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밤이거나
밤을 살아나온 별이거나
밤과 별을 묶어 흐르는
처절한 안개이거나
실재와 허구를 묶어내는
적정寂靜한 감성이거나
시인은 뚜렷하면 죽는다
수없이 죽었다 살아난다
태양이 이글거리다가
노을을 놓고 뒷걸음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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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자세 혹은 시인의 숙명에 대한 시입니다. 시를 쓰는 사람에게는 숙연한 경전입니다. 시인은 밤이기도 하고, 별이기도 하고, 안개이기도 하지만, 이들의 근원이 어둠이듯이 시인의 태자리는 어둠입니다. “시인은 뚜렷하면 죽는다”라는 선언은 시를 쓰거나 공부하는 사람들이 뼈에 새겨들어야 할 시작법에 대한 메타 선언입니다. 이글거리는 태양이 노을이라는 시를 놓고 뒷걸음치는 듯한 작품을 쓸 때 은유를 비롯한 수사가 살아납니다. “지나간 인생은 상징이고 지금 만나는 인생은 은유다”라는 시인의 말을 곰곰 새겨봅니다. /김제김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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