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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군 시(市) 승격, 꿈★을 이루는 가장 쉬운 방법

완주군의회가 ‘완주군 시(市)승격연구회’라는 별도의 조직을 꾸려 진행했던 '완주군 시 승격 방안 연구용역'의 최종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완주군의 눈부신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시로 승격하기에는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는 것이 결론이며, 시승격을 위해서는 2만이상의 도시가 2곳, 총인구가 15만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는 승격기준 완화 등 법률개정이 전제 되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애석함을 품고 연구 결과를 더 살펴보니, 결이 조금 다른 내용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완주군이 전주시와의 통합을 통해 행정 효율성 및 경제적 시너지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경쟁력 있는 도농복합시로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완주 지역을 특화된 발전 모델로 설정하고, 로컬푸드, 스마트팜, 수소산업 등 특화산업을 육성하는 한편, 문화 예술 기반의 창작 공간을 확대함으로써 완주 전지역의 균형발전을 꾀할 수 있다.” 완주군 시 승격을 연구한 전문가들도 전주와의 통합을 통해 완주가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제안, 어딘가 익숙하지 않은가? 맞다. 완주·전주 통합을 희망하는 시민들이 수없이 반복해 말했던 바로 그 이야기다. 완주군은 전주시와의 통합을 통해 시 승격이라는 목표를 지금 당장 이룰 수 있을 뿐 아니라, 인구 약 75만 명, 면적으로는 인천광역시에 버금가는 규모의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심지어 완주지역이 소외되지 않는 ‘균형발전’을 이루면서 말이다. 그런 일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우리보다 조금 먼저 미래에 도착한 청주시가 직접 증명하고 있다. 통합 후 지난 10년 사이, 청주시의 투자 유치 실적은 3배, 제조업체 수는 4배 많아졌다. 그 결과 지역내 총생산(GRDP)은 63.4%, 무역수지는 무려 2배가 넘게 올랐다. 지방세 수입도 약 8870억원에서 1조 2600억원 대로 1.4배 늘었다.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소멸을 걱정하는 동안 통합 청주시가 지난 10년 동안 이루어낸 성과이다. 청주시민이 실생활에서 체감하는, 정주 여건도 월등히 좋아졌다. 포장도로는 17%가 늘었고, 문화기반시설이 10%, 체육시설은 무려 101.6% 많아졌다. 의료시설과 약국 등도 약 20% 가까이 늘었다. 제조업체 등 회사가 많아지니 고용률과 경제활동 참가율이 개선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점은, 총 28개 산업단지 중 청원군 지역에 24개 단지가 개발되어 지역 경제의 활성화와 지역 균형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통합 전 청원 지역 주민들 역시, 지금 완주군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소외될 수 있다는 걱정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우려는 현실이 되지 않았다. 지난 10년 동안 청주시는 청원군 지역을 중심으로 약 470여 건의 사업을 추진하며, 지역 균형발전 예산 2000여억원을 투입해 농촌 지역 인프라 구축과 지역 특화사업을 진행해 왔다. 그 결과가 산업단지의 입지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청주시의 선례와 완주군 시승격연구회의 연구용역은 입이라도 맞춘 듯 똑같이 말하고 있다. 완주군의 꿈인 시 승격과 지역 발전이, 전주시와의 통합을 통해 훨씬 효율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통합을 둘러싸고 종종 벌어지는 작금의 시끄러운 논란들은 얼마 남지 않은 2024년 내에 전부 마무리해 버리자. 그리고 내년 이맘때에는 완주군민과 전주시민이 한자리에 모여 통합시는 물론, 더 나아가 전북특별자치도 전체가 비상할 수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자. 이런 상상만으로도 다가오는 새해가 벌써 기대되지 않는가. 성도경 비나텍주식회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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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25 18:42

술기(氣)로운 경제학

술은 과거 ‘회식자리에서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것’에서 ‘멋과 맛을 즐길 수 있는 것’으로 개념이 바뀌고 이 같은 술 문화 확산에 맞물려 전통주 소비 및 생산이 증가추세에 있다. 특히 최근 전통주 시장은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관심이 증가해 시장규모가 확대추세이며, 국제적인 K-푸드 열풍은 수출확대 기회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대로 이어온 전통의 역사가 있고 국내 쌀과 과실로 빚어지는 술을 전통주라고 한다. 또한 각 나라마다 자국의 환경에 맞게 전통성과 역사성을 더하고 나름 멋과 맛을 내면서 식생활의 변화에 적응하면서 발전되어 왔다고 한다. 우리나라 전통주는 주로 곰팡이균을 이용하여 빚어지는 누룩술인데 주요 원료는 멥쌀, 찹쌀, 잡곡 등 다양하다. 이렇게 우리 전통주의 주 원료인 쌀이 밥에서 다양한 가공식품 특히 주류에 이용되면서 소비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한번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과거 우리에게 쌀은 주식으로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1970년 이전에는 식량부족으로 인하여 많은 국민이 쌀이 아닌 잡곡을 섭취 하였으나 통일벼의 개발과 함께 쌀을 섭취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귀하고 고마운 쌀도 우리의 생활 습관의 변화와 함께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하였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국민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154g으로 30년 전보다 50%이상 감소하였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농업의 근간이 되는 벼농사를 무조건 줄이거나 없앨 수 만은 없기에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시행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우리 쌀을 이용한 주류를 만드는 것이다. 쌀을 이용한 주류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많이 존재하였다. 그 중 대표적으로 우리는 막걸리를 떠올린다. 과거 우리 선조부터 마셨던 터라 전통주는 종종 나이 많은 사람의 술로 인식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쌀이 우리의 관심을 덜 받는 현재 전통주는 우리 곁에 더욱 다가와 기존에 인식을 바꾸고 있다. 전통주 온라인 플랫폼 백술닷컴의 신규 가입자 중 2030세대가 60%를 차지할 정도로 MZ세대에 사랑을 받고 있다. 이 결과 2018년 456억원이었던 시장 규모는 2022년 1,629억원으로 4년 만에 360% 성장 했다. 이처럼 전통주가 앞에서 말한 위기의 쌀시장의 해결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술 제조에 사용되는 쌀의 양은 다른 가공품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2017년 안동시 조사에 따르면 안동지역 7개 양조장이 안동지역 한해 쌀 소비의 5.4%를 차지한다는 조사 결과가 이를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최근 조금씩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증류식 소주의 경우 시장의 10%를 우리 농산물로 만든다면 한 해 3만6천톤의 쌀이 소비된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있다. 이렇게 전통주의 쌀 소비 확대로 정부도 우리 쌀을 활용한 전통주의 주세 경감 대상을 올해 세법개정안 수준보다 2배로 늘리고 원료 규제 개선과 육성 연구개발 등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필자가 근무하는 농협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오는 12월 K-라이스페스타를 개최할 예정이다. K-라이스페스타는 우리 농산물인 쌀과 쌀로 만든 전통주를 홍보하여 가공용 쌀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열린다. 우리 전북특별자치도를 대표하는 전주이강주, 한영석발효연구소, 고창 배상면주가가 본선에 진출하여 우리 전북 쌀의 우수성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행사를 통해 단기적인 쌀 소비 촉진을 넘어 쌀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농업·농촌을 보호하는데 앞장서서 우리 쌀이 다시금 주목받고, 쌀 소비가 활성화되어 우리 농가의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쌀로 만드는 전통주 산업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소비층의 유입, 홈술 문화의 확산, K-콘텐츠의 인기에 따른 해외 수출 증가 등이 주요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전통주는 이제 단순한 술이 아닌, 우리의 문화와 전통을 담은 새로운 문화 콘텐츠이자 쌀 소비의 선두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우리 농협도 적극적인 지원을 통하여 전통주산업이 더 밝은 미래를 맞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이런 노력들이 모여 쌀 기운이 가득한 우리 전통주의 성장과 함께 쌀맛나는 내일을 기대해 본다. 김영일 전북농협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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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18 19:01

트럼프의 귀환, 한국 경제에 잠재적 충격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글로벌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국 우선주의’ 접근 방식의 부활을 특징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공급망과 긴밀히 통합되어 있고 미국과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의 위험은 특히 높다. 트럼프 1.0 시기 미·중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었고, 관세와 무역제재가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한국과 같은 국가들이 더 양극화된 경제 환경을 헤쳐 나가야 했다. 트럼프 2.0은 이러한 압력을 되살리거나 심화시켜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에 대량으로 수출하는 한국 기술 산업은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삼성, 현대, SK 하이닉스 등 기업들은 다각화를 위해 미국 기반 제조에 투자했지만, 무역 적대감의 장기적인 여파는 여전히 성장에 위협이 된다. 미국 우선 정책 부활은 달러 강세로 이어질 수 있으며, 특히 트럼프의 재정 정책이 글로벌 파트너십을 희생하고 자국의 산업을 선호한다면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달러 강세는 한국 경제에 이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 제품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지만, 수입 에너지 및 원자재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함에 따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한국 수출 경제에 있어 비용 증가와 수익 감소를 의미할 수 있으며, 특히 가장 큰 무역 파트너인 미국과 중국과의 무역이 제약을 받는 경우 더욱 그렇다. 트럼프 2.0 시대에 한국은 더 많은 예산을 방위비에 할당해야 할 수 있다. 이는 경제적 자극이나 녹색 인프라에서 자금을 빼돌리는 것으로 주요 부문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으며, 특히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시기에 더욱 심각하다. 미국이 글로벌 ESG 및 기후 이니셔티브에 대한 공약을 철회 또는 축소하는 것은 한국에 딜레마를 안겨준다. 특히 한국은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ESG 기준과 탈탄소화를 강조하면서 자체적인 녹색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중국과 EU의 엄격한 기후 목표와 ESG 기준은 한국 기업이 미국 정책과 관계없이 이런 기준을 준수해야하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기후정책은 심하게 오염된 산업에 약간의 휴식을 제공할 수 있지만, 지속가능성과 탈탄소화를 향한 글로벌 모멘텀은 여전히 조정을 요구하고 있어 한국 기업이 어려운 입장에 처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으로 글로벌 투자 심리도 한국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불확실성 증가와 무역 전쟁 가능성은 한국의 개방 경제를 감안할 때 글로벌 트렌드에 매우 민감하다. 변동성이 높아지면 투자가 억제되고, 자본 흐름이 둔화되어 금융 불안정성이 커져, 예측 가능한 무역 구조 내에서 한국 경제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특히 반도체, 전자, 자동차 부문의 기업은 글로벌 공급망의 잠재적 혼란에 대비해야 할 수도 있다. 불확실성을 헤쳐 나가기 위해 한국은 무역 파트너십을 다각화하고 자체적인 기술적, 경제적 독립성을 증진하든 데 더욱 주력해야한다. 또한 글로벌 시장이 디지털 경제로 가속화됨에 따라 기술 혁신 및 친환경 이니셔티브에 대한 투자는 한국을 신흥 산업의 리더로 자리매김하여 글로벌 경제 환경의 변화를 견뎌낼 수 있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제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R&D 지원, 정책 안정성 및 강력한 글로벌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트럼프의 귀환으로 한국 경제는 위험과 기회에 직면해 있다. 무역 동맹을 강화하고, 기술에 대한 의지를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혁신의 허브로 자리매김함으로써 한국은 앞으로 닥칠 잠재적 폭풍을 견뎌내고, 새로운 불확실성으로 정의되는 시대에 나아갈 길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지용승 우석대 교양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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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11 19:16

다문화 사회 진입, 외국인 근로자들의 경제적 효과와 우리의 대응

지난주 출근하며 밭에 깨를 털고 있는 풍경을 보았다. 여느 가을처럼 대수롭지 않은 우리네 시골 풍경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밭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근로자가 동남아시아 사람이라는 점에서 정말 우리네 시골 풍경인가 싶다. 사실 이런 풍경이 이제 낯설지는 않다. 이유는 시골의 농․축산, 어업 및 건설, 중소기업 현장, 심지어 식당에서 서빙을 하는 종업원까지 현재 우리는 그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수년 전부터 저출생, 고령화, 인구감소, 지방 소멸 위기 등의 문제와 맞물려 외국인들을 적극 수용하였으며 그 결과 외국인 체류자는 코로나 팬데믹을 제외하고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24년 6월 260만 명을 돌파, 총인구의 5%를 넘어서며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였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 외국인 근로자를 현재 총인구의 3%에서 향후 40년간 호주 및 말레이시아와 비슷한 수준인 15%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사실이다.(마이클 클레멘스 교수,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사실 이미 지방은 외국인 근로자 없이 어떤 산업도 원활히 돌아가기 힘들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와 같은 사회적 현상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증가가 국내 일자리를 감소시킨다는 주장이다. 이는 지난 8월 비경제활동인구이면서 그냥 쉬었다는 20~30대 인구가 74만 7천 명으로 코로나 팬데믹 당시보다 더 증가하며 논란을 키웠다.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들이 취업한 일자리가 대부분 농업, 어업, 축산업 등의 1차 산업 및 19인 미만의 중소기업, 제조업, 건설업의 현장 등 국내 청년들이 기피하는 일자리라는 점에서 이와 같은 주장이 맞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더욱이 지난 2022년 한국은행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방 외국인 근로자가 내국인 대비 1% 증가하면 내국인의 고용 기회가 장기적으로 평균 1.5%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외국인 근로자는 내국인 근로자와 상호 보완적 관계임을 증명하였다. 이는 외국인 노동력 투입으로 하락한 비용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등 사업이 확장하며 국내 인력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그렇다면 외국인 근로자의 유입의 이런 긍정적인 효과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지방 소멸을 해결할 수 있을까? 안타깝지만 외국인 근로자의 유입은 지방 소멸의 가속화를 늦출 수는 있으나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이 경제학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이유는 외국인 근로자는 가족이나 친구, 장기 일자리 등에 대한 제약이 적어 내국인 근로자보다 경제 기회의 민감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국인 근로자는 경기가 좋은 지역, 일자리가 많은 지역으로 빠르게 이동(수도권 집중)하기 때문에 지방 소멸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들을 미뤄볼 때, 지방의 외국인 근로자 유입은 시대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현상이며 이들을 통해 지역 경제를 발전시키고 지방 소멸을 늦추기 위해서는 이들이 정주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즉 우리가 어려웠던 시절 독일 등에 돈을 벌기 위해 갔었던 것처럼 그들 또한 같음을 인정하고 포용적인 태도를 가져야 함은 물론 좋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수도권 지역으로 이탈하지 않도록 정책적 방안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행 고용허가제로 10년 이상 체류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를 정비하여 장기적으로 좋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전북특별자치도에 정착할 수 있도록 우리 도가 앞장서야 할 것이다. 최남진 원광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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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04 16:39

전북특자도의 새 미래를 위한 오늘을 놓치지 말자

올해 정기 국정감사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여야 의원들이, 소속 정당 구분 없이 전북특별자치도 광역교통망 개선과 새만금사업 등에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뜻을 모은 것이다. 생경한 장면에 눈앞에 불꽃이 타오르고, 그 불꽃에서 향후 전북이 만들어 가야 할 바람직한 미래가 피어올랐다. 새로운 미래는 광역도로망 확충에서부터 출발한다. 새만금을 서쪽 기점으로 하는 고속도로는 전주시와 무주군을 거쳐 대구광역시와 동쪽 끝에 위치한 포항시까지 뻗어나간다. 또 북쪽으로는 세종특별자치시, 남쪽으로는 광주광역시를 거쳐 고흥군까지 이어지는 고속도로도 놓인다. ‘교통 불모지’라고 불리는 현상황을 생각하면 허무맹랑한 말처럼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광역교통망 확충 작업은 진행 중이다. 최근 호남고속도로 김제~삼례 구간 확장 사업이 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고, 정읍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는 대통령이 직접 전주~대구 고속도로 건설사업의 신속 추진을 약속했다. 호남 3대 광역자치단체는 고흥~세종 고속도로 건설을 우선 협력과제로 선정했다. 더하여, 여야가 의견을 모은 것처럼 전북을 차별하는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개정된다면 전북이 교통의 요지로 거듭나는 것은 오직 시간 문제다. 다음은 거점도시다. 길이 나면 사람이 모이는 법이지만, 모여들 만한 곳을 마련하는 것은 우리 몫이다. 그렇다면 전북에서는 어느 곳이 가능할까. 먼저 새만금이 있다. 최근 새만금에는 신재생에너지, 이차전지 등 미래 기술로 무장한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다. 2026년 새만금신항과 2029년 새만금공항까지 개항하면 새만금의 발전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다. 육해공 관문을 통해 드나드는 선박들과 항공기, 기업인들로 붐비는 새만금의 모습을 목격하게 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또 다른 거점도시는 완주‧전주 통합시다. 내년 상반기면 완주‧전주 통합 여부가 확정된다. 두 지역이 통합하면 각각의 특성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모두가 살고 싶어 하고, 기업 하기 좋은 도시의 모델로 성장할 것이 자명하다. 또, 여야 의원들이 뜻을 같이하기 때문에 통합시가 특례시 지위를 획득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그리고 하나의 희망이 더 있다. 제2의 대덕연구단지라고 칭해질 만한 첨단산업 특화단지가 전북에서 꽃피울 예정이라는 사실이다. 전북 특례를 활용하면 우리 지역 대표 산업인 농생명‧탄소산업을 첨단 바이오산업, 방위산업, 수소산업과 융합해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생명의 땅이라 불리는 전북에서 전세계인의 건강과 안녕을 책임지는 두 산업이 만개하는 것은 예정된 미래일 것이다. 중요한 건 바로 오늘이다. 전북이 살기 좋은, 첨단산업의 요지로 재탄생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약 두 달 후면 어렵게 확보한 300여 개 특례가 본격 시행된다. 때마침 지금은 전북도와 각 시‧군청들이 2025년도 예산안 작성에 한창인 시기다. 관례에서 탈피해 새로운 능력을 보여주길 바란다. 전북도민께는 서로 조금씩 양보하며, 더 큰 목표를 향해 마음을 모아줄 것을 제안한다. 옛말에 더 많이 움츠린 개구리가 더 멀리 뛴다고 했다. 우리 안에도 더 높이, 더 멀리 도약할 에너지가 응축되어 있다. 지난 22일부터 사흘간 전북대 일원에서 거행된 세계한인비즈니스 대회에서 김우재 대회장이 “가장 성공한 대회”라고 극찬했듯이, 우리가 마음을 먹으면 못할 일이 없다. 전북의 시대가 오고 있다. 성도경 비나텍주식회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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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28 19:28

미(米,美)의 경제학

김영일 전북농협 본부장 황금빛으로 물든 들판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고, 벼 이삭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자연의 선물이 가득한 풍요로운 계절이다. 수확의 기쁨을 나누는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생명의 소중함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는 농민들의 땀과 노력이 결실을 맺으며, 우리의 식탁을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풍요로움과 아름다움은 우리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불러일으키며,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의 가치를 일깨워 주는 시기이다. 이런 계절에 생산되는 쌀은 한국 사회에서 단순한 주식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수천 년간 한국인의 식탁을 지켜온 쌀은 전통 문화, 역사 그리고 경제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현대 한국 사회에서 쌀의 경제적 중요성은 변화되고 있다. 농업의 구조적 변화, 글로벌화, 식습관의 변화 등이 쌀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를 둘러싼 경제적 문제들은 매우 복잡하고 다면적이다. 초근목피(草根木皮)라는 말이 있었던 1960년대 중반까지 우리나라는 만성적인 식량부족에 허덕였다. 그러나 70년대에 이르러 통일벼 육종 교배를 성공하여 쌀 자급자족을 달성하게 되었다. 2024년에 이르러서는 전체 농업생산액의 20%, 8조원을 넘어섰고 환경보전, 지역사회 유지 등 공익적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33조원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적도 있다. 이렇게 우리 삶에 중요한 쌀은 도시화, 인구감소, 서구적 식습관, 과잉 생산과 가격하락 등으로 인하여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1980년대 대비 쌀의 소비는 50%이상 급감하였으며 농촌 인구 감소와 노동력 부족 문제로 인하여 장기적인 쌀 생산 기반이 약화되어 안정적인 쌀 생산이 어려워질 수 있으며, 이는 쌀 공급망의 불안정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쌀 산업은 여전히 경제적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품질 쌀에 대한 수요 증가와 함께 프리미엄 쌀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기존 생산량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쌀을 생산하여 농업소득을 높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또한 쌀 가공 사업에서도 다양한 혁신을 이룰 수 있다. 쌀을 원료로 한 다양한 가공식품을 개발하여 일차원적인 쌀 소비를 넘어서면서 쌀의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 또한 국내 시장에서 해외시장으로 쌀 소비 확대를 통해 쌀 산업을 지속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도 있다.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품질이 우수한 한국 쌀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 이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쌀 산업은 한국 경제와 문화에서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과거 우리 삶과 문화의 중심에 있던 쌀 산업을 포기 할 수는 없다. 우리 민족의 뿌리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쌀 산업의 보전과 발전을 위해 필자가 근무하는 농협은 2024년을 쌀 소비 촉진을 위한 ‘아침밥먹기 운동’의 원년으로 삼고 쌀의 잘못된 인식으로 인한 식습관을 올바로 잡기 위해 노력하고 쌀 산업 지킴이가 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자 노력해 오고 있다. 그 중에서 무엇보다 아침부터, 나부터, 우리가족부터 삼시세끼 밥을 먹는 습관을 되살리고자 한다. 지난 한달 여 동안 진행한 전 국민대상 ‘밥상머리 수필공모전’에 참가한 쌀밥이 주는 다양한 경험담과 지혜의 이야기들을 잘 정리하여 나누다 보면 더 큰 결실을 맺으리라 확신한다. 여든 여덟번 농민의 정성어린 손길이 들어가야 생산되는 쌀의 가치를 더욱 되새겨 ‘밥이 보약이다’,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말이 더 이상 옛것으로 치부되지 않도록 더욱 노력 하고자 한다. 쌀을 단순 수급논리로 경제적 측면(米)에서 접근하기 보다는 그 안에 담고 있는 소중한 밥상머리 가치(美)로도 평가될 수 있도록 필자와 전북농협은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쌀이 살아야만 경제가, 그리고 나라가 산다! 김영일 전북농협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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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21 18:20

녹색 창의성(Green Creativity), 지속가능한 혁신을 위한 촉매

오늘날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지속가능성의 강력한 힘은 바로 녹색 창의성이다. 이는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증진하는 혁신적인 솔루션, 제품 및 프로세스의 개발을 말한다. 생태적 의식과 인간의 독창성이 혼합된 것으로, 개인과 조직이 생태적 발자국을 줄이는 방법으로 창의적인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이다. 이는 환경 규정을 준수하는 것을 넘어 기후 변화, 자원 고갈, 오염 등과 같은 글로벌 사회에서 가장 시급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접근 방식이다. 친환경 제품 설계부터 공급망 혁신, 순환 경제, 심지어 지속가능성 목표에 맞춰 기업 문화 재편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난다. 이는 기술적 발전과 디자인 사고를 모두 활용하여 폐기물을 줄이고 에너지를 보존하며 지구의 경계 내에서 운영되는 회복력 있는 경제를 구축한다. 전통적 의미의 혁신은 오랫동안 효율성, 비용절감, 품질개선과 연관되어 왔으나 녹색 창의성 맥락의 혁신은 이제 기업의 새로운 차원으로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녹색 창의성이 필수적인 영역이 되었다. 두드러진 사례 중 하나는 재생에너지 기술의 개발이다.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전기 자동차 등은 단순한 기술 진보가 아니라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창의적 과정의 산물이다. 이는 또한 소재 과학의 혁신을 주도하며, 기업은 생분해성 포장재, 저탄소 시멘트, 에너지 효율적인 가전제품 등을 설계한다. 이들 제품은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환경에 대한 부담도 줄여준다. 많은 기업이 비즈니스 모델에 녹색 창의성을 도입하면서 환경의식이 강한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친환경 브랜드와 서비스가 부상하고 있다. 예를 들어 파타고니아는 재활용 소재와 윤리적 공급망에 중점을 둔 지속가능한 아웃도어 의류로 잘 알려져 있다. 테슬라의 전기 자동차와 에너지 솔루션은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삼아 자동차 산업을 재정의 했다. 또한 제품 혁신을 넘어, 기업의 내부 운영 방식을 재편하고 있다. ‘순환 경제’라는 개념은 기존의 ‘생산-소비-폐기’ 모델에서 보다 재생적인 접근 방식으로 패션에서 전자 제품에 이르기까지 산업을 변화 및 혁신하고 있다. 녹색 창의성은 환경에 유익할 뿐만 아니라 상당한 경제적 영향을 미친다. 재생에너지와 지속가능한 농업 등과 같은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면서 수백만 개의 녹색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에 따르면 녹색 경제로의 전환은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2,4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 또한 지속가능한 제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녹색 창의성에 투자하는 기업은 경쟁 우위를 누릴 가능성이 높다. 물론 많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산업 전반에 이를 도입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지속가능한 기술과 프로세스에 대한 초기 투자는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높을 수 있다. 또한 많은 기업이 장기적 지속가능성보다 단기적 이익을 우선시하는 기존 사업 모델에 깊이 빠져 있는 관성도 문제다. 유럽 그린딜, 파리기후협정, 다양한 탄소가격 책정 메커니즘과 같은 글로벌 규제는 기업이 혁신하거나 뒤처질 위험을 감수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천연 자원에 대한 압박은 심화될 것이며, 녹색 창의성은 생존과 성장을 위한 더욱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다. 이는 더 이상 생태 애호가만을 위한 틈새시장의 아이디어가 아니다. 단순히 지구를 더 푸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일, 성장 방식을 새롭게 구상하는 것이다. 지용승 우석대 교양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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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14 17:52

바보야! 문제는 일자리야!

우리나라 인구문제의 근간이 되는 합계출산율은 2018년 처음으로 1명을 밑돌며 0.97명을 기록하였고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2023년 0.72명을 기록, 세계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다.(전북은 0.78명으로 전국 평균과 유사) 이렇듯 출산율이 감소하는 사이 청년들의 수도권 집중 현상은 더욱 심화되어 지방 소멸은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읍면동 기준 소멸 위험 지역은 2022년 1,849개에서 2023년 1,951개로 증가하였으며 이는 매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합계출산율이란 한 여자가 가임 기간(15세~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문제는 전국 지방도시 소멸 중심에 우리 전북특별자치도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청년 인구 감소에서 첫 번째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우리 전북특별자치도의 청년 인구(19~34세)는 지난 15년간 약 10만 5천여 명, 약 26% 감소하였는데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청년 인구가 15%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그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작년 기준 전북특별자치도 총인구(178만 6천여 명) 중 청년 인구는 약 30만명 남짓으로 청년 인구 비중은 약 17%에 불과하다는 점도 심각성을 대변하고 있다.(평택시의 경우 청년 인구 비중은 약 30%에 달함) 다음으로 지역의 양질의 일자리, 즉 기업 현황에서 특징을 찾을 수 있다. 2023년 기준 국내 매출액 기준 1,000대 기업 중 우리 전북특별자치도에 본사를 둔 기업은 8개 사로 전체 0.8%에 불과하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2016년 14개 사로 최고치를 경신한 뒤 2021년 12개, 2022년 11개 사로 지속적인 감소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적으로 확인해 봐도 수도권은 736개(73.6%), 영남권은 155개(15.5%), 충청권은 67개(6.7%)인 반면 전라권은 31개사(3.1%)로 절대적 열위에 있으며 이마저도 영남권은 전년대비 10개사가 증가한 반면 전라권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결국 앞선 두 가지 특징을 종합해 보면 우리 지역은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고 이로 인해 청년 인구 이탈이 빨라져 혼인 건수 감소, 출생아 수 감소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등 지방 도시 소멸이 가속화되고 있다. 물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수많은 정책과 예산을 투입하였지만 청년 인구 이탈과 지방 도시 소멸을 막지 못했다. 하지만 동일한 대외환경 속에서도 다른 행보를 보인 몇몇 지방 도시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지방 도시는 강원도 원주시, 충남 천안시, 충남 아산시로 최근 5년간 인구가 증가한 도시로 꼽히며 경기도 평택시는 청년 인구가 전체 인구의 약 30%에 달할 정도로 청년 인구 유입이 큰 도시로 꼽힌다. 이들 지역의 공통점은 우리 지역의 취약점인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원주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혁신도시와 기업도시를 함께 유치하였고, 천안은 공장총량제를 이유로 수많은 기업과 공장을 유치하였다. 또한 아산과 평택은 삼성, 현대, 포스코 등 대기업을 유치하는데 성공하였다. 저출생과 청년 인구 이탈이 지방 도시 소멸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는 것에 이견을 제시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또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단기성 정책들은 백약이 무효하다는 것 또한 반박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 도시 소멸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 즉 좋은 민간기업 유치밖에 없다는 점을 빨리 인지하여야 할 것이다. /최남진 원광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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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07 17:00

연어경제학

올해도 추석 연휴 동안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았다. 고향은 단순한 지리적 개념을 넘어 개인의 정체성과 뿌리를 상징하는 장소이며 감정의 원천이자 기억의 보고이다. 고향에 대한 감정과 기억은 각 개인 삶의 이야기와 연결되어 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소중한 연결고리이며 회귀본능이 우리를 이끄는 곳, 그곳이 바로 고향이다. 회귀본능을 이야기할 때 떠오르는 대표적인 생물이 연어다. 연어는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돌아가 새로운 생명을 시작하는 중요한 과정을 거친다. 고향에 대한 애착과 연어의 회귀 본능은 우리에게 자연과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연어의 고향 방문은 곧 그 지역의 축제이다. 연어를 먹이로 하는 포식자들에게는 성찬의 시기이자 지역 주민들에게는 관광 활성화를 통해 경제적 특수를 누릴 수 있는 기간이기도 하다. 연어가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하천의 환경을 최적으로 유지하는 동안 축제는 매년 반복될 것이다. 산란과 회귀의 선순환 구조가 생태계와 지역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를 연어로부터 배울 수 있는 좋은 경제학적 사례이다. 명절 고향 방문도 비슷한 효과가 있다고 본다. 개인의 입장에서는 가족과 친지를 만나 정서적 유대감을 다시 한 번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지역사회 차원에서는 경제 활성화에 모멘텀을 제공하는 중요한 이벤트 기간이다. 명절 기간 동안 지역 상점에서의 쇼핑, 전통 음식 구매, 관광지 방문, 축제 등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이는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며, 특히 전통시장을 비롯한 소상공인들의 매출 증가에 많은 기여를 한다. 금융회사 한 곳이 2023년 추석 연휴 기간 카드 소비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과 광역시는 일평균 결제액이 감소한 반면 지방은 3% 늘었다는 결과에서도 이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명절에 고향을 찾는 사람들이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2024년 한국교통연구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 추석 귀성을 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이 전체의 78.8%로 전년 대비 2.8%p가 증가했다. 고물가에 따른 경제적 부담, 1인 가구의 증가, 변화하는 가족에 대한 개념 등이 여러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 밖에도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고향에 대한 의미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탓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고향은 ‘정착하는 곳’이 아니라 ‘떠나야만 되는 곳’으로 변했다. 어려운 경제, 부족한 일자리와 열악한 교육 환경은 이러한 현상을 더욱 부추겼다. 2024년 통계청 분석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절반이 넘는 121곳이 인구 감소가 심각해 지방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 되었고, 이중 52곳은 ‘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조만간 지도상에서 사라져갈 위기에 처해있다. 지방소멸을 막고 고향을 살리자는 취지로 탄생된 제도가 ‘고향사랑기부제’이다. 지난해 처음 도입된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전북특별자치도는 시군 지자체 그리고 농협과 여러 기관들의 참여와 관심을 통해 전국 지자체 중 세 번째로 많은 85억원의 기부금을 모금했다. 기부금은 지역의 문화·예술·보건 증진, 지역공동체 활성화,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 등에 쓰이며 지역의 발전과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고향사랑에 대한 우리의 작은 기여가 모여 지역 경제와 문화 발전에 커다란 버팀목이 되고 있다. 연어가 돌아오기 위해서는 연어알을 따뜻하게 품어줄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되어야 한다. 그 생태계 조차 무너진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 고향도 마찬가지다. 많은 젊은이들이 성공과 출세를 위해 타지로 떠날 수 있다. 그렇지만 내가 돌아갈 수 있는 고향을 등지고 살수는 없을께다. 그렇기에 평소보다 2~3배 길어지는 귀성행렬을 마다하지 않고 찾으며 모처럼 만난 부모님의 잔소리 마저도 감사로 느낄 수 있는 곳이 고향인 것이다. 고향이 살아야만 우리가 있다. 이런 고향사랑을 실천하고 지킬 수 있는 중요한 주춧돌 중 하나가 바로 고향사랑기부제이다. 우리 모두 고향사랑기부제에 지금 참여하여 고향을 지킵시다! /김영일 전북농협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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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23 16:39

우리는 지구에 돈을 벌기 위해 오지 않았다

현대 사회에서 돈은 거의 모든 것을 지배하는 도구이자 돈을 벌기 위해 공부하고, 일하며, 심지어 인간관계조차도 돈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돈은 자원의 배분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더 나은 삶을 위해 경제적 성장을 추구하고, 그 과정에서 더 많은 돈을 벌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경제성장의 근본적인 목적이 단지 돈을 벌기 위한 것이라면, 우리는 곧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지구의 자원은 무한하지 않으며, 경제 성장의 무분별한 추구는 환경 파괴와 자원 고갈을 초래한다. 이는 결국 우리 자신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이다. 경제 성장의 대표적 지표인 GDP와 국민행복지수 사이의 상관관계에서 일반적으로 GDP가 높아지면 삶의 질이 향상되고, 이는 곧 국민의 행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가정이 항상 성립하지는 않는다.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의 데이터에 따르면, GDP가 일정 수준이상으로 상승하면 국민 행복도는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 경향을 나타낸다. 미국 같은 고소득 국가들은 높은 GDP를 자랑하지만, 종종 중·저소득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국민의 주관적 행복 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코스타리카는 상대적으로 낮은 GDP에도 불구하고 높은 국민행복 지수를 보여주고 있다. 경제적 풍요도가 반드시 행복을 보장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소득 불평등 지표인 지니계수 역시 돈의 분배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잘 보여준다. 연구에 따르면, 소득 불평등이 큰 나라일수록 사회적 불안정성과 범죄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이는 경제적 성장이 단지 일부 계층에 집중될 때 오히려 사회 전체의 안정성이 악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유엔개발계획이 발표한 인간개발지수와 지니계수의 관계를 보면, 소득 불평등이 심한 나라일수록 인간개발지수가 낮아지는 경향을 보여준다. 소득이 사회 전반에 걸쳐 고르게 분배되지 않으면, 경제적 성장이 국민의 전반적인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 다는 의미다. 즉, 그 돈이 어떻게 분배되고 사용되는지가 사회의 복지와 안정성을 결정짓는 주요 요소다. OECD가 발표한 ‘더 나은 삶의 지수’는 소득뿐만 아니라 건강, 교육, 환경, 사회적 연결망 등의 다양한 요소들이 우리의 생활 만족도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평가한다. 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일 때 이와 같은 비경제적 요소들이 삶의 질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덴마크, 노르웨이 등과 같은 북유럽 국가들은 비교적 높은 세율과 공공복지 제도를 운영하면서도 세계적으로 높은 생활 만족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은 경제적 풍요와 상관없이 높은 삶의 질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긍정심리학의 창시자인 미국의 마틴 셀리그먼은 연구에서 돈보다 중요한 삶의 만족 요인으로 긍정적 감정, 몰입, 의미, 성취감 등을 제시했다. 경제적 풍요와 관련 없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들인 비물질적 가치에 더 큰 만족감과 행복을 느낀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 8월 27일 2025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지난 정권에 비해 예산 평균 증가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특히 보건·복지·고용 예산 증가율도 10년 새 최저 수준이었던 2023년 이후 두 번째로 낮다. 정부는 한정된 자원으로 인구변화의 구조적 위기, 경제위기, 기후위기 등 복합적 위기에 대응하고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곳에 돈을 분배해야한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국민들의 경고,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다. /지용승 우석대 교양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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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09 15:34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계부채,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하나?

지난 2분기 국내 가계신용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가계부채 문제가 다시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국내 가계신용 잔액은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였던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크게 증가하였으며 2023년 말 1885조 4000억 원을 기록하였다가 부동산 침체 및 정부의 정책 등에 힘입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가 증가하며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나는 움직임을 보이고 향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며 대출금리가 하락하는 등 가계신용이 재차 상승하여 지난 2분기 말 1896조 2000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가계신용은 가계대출에 판매신용(여신 전문기관 및 판매회사 등의 신용거래)을 더한 것으로 포괄적인 가계부채를 보여주는 지표다. 경제학적으로 가계부채는 유동성 제약을 완화시켜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대출이 없다면 개인이 가지고 있는 현금자산 안에서 소비를 결정하여야 하지만 대출이 있다면 미래소득을 전제로 현재 소비를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소비 증가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생애주기-항상소득가설(LC-PIH, Life Cycle-Permanent Income Hypothesis)에 따르면 가계부채는 경제주체의 유동성 제약을 완화하여 소비를 평탄화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현재의 소비를 증가시킴으로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경제적 이론과는 달리 가계부채의 총량이 적정 수준을 넘어서게 되면 원리금 상환 부담을 가중시켜 가계 실질 소득을 감소시킴으로서 민간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국내 가계부채의 적정 수준을 비교해 볼 수 있는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 1분기 98.9%(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Global Debt) 보고서)를 기록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외 주요 국가인 영국(78.1%), 미국(71.8%), 중국(63.7%), 일본(63%), 유로지역(53.0%) 등은 우리나라보다 비율이 낮으며 조사 대상국 평균이 61.1%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가 매우 높음은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다. 통상 학계에서는 GDP 대비 가계부채의 임계점을 80%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 이상일 경우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결국 국내 가계부채는 경제규모 대비 과도한 측면이 있으며 이는 국내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의 가계대출은 부동산 및 자영업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실제로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61%이며 2분기 가계신용 증가에서도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 또한 우리나라 자영업자의 가계대출은 코로나 팬데믹(pandemic)을 기준으로 크게 증가하였으며 이는 국내 자영업자 비율이 20%를 상회하는 등의 구조적 특징과 맞물려 경제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국내 가계대출이 총량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이런 가계대출이 부동산시장 및 자영업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외부 충격이 발생할 경우 연쇄적인 붕괴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정부는 주택담보대출을 줄이기 위한 스트레스 DSR(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 적용 등을 고려하고 있지만 이와 더불어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 될 수 있도록 실증적인 공급 확대 전략과 한계자영업자들의 실질적인 지원 대책, 가계부채가 안정적으로 경착륙할 수 있도록 디레버리징 전략 등에 대해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최남진 원광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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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02 15:02

추락하는 전북을 다시 날게 하자 : 정치권과 도민이 함께 만드는 새바람

최근 발표된 전북특별자치도의 각종 경제지표를 보면, 한숨이 나오는 수준을 넘어 참담한 마음마저 든다. 올해 상반기 전국 수출액 가운데 전북특별자치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1%. 전국적으로 수출이 늘어나는 와중에도 전북의 수출액은 작년보다 무려 12%가 줄었다. 수출만 문제인 게 아니다. 도내 제조업 생산액도 2022년 겨울부터 현재까지 계속 감소 중이다. 그 결과, 매출 기준 전국 1,000대 기업 가운데 전북에 본사를 둔 기업이 이제는 8개밖에 되지 않는다. 이렇게 도내 기업 사정이 어려워지니 도민들의 지갑이 얇아지는 것도 당연지사. 소비도 4분기 연속으로 줄었는데, 결국 지난해에만 3만 명이 넘는 소상공인이 폐업 신고를 했단다. 한때 조선팔도를 먹여 살렸던 풍요로운 전북이 어쩌다 이렇게 시들어 버렸을까, 전북의 열악한 교통사정이 결정적인 이유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교통의 오지’라는 오명이 붙을 만큼 전북 교통망은 불(不) 사통팔달이다. 도내·외 할 것 없이 교통편이 부족한 것은 물론이고, 그나마 있는 도로사정도 그리 좋지 못하다. 그러니 도내 기업은 역량 발휘를 못하고, 전북경제도 날로 활기를 잃은 것이다. 심지어 올해 상반기에만 5000여 명의 청년이 떠나는 등 인구 유출마저 가속화되고 있다. 지금 당장 상황을 반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간 부당하게 받아온 차별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정부는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대광법)을 근거로 170조 원이라는 세금을 투입해 광역교통망을 신설·개설해왔다. 그런데 여기에 전북 몫은 단 하나도 없었다. 광역시가 없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해당 법률의 적용 범위에는 경남 밀양시나 전남 장성군처럼 전주시보다도 인구가 훨씬 적은 시군까지 포함되어 있다. 광역시와 접해 있기 때문이란다. 그렇다면 대구광역시와 행정구역도 접해 있지 않은 경북 구미시(40만명)가 포함된 이유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걸까. 전북 정치권이 더욱 더 분발하여 주시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어떻든 우리는 이렇게 앞뒤도 맞지 않고 자의적인 기준으로 인해, 너무 큰 불이익을 당해왔다.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광법을 바꿔야 한다. 마침 시기적으로도 필요성이 더 커졌다. 지난해 잼버리 파행을 핑계로 부당하게 지연되었던 새만금공항에 대해 얼마 전 국토교통부가 문제없다고 결론내렸고, 2029년 개항을 목표로 건설작업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전주와 완주에 위치한 신규 국가산업단지들도 공항과 비슷한 시기에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새만금공항과 두 국가산단의 성공, 그리고 여기서 발생할 교통 수요를 소화하기 위해서도 교통망 확충은 반드시 필요하다. 동시에, 우리 내부적으로도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비수도권 거점도시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전북에는 광역시도 특례시도 없다. 그렇다면 거점도시부터 조성해야 하는데, 다행히 우리에겐 좋은 방안이 있다. 완주와 전주의 통합이다. 두 지역 통합을 통해 만들어질 새로운 특례시는 광역교통망 혜택 등을 비롯하여 전북 거점도시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것이다. 과거의 풍요를 우리 안에 자신감으로 간직하고, 냉철한 눈으로 현실을 직시하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 전북 정치권은 비전을 마련하여 도민들에게 제시하고, 도민들은 힘을 합쳐 비전을 구현해 나가자. 그렇게 전북특별자치도의 구성원 모두가 한뜻 아래 모여 움직인다면 머지않아 새로운 바람이 일어날 것이다. 크고 강한 새 바람을 일으키자. /성도경 비나텍주식회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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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8.26 15:27

밥상머리의 미학(米學)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면 ‘식사는 하셨어요?’ 이렇게 근황을 묻곤 했다. 식량이 부족한 시절에 중요한 일 중 하나가 식사여서 이렇게 묻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식습관의 변화 등으로 인해 어느 순간 이런 인사가 먼 이야기가 되어 가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하루를 시작하는 가족과의 아침식사 자리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한톨의 쌀도 나눠 먹는다는 식구(食口)의 의미 또한 점점 희미해져 가는 현실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12월 공개한 ‘2022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아침 식사 결식률이 34%로 집계됐다. 2021년 대비 2.3%p 급증하였고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이다. 연령별로는 20대가 59.2%로 가장 높고 30~49세가 그 뒤를 이었다. 이는 1인당 쌀 소비가 56.4kg로 90년대보다 반토막이 난 주요 원인이며 아침식사 대신 잠을 선택한 현대인의 생활 습관의 결과이기도 하다. 바쁜 현대사회에선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르지만 아침밥이 주는 효과를 생각하면 아침밥 대신 잠을 선택하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지 않을까 싶다. 우선 아침밥은 공부를 하는 학생들에게 꼭 필요하다. 미국의 하버드 의대 로날드 클레이먼 교수팀의 6개월 간 진행된 ‘아침밥 효과’ 연구 사례를 통해 아침밥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수업 태도 등에서 얼마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바탕으로 남해의 삼동초등학교에서 아침밥을 못 먹는 아이들을 위해 아침밥 솔루션을 180일 간 진행 해본 결과 아침밥을 먹었을 때 월등한 학습 능력을 보였다. 전 미국 대통령 오바마가 성공 할 수 있었던 건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잘 알려진 것이 그의 어머니와의 일화다. 오바마대통령은 한 부모 가정에서 성장했지만 단 한번도 자신을 향한 가족의 사랑이 부족하다고 느낀 적이 없다고 한다. 그 이유로는 매일 어머니와 마주 앉아 아침밥을 먹으며 대화를 한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아침밥은 단순히 밥을 먹는다는 의미 이상으로 가족간의 소속감과 정서를 공감하는 시간을 주는 것이다. 아침밥은 우리 건강에도 밀접한 영향을 끼친다. 2012년 ‘국제 식품 과학 및 영양 저널’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섬유질과 탄수화물이 풍부한 아침 식사는 오전에 각성도를 높여 집중력과 사고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한 시카고 노스웨스턴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아침밥 섭취는 비만이 될 가능성을 30% 이상 낮춰 현대인의 주요 관심사인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식습관의 변화 등으로 줄어드는 아침밥과 함께 소중한 가치와 추억이 점점 사라지는 듯 하다. 이에 필자가 근무하는 전북농협은 도내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아침밥먹기 운동’을 전사적으로 펼치고 있다. 아침밥은 단순한 쌀 소비라는 측면을 넘어 가족 간의 정서적 공감 및 균형된 식습관으로 건강을 유지 한다는 의미에서 우리가 꼭 지켜야 할 생활 습관이라고 표현하면 너무 지나친 이야기일까? 전북농협은 ‘아침밥먹기 운동’을 통해 따뜻한 쌀밥이 피워내는 김의 온정을 느낄 수 있는 밥상머리 미학(米學)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도록 도민들과 함께 이 운동을 펼쳐 성공하고자 오늘도 한 발 더 뛰면서 큰 소리로 외치고자 한다. “아침 밥심! 전북 쌀심! 우리함께 아침밥을 먹읍시다~ 쌀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김영일 전북농협 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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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8.19 15:11

한국 경제에 충격요법(Shock Therapy)이 필요한 이유

최근 한국에 대한 OECD의 2024년 보고서는 국가의 회복력과 성장 잠재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대적인 경제 개혁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출산율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노동인구가 줄고 있다. 청년층의 높은 실업률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주택 마련이 어려워지고 가계 부채 증가로 이어지면서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한국 경제는 주요 수출국의 경제 상황에 따라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글로벌 경제 변화에 취약하다. 세계적으로 심각한 기후 위기 시대에 경제 성장과정에서 환경오염과 자원 고갈 문제가 발생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환경 보호와 성장의 조화가 필요하다. 특히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극심한 갈등이 경제 정책의 일관성을 저해하고 있으며 투자와 경제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든 것이 막혀 있다.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와 현재 정책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고질적인 문제들 그리고 글로벌 경제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기술 혁신과 신산업 육성에 빠르게 대응하는 충격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 충격요법으로 인해 변화가 필요한 몇 가지 주요 영역으로는 먼저, 노동시장개혁이다. 한국 노동시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심각한 차이가 특징이다. 시장은 노동자를 위해 보다 공평한 혜택과 보호를 위해 노동법과 사회 보호 시스템을 개혁하고 급변하는 경제, 특히 기술 및 녹색 산업과 관련된 기술을 갖추도록 교육 및 직업 훈련에 투자가 필요하다. 둘째 OECD는 한국 경제 성장을 위해 혁신을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I, 생명공학, 재생에너지와 같은 신기술 분야의 R&D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한다. 특히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한다. 셋째,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재생에너지원의 사용을 늘리며, 다양한 부문에 걸쳐 에너지 효율성을 향상시켜야한다. 여기에는 규제 개혁, 녹색 기술에 대한 공공 투자, 지속가능성에 대한 민간 부문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가 포함되어야한다. 넷째, 우리 경제는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해 국제 무역 관계를 강화하고 글로벌 가치 사슬에 대한 참여를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외국인투자 유치를 위한 규제 환경 개선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재정과 경제 정책이다.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해서 OECD는 한국이 보다 강력한 재정 정책을 채택해야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불평등과 빈곤을 해결하기 위한 사회 복지 프로그램 확대와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세제 개혁을 강화하고 장기적인 경제 발전을 지원하는 인프라에 대한 공공투자가 필요하다. 경제 용어로 ‘충격요법’은 국가 경제 정책의 패러다임을 빠르게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글로벌 경기 변동성, 국내 구조적 문제, 에너지 의존도 등 특히 정치적 불안정성이 한국 경제의 도전 과제이다. 사회적 저항과 단기적인 경제적 혼란과 불확실성이 증가할 수 있지만, 사회 안전망과 복지 시스템을 충분히 마련하여 충격요법의 위험성을 제거해야할 것이다. 최근에서야 22대 국회 여야 정책위의장이 만나서 민생법안을 처리하겠다고 합의했지만 입장차이가 크다. 강력한 정치적 의지와 포괄적인 계획 및 효과적인 실행이 필요하다. 글로벌 경제 변화와 도전 속에서도 장기적인 성장을 유지할 수 있는 역동적이고 탄력적이며 포용적인 경제를 창출할 수 있는 정부 정책을 기대해본다. /지용승 우석대 교양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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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8.12 17:36

제3 금융도시 구축은 자본의 노동에 대한 이해로부터 출발해야

지난 정부는 서울, 부산에 이어 전북특별자치도를 제3 금융도시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는 서울을 시장 중심의 종합 금융지로, 부산을 금융공기업과 연계한 해양‧선박 파생분야 특화 금융지로 육성하고 전북특별자치도는 자산운용 기관 이전과 연계하여 자산운용 특화 금융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런 계획은 이번 윤석열 정부까지 이어지며 전북특별자치도를 금융 중심지로 지정, 이를 통해 연기금 특화 국제금융도시로 육성하여 금융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이 갖춰졌다. 정부의 제3 금융도시 정책으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전북특별자치도로 이전하였고 이와 관련된 국내외 수탁은행, 증권사 지점 등도 상당수 신설되었다. 하지만 이는 전북특별자치도가 자산운용 특화 금융도시로 가기 위한 첫 발을 내디딘 것일 뿐 한국투자공사 등 국내 자산운용 기관에 대한 추가 이전과 국제금융센터 및 금융도시로의 인프라 구축도 앞으로 꾸준히 병행되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전북특별자치도가 전국에 유일한 자산운용 특화 금융 중심지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제3 금융도시를 추진하는 전북특별자치도 관계자들부터 도민들까지 자본의 노동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단지 슬로건만 내건 금융도시는 어느 누구에게도 금융도시 이미지를 어필할 수 없기 때문이다. 통상 우리나라는 노동에 대한 가치를 육체적 노동에 대한 가치로만 한정하여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며 자본에 대한 노동의 대가를 묵시적으로 불로소득으로 간주하여 국가에 귀속하거나 폄하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가치관은 우리나라의 금융에 대한 이해력을 OECD 국가 중 최하위권(OECD 산하 경제, 금융 교육에 관한 글로벌 협동 기구(INFE, International Network on Financial Education) 조사 결과)에 위치하도록 만들었으며 결국 금융산업 발전에도 큰 걸림돌이 되었다. 반면 금융선진국들의 생각은 다르다. 자본은 경제주체 개개인의 노력에 의해 조성되는 것이며 이런 자본은 금융시장을 통해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 투자됨으로써 사회적 효용을 극대화한다고 생각한다. 즉 자본의 형성은 개인의 소비욕구를 억제하고 미래의 불확실성 대비 및 가치 향상을 위해 저축 혹은 투자의 항목으로 축적되며 이런 자본이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으로 필요로 하는 곳에 투자됨으로써 경제성장 등을 통해 사회 전반적인 효용 증대 및 고용 창출에 기여하게 되는 것으로 자본의 노동을 이해한다. 간단한 예로 내가 아무리 좋은 기술,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자본의 도움 없이는 아이디어나 기술을 상품화할 수 없으며 기존 회사 역시 추가적인 자본의 투자 없이는 시설 확장이나 연구개발을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자본의 노동에 대한 이해는 우리 금융생태계에도 적용된다. 우선 흑자 주체는 자본을 축적하고 투자를 통해 미래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며 생애 주기에 필요한 자산을 증식하기도 한다. 이런 흑자 주체의 투자 행위는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여 성장률 상승을 통해 사회적으로 가장 중요한 고용과 소득 증대를 이끈다. 또한 기업의 이익 증가와 개인의 소득 증가는 사회적 재원(세금)을 증대시켜 안정적 사회 복지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해준다. 결국 자본의 노동에 대한 이해는 금융시장 및 금융 투자 활성화와의 기본 전제 조건이며 이에 대한 이해가 충만하다면 전북특별자치도는 제3 금융도시로서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최남진 원광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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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8.05 15:47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

기업인들의 축젯날이 다가오고 있다.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얘기다. 10월 말이면 전세계에서 활약 중인 동포 기업인들과 국내 기업인 등 약 3000 명이 전주에 모인다. 이번 행사는 여러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지만 특히 도내에서 기업을 하는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기대가 더 클 수밖에 없다. 대회가 시작된 지 무려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우리의 안방인 전북특별자치도에서 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5성급 호텔도 대규모 컨벤션센터도 없는 열악한 상황을 우려하지만, 우리에게는 자신할 만한 점이 더 많다. 한국 문화의 정수, 정(情), 그리고 전국 최고 수준의 한식 등 우리만의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먼 길 오신 손님들이 틀에 박히지 않은 신선한 환경 속에서 새로운 비즈니스적 영감을 찾고, 우수한 전북 기업들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이렇게 상쾌하고 희망찬 결과를 위해 도내 기업들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시설과 프로그램 등을 완벽히 갖추었다 하더라도 행사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콘텐츠인데, 그 콘텐츠를 채우는 역할을 바로 우리 전북 기업인들이 맡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완벽한 퍼포먼스를 선보일 수 있을까? 답은 철저한 준비뿐이다. 대회 기간 중 모든 퍼포먼스는 라이브로 진행된다. 돌이키기 어렵기 때문에 가능한 완벽하게 수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실수할 수 있다. 실패가 늘 실패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상황을 꿰고 있어야 실수를 찬스로 만들 수 있다. 다시 말해 일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도,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도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먼저 치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행사에 앞서 참석하실 분들이 어떤 업종에 종사하고, 또 어떤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지 미리 파악해 두어야 한다. 참석자가 확인되면 회사소개서 등을 미리 보내 사업 가능성을 확인하고, 행사 전에 사전 협의를 진행해 두는 작업도 필요하다. 그래야만 짧은 대회 기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참고로 어떤 국가에서, 어떤 분들이 오시는지는 8월 말이면 윤곽이 나올 것이다. 진출하고자 하는 국가나 시장이 있는 경우에는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정리해 놓기를 추천한다. 예를 들어, 개척하고자 하는 국가에서 일할, 믿음직한 사람을 이번 대회를 통해 소개받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해외 한상들의 자녀를 한국에 유학시키고, 졸업 후에 채용함으로써 해당 국가 관련 업무를 맡기는 방안도 고민해 볼 수 있다.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사이트에 게시된 지난 대회 결과보고서 등을 통해 과거 참가국들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잘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놓았을 뿐이다.” 오래도록 회자되는 명배우 황정민의 청룡영화상 수상 소감이다. 스크린 밖 스태프들에게 영광을 돌리는 겸손의 말로 오래도록 기억되고 있지만, 전북 기업인이라면 조금 다르게 읽어보기를 권한다. 우리 앞에 곧 잘 준비된 밥상이 차려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황정민이 되지 못하면 눈앞에 진수성찬도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다. 급한 마음에 손으로 허겁지겁 먹다가는 도리어 행사를 준비한 이들의 노고마저 엉망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러니 지금부터 튼튼하고 깨끗한 숟가락을 마련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하자. 그리하여 이번 대회를 전북 기업들이 함께 대도약하는 기회로 만들자. 이를 위해서는 미리 치밀한 준비가 선행되어 있어야 한다. /성도경 비나텍주식회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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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7.29 15:06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

무슨 일이든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일이 성공을 보장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때론 주저하거나 더욱 신중을 기하게 된다.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농협의 비전 선포에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농협은 1958년 5월 농업협동조합 설립을 시초로 1961년 8월 15일 농협과 농업은행이 통합되어 올해 64주년을 맞이하였다. 농협의 발자취를 보면 1960년대 식량증산을 통한 국민 먹거리 문제 해결에 힘썼으며 1970년대에는 농가부채로 힘들어 하는 농촌을 상호금융을 통해 경제적으로 지원하였다. 1980~1990년대에는 신토불이 운동 등을 전개하여 우리 농산물 애용을 권장하여 농촌의 소득증진을 통해 잘 사는 농촌을 만들고자 하였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산업이 다각화 되고 6차 산업으로 접어들면서 농협도 새로운 변화를 통하여 미래의 산업 및 농촌과 함께 발맞춰 나가고 있다. 그것이 바로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이다. 이에 세가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고 변화와 혁신을 통해 꿈을 현실로 만들어내 모두가 함께 앞서가고 모두에게 자부심이 되는 새로운 60년의 농업·농촌을 만드는 농협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첫 번째 모두에게 희망이 되는 ‘농업’, 모두가 행복을 만들어가는 ‘농촌’, 모두에게 자랑이 되는 ‘농업인’이 되는 것이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이 꿈꾸는 새로운 60년의 농업·농촌이다. 모두에게 행복과 안심을 선사하며 세계인에게 인정받고 자랑이 되는 우리 농축산물인 ‘K-Agri’를 생산하며, 흙과 자연이 함께하며 충분한 교육, 문화, 복지를 누리는 모두가 살고 싶은 삶터를 만들고 전문가이자 경영자로서 농업의 가치와 생산성을 높이고 풍요를 향유하는 ‘농업가’를 육성하는데 앞장서는 것이다. 두 번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변화와 혁신으로 바뀌어 가고자 한다. 이는 지금까지의 통념과 방식의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 새로운 생각과 시도를 하고 농업인이 중심이 되어 참여하고 이끌어가 농협 성장의 과실을 농업인·농촌과 함께 향유하는 협동조합 본연의 자세로 거듭나는 것이다. 세 번째 손과 땀으로 일구고 길러왔던 사람의 농업에서 디지털로 더욱 잘 기르는 기술의 농업이 되고자 한다. 기후 변화와 인구 감소, 자원의 한정성 등 현대 사회의 복잡한 문제에 직면한 우리 농업에 AI, loT 등 첨단 기술을 통합적으로 활용하여 농작물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향상 시킴으로써 경영비 절감 등을 통하여 농가소득을 극대화하여 누구나가 잘 사는 농촌을 만들고자 한다. 지난 7월 6일은 세계협동조합의 날이였다. 벌써 102번째 맞는 세계협동조합의 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때이기도 하다. 약자들의 모임체로 협동을 통해 시장경쟁을 이겨내기 위해 결성된 협동조합이 이제는 미래의 유일한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최근 농업·농촌의 환경이 녹록치 않는 상황 속에서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에 거는 기대는 당연할 것이다. 전북농협 7000여 임직원 모두는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을 통해 농업인과 국민 모두에게 희망과 행복을 선사하고 희망농업, 젊음과 지혜로 다시 살아나고 쉼과 즐거움으로 찾아오는 행복농촌을 만들어 미래 60년도 우리 농업·농촌과 함께 하기 위해 오늘도 다시 한 걸음 더 내딛고자 한다. /김영일 전북농협 본부장 △김영일 본부장은 전주고를 졸업하고 전북대 경제학 학사, 고려대 경제정책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농협경제지주 디지털경제부장·산지원예부 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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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7.22 15:16

공유지의 비극, 문제는 기후변화다

올해 국가공무원 9급 시험의 경제학 개론 4번 문제는 공유지의 비극에 대한 질문이었다. 공유지는 경합성은 있으나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 배제성이 없는 재화다. 예를 들면 연근해 어장에서 물고기를 남획하면 어족자원의 고갈로 공유지의 비극을 불러일으키고 생산활동에 있어 개인의 한계비용보다는 사회적 한계비용이 더 크다. 사적 소유권을 설정하는 것으로 공유지의 비극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문제였다. 여러 개인이 독립적이고 합리적으로 행동하여 공유 자원을 보존하는 것이 집단적 최선의 이익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갈시키는 상황을 설명하는 개념이다. 기후변화는 화석연료 연소, 삼림벌채, 산업공정 같은 인간 활동에 의해 주도되며, 탄소를 배출하는 국가 또는 기업은 이를 통해 경제적, 사회적으로 이익을 얻는다. 하지만 이런 배출은 지구온난화, 해수면 상승, 심각한 기상현상, 생태계 및 서식지 변화와 같은 다양한 공유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이 딜레마는 공유 자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집단적 협력과 효과적인 거버넌스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먼저 글로벌, 국가, 지역 수준에서 명확한 규정 및 거버넌스 프레임워크로 배출제한 설정, 환경법 시행, 지속가능한 관행을 통한 집단적 협력의 틀을 제공하는 것이다. 탄소세 또는 배출권 거래제와 같은 경제적 수단을 도입하여 탄소 배출 비용을 내부화하는 것이다. 오염 활동의 비용을 더 높임으로써 기업과 개인이 배출량을 줄이고 청정 기술에 투자하도록 장려한다. 청정 기술과 재생가능 에너지원에 대한 R&D 투자는 저탄소 대안을 더욱 경쟁력 있고 접근 가능하게 만들어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기후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 또한 배출 및 환경 영향에 대한 효과적인 모니터링은 책임 규명에 매우 중요하고, 투명한 보고와 강력한 집행으로 규정을 준수하고 개인행동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취약한 지역사회의 경우 기후영향에 대한 회복력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기상이변을 견딜 수 있는 인프라 투자와 농업 및 수자원 관리 분야의 지원이 포함된다. 특히 지속가능한 관행을 위한 지역사회의 참여와 교육은 기후영향에 대한 인식을 높여 정부, 기업, 시민단체 및 지역 사회 간 협력으로 집단행동이 촉진될 것이다. 최근 국제평가기관인 저먼워치와 기후단체인 뉴클라이밋이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 90%를 차지하는 60개국의 기후정책과 이행 수준을 평가했다. 한국은 21년에 이어 22년에도 최하위인 60위로 매우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통계청 ‘한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보고서 2024’에 따르면 최종 에너지 소비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20년 3.6%(OECD 회원국 평균 14.9%), GDP 당 온실가스 배출량도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생물다양성도 계속 소실되고 있으며, 특히 해양 보호지역 비율이 1.81%로 OECD 평균 19.2%에 비해 크게 못 미치고 있다. UN이 2030년까지 해양 보호지역 목표치를 30%로 정하면서 한국의 생물다양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홍수, 폭염에 기후변화로 난리인데 기후대응기금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23년보다 4% 삭감되어 온실가스 감축, 기후 취약계층 지원 사업 등의 축소로 이어지면서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변화 대응이 늦어지고 있다. 지구의 대기는 미래의 공유지다. 정부는 기후변화가 우리 모두를 비극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한다. 정부는 효과적인 기후 리더십을 발휘하여 개인, 사회, 기업 등 모든 집단적 협력수준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야할 것이다. /지용승 우석대 교양대학 교수 △지용승 교수는 사회적경제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공이며, ESG 국가정책연구소 부소장으로서 정부 정책 연구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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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7.15 15:04

물가로 촉발된 농축산물 구조적 문제, 전북자치도가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최근 국내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며 인플레이션 문제가 해소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있으나 경제주체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정부가 발표하는 물가와 상당한 괴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괴리는 물가를 측정하는 소비자물가지수(Consumer Price Index)에서 찾을 수 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460개의 품목을 선정, 각각의 항목에 가중치를 부여하여 산정한다. 농축수산물 등 신선식품 가격이 크게 상승하여도 가중치가 높은 전월세, 통신 및 공공요금 등이 안정되면 물가 상승률 상승폭은 크지 않다. 실제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2.7%를 기록하였지만 농축수산물지수 상승률은 8.7%, 신선식품지수 상승률은 17.3% 상승하는 등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신선채소는 7.5%, 신선과일은 39.5%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큰 괴리를 보였다. 이런 소비자물가와 경제주체들의 체감물가 간 괴리를 줄이기 위해서는 농축수산물 및 신선식품 가격을 안정시키는 방안이 요구되지만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을 통해서 농축수산물 내 발생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즉 수요 측 요인에 의한 인플레이션은 통화정책으로 어느 수준까지 안정화시켰으니 공급 측 요인의 인플레이션은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근거로 한국은행은 한국의 의식주(의류, 신발, 식료품, 월세) 물가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보다 55%나 높았으며 농식품(사과, 감자 등) 가격은 2~3배 비싸다고 주장하였다. 더 큰 문제는 식료품 물가수준이 OECD 평균의 1.2배에서 2023년 1.6배로 확대되며 식료품에 대한 부담이 증대되었고 그 원인으로 영세한 영농규모로 인한 낮은 생산성과 높은 유통비용을 꼽았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출하-도매-소매 단계를 거치는 동안 확대된 유통비용은 최종소비재 가격의 절반(49.7%)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한 농축산 농가의 초고령화와 인구감소, 외국인 근로자의 인건비 부담이 농축산 생산성 저하의 근본 원인들로 지적하였다. 이와 더불어 한반도 아열대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지난 30년간 사과 35.4%, 포도 34.3%, 배 12.7% 등의 재배면적이 각각 사라졌고 김치 재료인 고랭지 배추의 재배 면적도 통계가 작성된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50.2%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상황들을 비추어 볼 때, 정부 역시 체감물가의 구조적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우리 전라특별자치도는 이를 농축산 산업 발전을 위한 기회로 삶을 것을 제안한다. 전라특별자치도는 노령산맥을 경계로 서쪽으로 비교적 평평한 땅이 많으며(우리나라 경지면적에 약 10%) 기후는 온화하고 자연재해가 없는 편이어서 농업이 발전한 지역이다. 더욱이 지역 대학(원광대, 농수산대 등)이 농식품․바이오에 특성화되어있기 때문에 농업 종사자와 협업하여 스마트 팜 등을 구축할 수 있는 조건이 잘 갖춰져 있다. 따라서 타 지역보다 선제적으로 대학-현업 모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외국인 근로자 인건비 차등 지급에 대한 규제 마련에 앞장서며 농축산물 스마트 유통 체계를 구축하여 체감물가 개선에 적극 나서는 전라특별자치도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상의 사항들은 체감물가 안정뿐만 아니라 농축사업자의 출하 불확실성 및 이익 변동성을 낮춰 전라특별자치도 내 농축산 산업 발전 및 안정에도 중대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남진 원광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 △최남진 교수는 한국은행 자문교수·국민연금공단 인사혁신위원회 위원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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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7.08 15:13

기업인의 책임을 곱씹다 - 아리셀 화재 참사에 부쳐

“20대 청년이 공부하는 도중에 잠깐 아르바이트 하다가 그만….” “딸이 올가을에 결혼하려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조카들 이제 29살인데, 애들이 다 없어졌어요.” 지난달 말 경기도 화성에서 발생한 ‘아리셀 화재 참사’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유족, 지인들이 전한 사연이다. 희생자의 대부분은 청춘들이었고, 열심히 살아보고자 멀리 이국땅까지 찾아온 외국인 취업자들이었다. 그런 이들의 신산했을 삶을 전해 들을수록 마음이 무거워졌다.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그저 안타까워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물었다. 무려 23명의 직원이 퇴근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은 대형 참사 앞에서 기업인(CEO)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여러 생각 끝에 ‘기업인의 책임’을 원론적 수준에서 다시금 정리해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들 기업의 목적을 가능한 많은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사람을 우선하는 경영’이야말로 기업의 본질적인 사명이라는 것이 필자가 얻은 결론이다. 회사를 성장시키는 주역인 ‘직원들’에 대한 책임을 외면한 결과가 얼마나 비극적인지, 우리는 이번 참사를 통해 반드시 제대로 배워야 한다. 또한 기업의 CSR(사회적 책임)과 윤리경영,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속가능경영의 최상단은 항상 사람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 특히 이번 참사 희생자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외국인 취업자를 대할 때, 직원을 가족처럼 여기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점을 더욱 강조하고 싶다. 외국인 직원은 우리말이 서툴고, 업무 환경 및 문화 등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자칫 소외되기 쉽다. 하지만 외국인 취업자는 이미 우리 경제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는 중요한 존재들이다. 현재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 취업자는 약 92만명. 전체 취업자의 3.2%에 달하며, 가장 힘들고 위험한 업무를 맡고 있다. 물론 사람을 우선시하는 경영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필자 역시 잘 알고 있다. 무거운 책임감과 격무를 달고 사는 최고경영자의 자리에 있다 보면 신경 쓸 일이 너무나도 많은 나머지 가장 중요한 것을 잊어버릴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회사에서는 ‘비나 가족’이라는 표현을 만들어 사용한다. 직원을 가족처럼 여기고, 돈은 기업의 성장과 직원 복지 향상을 위해 필요한 수단일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기 위해서다. 더불어 비나텍에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지금까지 소홀했던 부분이 없는지 전사적인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결함이 발견되면 아무리 큰 비용이 들더라도 제대로 바로잡을 계획이다. 하지만 사고는 예상치 못하는 곳에서 발생하는 법. 기업인만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그래서 정부와 전북특별자치도에도 건의하고 싶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자주 하는 말이다. 이 ‘좋은 환경’의 조건에 안전하고 건강한 근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지원을 포함하여 주기를 요청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업의 성장은 사람을 통해서만 가능하고, 사람에 대한 투자야말로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드는 데 진정 필요한 일이다. 그러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기업인이 맡은 바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어주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사건 처리 과정에서 외국인 취업자들이 차별받지 않기를, 유족들이 또 다른 상처를 받지 않기를 기원하며, 마음 깊이 애도의 뜻을 전한다. /성도경 비나텍주식회사 대표이사 △성도경 대표는 완주-전주상생발전네트워크 이사장·(사)탄소수소산업연구조합 이사장·지식재산혁신기업협의회 부회장·(사)새만금사업범도민지원위원회 부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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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7.0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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