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가동 중단한 지 4년 3개월째를 맞고 있지만 재가동 약속은 여태 지켜지지 않고 있다.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직후 당시 현대중공업 사장은 선박 수주물량이 확보되면 조선소를 다시 가동하겠다고 대통령 앞에서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후보시절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전북도민과 약속했고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재가동을 여러 차례 확약했다.
하지만 군산조선소가 다시 움직일 기미는 전혀 없다. 세계 최대 선박 수주 실적을 올리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은 가동 중단된 지 4년이 넘도록 군산조선소 재가동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도지사를 비롯해 국회의원과 자치단체 지방의회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200여 차례 이상 재가동을 촉구했지만 마이동풍격이다.
선박 수주가 최대 호황을 누리자 이제는 현대중공업과 대우해양조선의 기업결합심사를 이유로 조선소 재가동 약속을 뭉개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전라북도가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촉구할 때마다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합병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가능하다는 입장을 되풀이해왔다.
이러한 현대중공업의 재가동 지연 구실에 공정거래위원회도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국회 강민국 의원이 제출받은 국감자료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간 기업결합심사에서 2년 3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1차 심사조차 완료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경쟁국인 중국과 싱가포르 카자흐스탄 등 3개국은 ‘조건 없는 승인’으로 심사를 완료했고 일본은 지난해 3월 1단계 심사를 완료했다. EU는 이보다 앞선 2019년 12월부터 2단계 심사에 들었다.
국내 조선업 경쟁력 강화 및 현대중공업과 대우해양조선의 합병 시너지효과 극대화를 위해 먼저 합병 절차를 완료해야 할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심사를 지연하는 것은 묵과할 수 없는 처사다. 그동안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결과를 보면 심사 건수의 90% 이상이 한 달 내에 이뤄졌다. 기업결합심사가 장기간 지연되면 기업의 경영 불확실성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중공업과 대우해양조선의 기업결합심사를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 현대중공업도 이 핑계 저 핑계로 전북도민을 우롱하지 말고 군산조선소 재가동 약속을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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