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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물갈이, 영남 물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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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첫날, 국내 증권가에서는 안랩이 뜨는 테마주로 확 부각됐다. 작년 대선 때 한창 성가를 날릴 때 1주당 13만5700원에 달했던 안랩은 이후 6만원 아래로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들어 점차 치고 올라오더니 1일엔 거래대금이 2천억원을 넘어서며 주가는 10만원 턱 밑에까지 다가섰다. 안랩은 1995년 설립된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가 그 모태로 순수 국산 백신 프로그램 ‘V3’를 개발한 곳이다.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로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김기현-안철수' 양강 구도로 좁혀진 가운데 일부 여론조사 결과 안철수 후보가 크게 앞서면서 안랩도 크게 각광받고 있다. 민주당 일색인 전북에서는 국민의힘 경선이 언제인지조차 관심이 없는데 소위 보수 한복판에 있는 경상도에서는 최대 화두다. 그런데 며칠전 홍준표 대구시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또 장외홈런을 날렸다. 그는 "국민의힘 본산 대구·경북에선 인물이 없다"며 "내년 총선에서 TK 의원은 모두 물갈이해야 한다"는 'TK 전원 물갈이론'을 주장했다. 혹여 국회의원 눈밖에 날까봐 삽살개처럼 굽신거리는 단체장의 익숙한 모습들과는 전혀 딴판인 홍준표 대구시장의 진면목이다. 홍 시장은 "(대구와 경북에는) 당 대표 후보자도 없고, 청년 최고위원 후보자도 없고, 여성 최고위원 후보자도 없고, 중심이 될 최고위원 후보자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한뒤 "이참에 싹 물갈이하자"고 한발 더 나갔다. 그는 "나라 국회의원이 아닌 동네 국회의원들은 모두 시의원, 구의원으로 보내자"며 "TK지역에서는 최근 인재를 키우지 못하고 눈치만 늘어가는 정치인들만 양산하고 국회의원다운 국회의원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고 비판했다.

“멀리 영남에서 미쓰터 쓴소리가 또 헛소리 한마디 했나 보다” 하고 그냥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좀 거칠기는 하지만 가히 폐부를 찌르는 정문일침이라고나 할까. 전북의 현주소가 바로 TK의 형국이기 때문이다. 최고위원 선거 등 당내 지도부 선출과정에서도 서로 눈치만 보고 출마예정자도 찾아보기 힘든 전북의 모습과 너무나 똑같다. 이미 한물간 정치낭인들만 설치는 형국 또한 데칼코마니다.

전북은 어느 순간부터 변방이자 비주류의 한복판에 있다. 여러 상황이 맞물린 결과이기는 하지만 전북이 이렇게 된 것은 도민들이 선택한 측면도 없지 않다. 특히 정치영역에서 경쟁이 아닌 과점을 허용했고, 더 나아가 독점을 용인한 죄값을 톡톡히 치르는 것으로 보면 틀림없다. 정부가 제4이동통신을 추진하면서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이런 말을 했다. “현재 통신시장은 통신3사 중심 체계로 고착화돼 사업자간 품질, 요금 등의 경쟁은 정체된 상황”이라며 “신규 사업자 진입이 차별화된 5G 서비스를 선보이고 경쟁이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고 밝혔다. 전북 역시 정치권의 과감한 물갈이와 치열한 경쟁시스템 도입만이 살길이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위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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