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발전하지 못한 것은 거의 내부에서 비롯됐다. 가장 큰 문제는 정치적으로 중도통합론을 주장했던 소석 이철승 이후 큰 인물 키워내지 못한 탓이 컸다. 소석이 있을 당시만해도 전북정치가 중앙정치 무대에서도 존재감이 커 전북의 몫을 찾아왔다. 도나 시군이나 기업인들이 어려움이 있으면 곧장 서울로 달려가 소석 등 정치인을 만나 문제를 해결했다. 큰 정치인이 있었기에 정부요로에 부탁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격세지감(隔世之感)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도민들은 1971년 제7대 대선 때 김대중이 박정희 한테 94만표차로 패하면서 거의 한이 맺혔다. DJ를 대통령으로 만든게 소원이었다. DJ를 대통령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어떤 희생도 감수할 수 있었다. 그런 지역적 정서가 깔려 있다 보니까 DJ가 맘대로 전주에서 손주항을 출마시켜 소석을 낙선시켰고 장영달을 시켜서 손주항을 낙선시켰다. 정읍에서 한때 노선을 달리했던 김원기를 DJ비서이었던 가신 윤철상을 출마시켜서 거목의 순을 자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금도 전북이 광주 전남 2중대 소리를 듣는 것은 DJ의 뜻에 도민들이 따라 움직여 줬기 때문이다. 전북은 DJ를 대통령 만든 것으로 만족하고 지역인물을 키워서 전북발전을 도모했어야 옳았다. 하지만 DJ가 공천장을 줘서 전북어디다가 꽂기만 해도 당선 시켜줬기 때문에 전북정치가 경쟁력이 약하고 존재감이 없게 되었다. 당시 공천을 준 DJ에게 저항한다거나 뜻을 거스른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전북2중대론 때문에 전북이 발전하지 못했다. 새만금사업만해도 광주 전남 정치인들이 예산국회때마다 태클을 걸어 힘들게 만들었고 특히 천혜의 요건을 갖춘 새만금신항 건설도 목포 대불과 광양항 때문에 터덕거렸다. 새만금신항을 본격 개발하면 전남 항구의 물동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정부로 하여금 견제구를 날린다. 항만 배후단지 건설에 국가가 재정 투자를 하지 않은 곳은 새만금신항만이 유일하다.
전북 정치가 퇴행토록 만든 것은 도민들의 탓이 제일 크다. 쪽수가 줄어들지만 계속 민주당 숙주 노릇을 하고 있는데다가 표를 던져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4.5전주을 재선 때 진보당 강성희가 당선된 것은 민주당이 귀책사유로 후보를 내지 않은 탓이 결정적이었지만 아마 내년 총선 때는 상황이 달라져 민주당 싹쓸이가 예상된다. 국힘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서 지역주의가 더 견고해지면서 강화돼 민주당 후보 압승이 예상된다.
도민들은 그간 민주당을 계속 지지해준 결과가 뭣인가를 곱씹어봐야 한다. 민주당은 전북한테 도움준 게 거의 없다. 잡은 물고기 한테 먹이를 주지 않은 것처럼 믿고 따르기 때문에 별반 신경을 쓰지 않는다. 민주당 지도부는 또 여소야대 구도를 만들려고 개혁공천 내지는 혁신공천을 내걸 것이다. 수도권 표 결집을 위해 현재 8명의 민주당 전북 국회의원을 물갈이 할려고 할 것이다. 광주 전남은 유권자들이 억세고 강하기 때문에 손 못대고 전북 유권자들은 비교적 온순해서 말을 잘 듣기 때문에 개혁공천을 명분 삼아 물갈이를 할 것이다.
전북이 민주당 숙주 노릇을 계속하는 한 비젼은 없다. 지금부터라도 인물 중심의 정치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현역이라도 깜냥이 안되는 사람은 팽시켜야 한다.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시켜 주는 구도가 전북발전을 이 모양 이꼴로 만들었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정신 바짝 차리고 갈아 엎을 때는 확실하게 갈아 엎어야 한다. 그간 전북발전이 안된 것은 모두가 자질이 부족한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아준 도민들에게 있다. 남의 잘못이 아니라 내탓이다는 것이다.
과거 전주 사람들이 소석을 낙선시킨 사례를 교훈삼아 더 이상 우(愚)를 범치 말아야 한다. 내년 총선 때 여야가 경쟁하는 지역정치구도를 만들어야 전북이 발전할 수 있다. 지금처럼 무능한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되면 전북은 더 망가진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