 크게 명절 분위기가 안느껴진다”며 “그래도 차례상은 장만해야 하니 집 앞 대형마트에서 간단히 장을 봤는데 야채나 달걀값이 많이 올랐더라”고 말했다.
군산에서 아이 둘을 키우는 김모씨(39)도 “작년 추석부터는 명절 음식을 간단히 하기로 했는데 올해는 더욱 그런 분위기가 커진 것 같다”면서 “음식 가짓수를 줄이는 대신 가족들이 잘 먹을만 한 반찬 위주로 준비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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