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5일 치러진 미국 대선은 선거기간 내내 혼란의 연속이었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Kamala Devi Harris)와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Donald John Trump)는 선거기간 내내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며 선거 당일까지 누가 당선될지 예측하기 힘든 구도를 조성했다. 이런 혼란 상황은 개표 직전 미국의 모 여론조사 기관의 해리스 후보의 승리 보도로 극에 달했지만 개표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급격히 상승하며 결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민주당의 해리스 후보를 여유롭게 따돌리고 미국의 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이로 인해 혼란 속에 있던 미국의 대선은 마무리되었지만 경제 및 금융시장 혼란은 대선의 끝남과 함께 시작되었다. 실제로 미국 대선 이후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마지노선인 1,400원을 돌파하였고 미국 30년 국채 수익률은 4.6%를 상회하였으며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은 9만 9천 달러를 돌파하였다. 이런 혼란 속 가장 우려되는 것은 미국 국채 수익률의 급등이다. 이유는 금리의 경우 국민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9월까지만 하더라도 금리 피벗(금융 정책의 방향을 바꾸는 것)을 통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빅컷(0.5%p)을 단행하며 향후 기준금리 인하 분위기가 고조되었고 이로 인해 미국의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94%까지 하락하였다. 하지만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며 점진적으로 상승하여 11월에는 국채 수익률(30년)이 4.61%까지 급등하였다. 이렇게 미국 국채 수익률이 급등한 이유는 트럼프 당선인이 주장한 수입재화에 대한 보편적 관세 인상(중국 60%, 기타 국가 10~20%), 소득세 및 법인세 감면, 불법 이민지 추방 등의 공약들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공약들이 어떻게 미국 국채 수익률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었을까? 우선 수입품에 대한 보편적 관세 부과는 미국에서 유통되는 재화들의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불법 이민자 추방 또한 저임금 노동자들의 감소로 이어져 비용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상들은 미국 내 물가를 상승시킴으로서 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소득세 및 법인세 감면은 국세 수입을 감소시켜 국가 재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트럼프 당선인은 해결 방안으로 추가적인 국채 발행을 제안함으로써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을 압박한 것이다.(미국 국채가 추가로 발행되면 미국 국채 가격은 하락하고 미국 국채 수익률은 상승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이 모든 상황들을 종합해 볼 때 미국 국채 수익률은 당분간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이는 결국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데 큰 제약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와 같은 미국의 금리 상방 압력은 우리나라에도 좋은 시그널이 아니다. 이미 우리나라와 미국 간 금리 스프레드(금리차)는 1.5%~1.75%p로 매우 큰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의 금리 인하 없이 우리나라 단독으로 금리를 인하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당분간 현 금리 수준의 고금리가 상당 부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가계는 물론 정부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특히 정부는 내수 부진과 고금리에 따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고충을 덜어줄 수 있는 맞춤형 금리 정책 및 재정 지원 등에 대해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최남진 원광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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