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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기류변화

백성일 부사장 주필

삽화 = 정윤성 기자
삽화 = 정윤성 기자

민주당을 대하는 도민들의 생각이 예전 같지 않고 많이 바뀌고 있다. 종전에는 지지도와 충성도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절대적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그간 집권세력이 믿음을 못 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가 전북에서 64.8%라는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는데도 지역으로 돌아온 게 별로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당시 전북을 친구로 여긴다고 기대감을 갖게 했지만 임기 말이 다 되어가도 굵직하게 도와준 게 없다. 이 때문에 도민들은 민주당을 크게 지지해줘봤자 돌아온 것은 찬밥신세라며 갈수록 지지를 거둬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성남시 대장동 사건이 불거지면서 MZ세대들과 노장층까지 민주당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북 경선에서 승리한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지도가 빠지고 있다. 경선 당시 38% 지지를 얻은 이낙연 전대표의 지지층이 이재명 후보쪽으로 합쳐지지 않고 오히려 관망하거나 국민의 힘 쪽으로 가고 있다. 도민들이 이재명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란 믿음을 확실하게 갖지 않은 것도 지지세 하락과 무관치 않다. 그 저변에는 전북 출신 국회의원에 대한 도민들의 지지가 낮게 깔려 있기 때문이다. 국감기간 동안 속시원하게 사이다성 질의를 한 의원도 없고 의정활동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지금 다른 광역자치단체들이 파이를 키우려고 메가시티 쪽으로 가는 상황에서 전북이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에 불만이 높다. 더군다나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 전주~김천간 동서횡단철도계획이 빠진 것에 실망감이 크다. 비용편익분석이 광주~대구 구간 보다 더 높게 나왔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은 정치논리가 작용한 탓이라고 반발한다. 이 정권이 말로만 국토균형발전을 되뇌일 뿐 전북의 지역균형발전에 대해서는 아예 생각이 없는 것 아니냐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한다.

지금 도민들은 진보정권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믿음을 거둬들이고 있다. 정권욕에 불타 있는 운동권 출신 소수 한테만 권력이 집중돼 있고 전북을 호남이란 프레임에 가둬둔 세력에 반감이 크다.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에 맹목적인 지지는 없을 것 같다. 단체장 선거 때 민주당 지지가 우세하겠지만 인물선거로 구도가 짜이면 무소속 당선도 예상된다. 그 만큼 유권자의 표심이 달라지고 있다. 종전처럼 꼭 민주당 후보야 된다는 보장은 없다. 정권교체냐 정권승계냐의 대선판이 지방선거판을 좌우할 것이다. 민주당이 정권 승계를 못하면 전북의 지방선거판도 예측불허로 갈 수 있다. 이재명 대선후보 지지도가 하락한 원인이 이낙연 전 대표측에서 힘을 실어주지 않은 탓만도 아니다. 대선이 진보와 보수대결로 가지만 전북표심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이번부터 전북은 호남이란 굴레를 탈피해서 광주 전남 사람들과 다른 길을 걸어갈 것이다.

백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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