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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을 여는 시] 나를 위한 위로-이병률

훈훈한 땀 냄새

손녀의 미소가 가벼워진 볼에 안긴다

이마에 매달린 촉촉한 땀방울

매서운 꾸지람으로 찔끔거리는 눈물도 있다

나목의 숲 깊숙이 안긴 햇살의 온기

바람은 나뭇가지를 비벼대며 그리움을 흔들고

주름을 포개 논 나이테의 종알거리는 소리

의연한 그 자리에 기운찬 숨소리

운장산 서봉에서 구봉산에 남긴 흔적

하늘과 땅의 경계를 그으며

산 새소리 부스럭거리는 생명의 고요함을 보듬고

환상의 꿈을 기억하는 모반의 산그리메

아련히 찾아오는 신선의 기운

살랑대는 내 그림자를 밟을 수 있었다

 

△ 열심히 달려온 나를 위로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산에 오르는 일, 손녀의 미소를 보는 일, 머릿결을 씻어주는 바람, 나무가 하는 말을 듣는 일, “내 그림자를 밟”으며 하산하는 일, 산그늘에 조용히 앉아있으면“아련히 찾아오는 신선의” 느낌, 이런 것들이 쉬지 않고 달려온 나를 조용히 위로해주는 것들이다. 더는 달려가지 않아도 된다. 더는 애쓰지 않아도 충분하다. 지나온 삶의 모든 순간이 치열했으니 이젠 산그늘 아래 앉아 나무의 “나이테 종알거리는 소리”에 위로받을 시간이다. /김제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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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온기 #생명 #고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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