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일 퇴임 후 생활과 관련해 “잊혀진 삶을 살겠다고 했는데, 은둔 생활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현실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보통 시민으로 살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전직 장관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퇴임 후 계획을 하지 않는 것이 계획”이라면서 “(사저) 가까이에 있는 통도사에 가고, ‘영남 알프스’ 등산을 하고, 텃밭을 가꾸고, 개·고양이·닭을 키우고 살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성파 대종사 추대법회 때 “자연으로 돌아가 잊혀진 삶, 자유로운 삶을 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오찬에는 이낙연·정세균 전 국무총리,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오미크론 확산세가 꺾이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어 함께 일했던 반가운 분들과 식사하는 기회를 갖게 되어 기쁘다”고 말문을 연 뒤 현 정부의 위기 극복 및 성과 등을 설명하면서 지난 5년을 회고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함께 혼신의 힘을 다해 일했다. 임기 내내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의 연속이었다”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기,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위기, 세계적인 코로나 위기, 공급망 위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와 물가상승 위기를 맞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들고 선도국가라는 평가를 객관적으로 받게 됐다. 모두 여러분이 한 몸처럼 헌신해 준 덕분”이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외국 정상들과 만나거나 통화할 때 대한민국이 많은 찬사를 받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처음에는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라는 점에서 찬사를 받았다. 평화적인 촛불집회, 국회의 탄핵소추, 헌재의 탄핵 인용을 통해 합법적인 정권교체를 이루고 민주주의를 되살렸다는 면에서 극찬을 받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방역에 대한 찬사도 받았다. 단 한 번도 봉쇄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데 이는 국민들이 만들어낸 성과”라며 “2021년 경제성장률은 주요국 중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등 경제 측면에서도 찬사를 받았다. G7(주요 7개국)을 G10이나 G11로 확대한다고 할 때 제일 먼저 꼽히는 국가가 됐다”고 언급했다.
또한 “BTS(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K팝,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 등 K 문화에 대해서도 외국 정상들이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낙연 전 총리는 “지난 5년은 도약과 성숙의 역사였다”고 평가했다.
이 전 총리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아쉬움이 많지만 재임 중 세 차례의 정상회담을 가진 것, 능라도에서 연설하신 것과 백두산에 남북 정상이 함께 등반한 것은 새로운 역사를 쓴 것”이라며 “후대는 그 역사의 바탕 위에서 또 다른 도약을 꿈꾸고 결실을 얻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성취는 앞으로 계승·발전시키고, 미완의 과제는 개선하고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어느 정부든 축적 위에 출발하고 발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문재인 정부에서 일한 2년 7개월이 가장 충만한 기간이었다”고 말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문 대통령은 어려운 가운데 국정을 맡아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했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우리 정부는 최선을 다하고 성과를 냈다. 우리 정부는 시간이 흐를수록 빛나는 정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새 정부 출범 후 원내 1당인 야당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고 국민을 섬기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대임을 마치고 귀향하셔서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지내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청와대=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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