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총선 참패의 원인을 ‘보수진영의 폐쇄성’에 있다고 보고 호남과 수도권 공략을 위한 외연 확장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한 대표는 특히 ‘불모지’를 넘어 ‘사지(死地)’가 된 전북과 광주·전남 등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한 행보에 돌입했다. 전북지역 입장에선 ‘잼버리 사태’ 이후 줄곧 악연으로 점철됐던 국민의힘과 협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민의힘은 26일 열린 제187차 최고위원회의에서 ‘호남동행특별위원회'를 신설하고 위원장에 5선인 조배숙 전북도당위원장(비례)을 임명했다. 이날 같이 신설된 '수도권비전특별위원회' 위원장에는 오신환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임명됐다.
호남동행특별위원회는 정운천 전 의원이 만든 호남동행의원 제도를 위원회 수준으로 확장한 것으로 오는 2026년 지방선거와 2027년 대선을 염두엔 둔 행보로 풀이된다.
호남 민심을 최소 20% 정도 얻어야 대선과 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공식이 있는 만큼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다.
실제 호남 출신들이 수도권에 많이 거주하면서 수도권 투표 결과와 호남의 결과가 거의 일치하는 사례들이 많이 늘어났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한 대표는 앞으로 지역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민생과 맞닿아 있다면 직접 찾아가겠다는 일념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호남동행특위는 지난 21대 국회 동안 여당이 추진했던 서진 정책의 일환으로 당내 58명 의원이 참여해 호남 지역에 '제2의 지역구 갖기 운동' 등을 진행한 바 있다. 그 결과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은 호남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보다 11만여 표를 더 얻었다. 전북에서는 14.42%의 득표율이 나왔다.
한 대표는 과거보다도 지지기반이 약해진 호남지역에 강하게 민생 드라이브를 걸어 외연 확장과 여론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생각이다.
다만 그가 직접 전북지역을 찾아 지역관련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는 점은 약점이 될 수 있다.
한 대표는 두 위원회의 출범과 관련해 "지금은 우리 당의 내실과 체질을 다질 때"라며 "당장 선거가 임박한 것은 아니니 체질과 정책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위원장에 임명된 조 의원 역시 호남동행위원회 출범에 남다른 의지를 드러냈다.
조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느 정당이든 지역적으로 균형 있게 지지를 받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 우리나라는 지역에 따라서 특정 정당의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면서 “우리 당의 험지인 호남에서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는 게 급선무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민의힘 지역구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는 전북 등 호남에서 호남동행의원들이 그 역할을 해주도록 할 것”이라며 “22대 국회에서도 지난 21대 국회와 같이 동행의원들이 전북지역 각 지자체의 정책과 사업을 살피고, 다가오는 예산철에 맞춰 국가예산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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