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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전주 항일 독립정신 선양사업 추진하자

봉건체제의 모순과 일제의 국권 침탈에 맞서 싸운 동학농민혁명의 발자취를 간직하고 있는 전주에는 신흥학교를 비롯해 항일 독립운동의 뜨거운 숨결이 배어있는 역사적 장소가 적지 않다. 그런데도 항일 독립정신을 기리고 후대에 계승하기 위한 기념시설과 교육공간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전주시가 지난 민선6기와 7기, ‘전주정신’을 내세우면서 지역의 문화와 역사 바로 세우기에 치중했는데도 선조들의 독립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선양사업에는 소홀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전주시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지난 2019년 역사 바로 세우기 사업을 역점 추진했다. 하지만 지역사회 독립운동의 중심이 된 역사적 공간을 찾아 선조들의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는 선양사업보다는 일제잔재 청산에 초점을 맞췄다. 일제 전범기업 창업자의 호를 따서 지은 동산동의 명칭을 여의동으로 바꾸고,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오른 김해강 시인이 작사한 ‘전주시민의 노래’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또 친일반민족행위자 단죄비를 세우기도 했다. 이에 비해 선조들의 독립정신 선양사업으로는 3·1 만세운동의 중심지였던 신흥 중·고등학교 앞 버스 정류장을 3·1운동 기념 공간으로 조성한 것 외에는 이러다할 성과를 찾아보기 어렵다.

사실 전주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한옥마을도 항일정신이 깃든 곳이다. 1930년대 일제가 호남평야 양곡 수탈을 위해 전주~군산을 잇는 전군가도를 만들면서 전주부성이 허물어졌고, 이 때 서문 밖 전주천변에 모여 살던 일본인들이 성 안으로 들어와 세력을 키우자 우리 주민들이 일본인 주택 확산에 대항해 교동·풍남동 일대에 한옥을 지어 살기 시작한 것이다. 민초들이 일제에 대항해 자발적으로 민족 자긍심을 지켜낸 한옥마을은 이제 전주의 상징 공간이 됐다.

항일 독립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해 도시의 역사 자산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일제의 만행과 수탈의 아픈 역사를 후세에 알리고, 동시에 선조들의 항일 민족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전시·교육공간이 필요하다. 동학혁명기념관이 자리잡고 있는 한옥마을이 항일의 역사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적지로 판단되지만, 여건상 어렵다면 전주역사박물관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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