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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군산 김제 부안은 새만금 관할권에서 손 떼라

새만금지역은 전북도민들의 한(恨)과 혼(魂)이 서린 곳이다. 도민들은 1991년 방조제 착공 이후 희망에 부풀기도 하고 서러움에 목메이기도 했다. 또 너무 오래 지속되는 바람에 피로감도 만만치 않다. 착공 30년을 넘어 이제 겨우 내부개발의 초입에 들어섰지만 집안싸움 소리가 요란하다. 갈 길은 먼데 내부총질로 발목이 잡히고 있다. 서로 ‘내 땅’이라는 관할권 다툼 때문이다.

최근에는 새만금 신항만과 동서도로를 두고 군산시와 김제시가 혈투를 벌이고 있다.  갈등이 과열되면 결국 자멸의 길밖에 없다. 전북도와 도의회에서 중재안으로 내놓은 새만금특별자치단체 추진도 해법 중 하나다. 종국에는 새만금지역과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을 하나로 묶는 새만금 메가시티 또는 통합 새만금시로 가는 게 합당하지만 갈등과 분열이 첨예한 상황에서 새만금특별자치단체를 추진하는 것도 합리적 대안이다.

새만금구역 관할권 다툼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가 완공된 방조제 3·4호를 군산시에 귀속시키자 김제시와 부안군이 대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또 2015년에는 정부가 새만금 1호 방조제 구간을 부안군에, 2호 구간은 김제시에 할당했다. 이번에는 군산시가 불복해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에 각각 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지난달 동서도로와 신항만 문제를 다루는 중앙분쟁조정위원회에 강임준 군산시장과 정성주 김제시장이 직접 참석했다. 이들은 각각 10억원과 5억원 이상의 변호사비를 들여 대형로펌을 선임했다고 한다. 이 얼마나 낭비인가. 

새만금은 해수유통이며, 신공항, 특별회계, 기업유치 등 갈 길이 멀다. 이런 상황에서 집안싸움이 계속된다면 새만금 개발에 타격이 클 게 뻔하다. 정부에서 예산 따오기도 힘들어지고 기업 유치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다.  이제 당사자인 군산시와 김제시 부안군의 자치단체장은 관할권 문제에서 손을 떼는 게 어떨까. 사실 이 다툼은 주민들보다는 자치단체장과 시군의원들의 정치적 입지 때문에 더 격화된 측면이 없지 않다. 물론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좀 더 대승적으로 생각해보라. 그리고 전북도는 갈등조정위원회를 가동시키고 정치권도 머리를 맞대라. 전북 내부의 문제를 외부로 끌고가 스스로 자치능력이 없음을 전국에 알리는 게 부끄럽지도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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