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그 자체로도 굉장한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하고 싶었던 건 관객에게 영화관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알려주는 것입니다. 어떤 장르 안에 갇혀 있다면 새롭게 나아가지 못하게 됩니다."
3일 오후 전주 베스트웨스턴호텔에서 열린 '차이밍량-행자 연작' 기자회견에서 차이밍량 감독은 '영화 장르의 경계가 어디까지인가'란 질문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
차이밍량 감독의 '행자 연작'은 중국의 고전 '서유기'에서 영감을 받아 타이베이·홍콩·쿠칭·파리·워싱턴 D.C. 등 세계 여러 도시를 배경으로 한 10개 작품으로 구성됐다. 이 작품은 서사 구조나 특별한 카메라 무빙 없이 롱 테이크로 촬영됐으며 매우 느리게 걷는 움직임이 특징인 '슬로우 시네마'이다
민성욱 집행위원장은 "작년에 이강생 배우가 전주국제영화제에 '부제'란 영화로 참석해 주셨다. 당시 식사 자리가 있었는데 앞으로의 작품 계획을 여쭤봤다. 7월에 워싱턴 D.C.에서 '행자'의 10번째 작품을 찍는다고 했다"며 "그렇다면 10번째 작품과 함께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특별전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잊지 않고 올해 특별전을 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고 이번 특별전 개최의 배경을 설명했다.
차이밍량 감독은 "이 영화는 어떤 단어로 규정짓기 어려운 형식이다. 드라마도 아니고 다큐멘터리도 아니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지난 10년 동안 만들어 온 하나의 시리즈를 모두 극장에서 상영하는 대범한 선택을 해주셨다. 관객들께서 인내심을 가지고 본다면 굉장히 새로운 느낌을 받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이어 "그동안 영화를 만들면서 상업적인 제안이 많이 들어왔고, 이 제안들이 나를 구속시켰다"며 "나처럼 자유를 추구하는 성향의 감독으로서는 이게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고 고심하던 중 이강생 배우의 느린 걸음걸이를 보고선 '이걸 찍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차이밍량 감독은 '행자' 연작의 11번째 작품의 촬영지를 전주로 예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주에서 11번째 행자 시리즈를 촬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굉장히 신기한 기분이다. 촬영을 앞두고 전주 지역을 둘러볼 것이다"며 "한국은 영화 산업이 전 세계를 앞서가고 있다. 한국분들에게 이 작품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건 굉장히 '럭키'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한편 4일 CGV 전주고사 앞에서 행자처럼 자신만의 속도로 느리게 걷기 콘테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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