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북지역에서는 새만금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이차전지, 수소연료, 반도체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 유치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가동도 다시 이뤄지고 있다. 지역 인구 감소, 청년층의 타 지역 이탈, 출산율 저하 등 지역 붕괴가 염려되는 시점에서 우리 지역의 도약을 꾀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 생각한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기업들이 인력을 채용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새로이 자리 잡는 기업들도 한결같이 기술인력 확보가 필요함을 토로하고 있으며, 우리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기존 뿌리산업에서의 인력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와 같이 기술 인력의 수요와 공급이 미스매칭 되는 상황 속에서, 그 해결책의 하나로 한국폴리텍대학 익산캠퍼스가 있다.
한국폴리텍대학은 국민 평생 직업능력 개발법에 따라 고용노동부가 설립한 국책 직업훈련기관으로, 익산캠퍼스는 2년제 학위과정과 1년 전문기술과정, 신중년특화과정, 일반계고 위탁과정 및 재직자 훈련 등 다양한 직업훈련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익산캠퍼스의 모토는 한마디로 지역일자리대학이다. 작게는 익산지역, 크게는 전북지역의 인력 수요에 따른 전문 기술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다.
이에 걸맞게 2022년 졸업자 취업률은 88.0%로, 전국 164개 전문·기능대학 가운데 5위를 기록했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취업자(건강보험 직장가입자)가 취업 상태를 유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유지취업률도 92.7%에 달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익산캠퍼스 출신 취업자들의 만족도나 적응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익산캠퍼스가 이러한 성과를 거둔 배경에는 교육 과정의 70~80%를 차지하는 실무 중심 교육, 그리고 기업전담제와 소그룹지도제가 있다.
기업전담제는 학급당 양질의 기업 20곳을 선정해 집중 관리하는 제도로, 기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산업 기술 동향을 빠르게 파악하고 현장성 높은 교육을 통해 기업이 원하는 즉시전력형 인재를 양성한다. 여기에 교수 1인당 10명의 학생을 소그룹으로 편성, 개인별 경력과 선호 직무를 고려해 밀착 지도한다.
높은 취업률에 따른 특징 중 하나는 다른 대학을 다녔던 학생, 즉 유턴 입학생의 비율이 2023년의 경우 2년제 학위과정은 12.5%, 6개월 또는 1년 전문기술과정은 64.4%에 달한다는 점이다. 기존의 학력이나 경력과 관계없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이 새로운 도전과 성장을 위해 익산캠퍼스를 찾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익산캠퍼스는 지역일자리대학의 역할에 부합하기 위해 캠퍼스 시설·장비를 지역민에게 전면 무료 개방해 직업능력 개발을 지원하는 꿈드림공작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초·중·고등학교 학생을 포함한 모든 지역주민들이 일상 가까이에서 실용성 높은 기술을 체험하고 교육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예비 창업자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시제품 설계·제작도 지원한다. 산업안전 등 직접 경험하기 어려운 분야는 확장현실(XR) 부스를 활용해 체험과 교육을 제공한다.
익산캠퍼스는 새로운 기술 인력 수요에 대응해 또 한 번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올해부터 새롭게 자동차융합기계과를 운영하는 한편 이차전지 중심의 신재생에너지과 신설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새만금에 자리 잡은 엔켐, 테이팩스 등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과 이미 채용 약정 협약을 체결했으며, 그 대상을 계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 올 하반기에는 174억 원의 예산을 들여 훈련생들의 편의를 위한 신축 기숙사와 복지관, 도서관을 착공할 예정이다.
/이창열 한국폴리텍대학 익산캠퍼스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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