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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트윈·메타버스도 ‘재벌집 막내아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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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명 LX한국국토정보공사 부사장

인기 절정의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흥행 공식은 ‘회빙환(回憑還)’이다. 주인공이 회귀하고 빙의하여 환생하는 구조다. 재벌가 회장의 비서로 일하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살해당한 윤현우(송중기)는 막냇손자 진도준으로 환생해 복수에 나선다. 30년 후를 살았던 주인공은 30년 뒤로 돌아가 초극적 예지력으로 재벌 그룹을 손아귀에 넣는 설정은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청춘’을 열광케 하는 대목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제자리인 현재 상황에서 제2의 인생을 살아보고픈 청춘들에게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그때 그 집을 샀더라면, 그때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했더라면, 이런 가정법의 결론은 대다수 후회와 자조 섞인 푸념으로 귀결된다. ‘재벌집 막내아들’ 작가는 이런 심리를 꿰뚫어 1997년 IMF 외환위기, 2000년 닷컴 버블, 2003년 카드 대란 등 속에서 미래의 정보 활용이 얼마나 많은 기회를 포착하는지 보여준다. 미래 예측과 투자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이 때문이다. 예측은 투자를 위해 존재하고, 투자는 곧 예측을 기반으로 미래를 바꾼다. 문제는 판타지가 아닌 이상 현실에서의 미래는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어렵다는 데 있다.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면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미국의 복잡성 과학자이자 수학자인 존 캐스티는 어떤 사건의 발생은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고 했다. 그것은 바로 무작위성과 분위기다. 즉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 만한 사건이 언제 발생할지 미리 아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분위기 혹은 환경이 위험 신호를 끊임없이 내보내기 때문에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테면 ‘디지털 정전’이라 불렸던 카카오톡 먹통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만 하더라도 6회의 장애가 있었다. 그럼에도 문어발식 기업 확장에만 관심을 둘 뿐 화재와 같은 위기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은 갖추지 못했다. 

 

2023년은 복잡한 위기로 점철된 해가 것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미중 패권 경쟁, 기후위기까지 외부 환경은 불확실할 뿐만 아니라 저출산 고령화, 경제 양극화, 지방 소멸 등 복잡한 문제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위기 상황에 대비하고 준비해야 한다. 실제로 빌 게이츠는 2015년부터 TED에서 팬데믹 유행을 경고했다. 하지만 세계 각국은 분명한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거나 예산이 없다고 핑계를 대며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다. 그 결과 막대한 인명 피해와 사회적 손실을 치러야 했다. 

 

‘재벌집 막내아들’의 시청자 댓글 창이 가장 폭주한 순간은 진도준이 신도시 지정 전 분당 땅을 사달라고 했던 장면이었다. 저성장 시대에 해법을 찾지 못한 2030세대들을 강력하게 소환하는 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미래 세대의 절망과 낙담을 희망과 기회로 바꾸는 일이어야 할 것이다. 디지털트윈과 메타버스는 미래를 선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신산업이자 데이터를 토대로 결과의 예측가능성을 높여 효율적 정책결정을 지원하는 핵심 플랫폼이다. ‘재벌집 막내아들’처럼 미래 정보로 투자해 막대한 이익은 보지 못하더라도 내가 살고 있는 집 주변에 상하수도와 같은 도시기반시설이 감당할 수 있는지, 쾌적한 주거환경은 유지될 수 있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 2023년엔 LX공사가 완성한 디지털트윈을 연계한 LX플랫폼을 통해 더 안전하고 더 편리한 국민 일상에 다가갈 수 있길 기원한다.

 

/최규명 LX한국국토정보공사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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