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씨구 좋다 지화자 좋아 휘영청 밝은 보름달 아래 우리들의 간절한 소원 빌어보세.”
4일 임실군 강진면 필봉마을.
이날 정월대보름과 절기상 입춘을 맞아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정월대보름 굿’ 행사가 열린 필봉마을 입구부터 방문객들을 반기는 흥겨운 전통 가락 속에 오가는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필봉마을 광장에서는 빨강, 노랑, 파랑, 흰색 등 알록달록한 의상을 입은 필봉농악회 회원들이 저마다의 끼를 방출하며 관람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한낮에도 영하권으로 뚝 떨어진 날씨였지만 판굿을 펼치는 필봉농악회 회원들의 이마에는 어느새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공연단과 함께 무대를 즐긴 관람객들은 귀마개, 장갑, 목도리 등으로 무장한 채 어깨를 들썩였다.
객석에서는 “얼씨구”, “지화자 좋다” 등 추임새를 보내며 흥을 더했다.
관람객 김한별 씨(31·전주)는 “날씨가 많이 춥지만 가족과 흥겹게 놀 수 있어 좋았다”며 “코로나19도 풀리니 올 한해 더욱 즐겁게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양진성 필봉보존회장은 “오랫동안 이어져온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하고 다음 행사에서도 풍성한 공연과 체험을 마련해 방문객들을 만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사)전주기접놀이보존회는 전주 삼천 둔치에 위치한 세냇가 놀이마당에서 ‘정월대보름 굿, 망월이야!’ 행사를 열었다.
이날 1000여명의 시민이 몰린 가운데 길놀이, 오곡밥 나누기와 함께 달집태우기를 즐기며 축제장의 분위기가 고조됐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설치된 달집에는 정월대보름을 기념해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수많은 소원지가 달려있었다.
주로 건강과 취업, 결혼, 출산 등 덕담이 담긴 소원들 사이에는 고사리 손으로 어린이들이 써내려간 소원지도 눈에 띄었다.
날이 저물고 흥겨운 춤사위를 뒤로한 채 삼삼오오 달집태우기 현장으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자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타오른 달집 앞에는 흥겨운 소리판과 더불어 소원을 빌기 위한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몇몇 방문객들은 같이 자리하지 못한 지인들과 영상통화를 하며 서로의 건강을 빌어주는 모습도 보였다.
전주기접놀이보존회 관계자는 “정월대보름에 뜨는 달을 보고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고 믿었다”며 “시민들이 각자 빌고 또 빌었을 소원들이 올해 꼭 이뤄지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김영호 기자·전현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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