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 이탈로 빚어진 응급의료 위기 상황 속에 추석 명절을 맞는 도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거점병원이자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전북대병원의 역할은 막중하다. 지방소멸 위기의 시대, 지역 보건의료체계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당연히 국립대병원이 지역 의료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 그런데 이런 국립대병원마저 응급실 대란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전북대병원도 마찬가지다.
설상가상 전북대병원은 지금 ‘수장 공석’ 상태다. 이 위중한 시기에 전북 의료체계의 중심인 대학병원을 이끌어야 할 병원장이 임명되지 않아 병원 분위기는 더 뒤숭숭하다. 또 가뜩이나 병원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 병원장의 판단이 필요한 각종 현안사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 임기 3년의 전북대병원장은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 교육부 심사와 대통령실의 인사검증 절차를 거쳐 교육부 장관이 최종 임명한다.
전북대병원에서는 지난 7월 17일 제22대 병원장 임용을 위한 이사회를 열고 후보자를 선정해 교육부에 복수 추천했다. 하지만 차기 병원장 후보 추천 이후 두 달이 다 되도록 교육부는 감감무소식이다. 그러는 사이 지난 7월 29일로 제21대 병원장의 임기가 종료됐고, 어쩔 수 없이 전 병원장이 새 수장 임명 때까지 직무대행을 맡게 됐다. 병원장 임명 지연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고, 임명 시기도 불투명하다.
그동안에도 교육부가 뚜렷한 이유 없이 국립대병원장 임명을 늦추면서 수개월 동안 수장 공석 상태에서 병원 경영과 진료에 차질을 빚은 사례가 적지 않다. 자주 있었던 일이라고 해도 이는 임명권자의 직무유기다. 병원장 공석이 장기화될 경우 조직 불안정으로 병원 운영에 차질이 생기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간다. 게다가 지금은 끝을 알 수 없는 의료대란의 시기다. 이런 때 전북대병원마저 수장 공석으로 흔들린다면 지역사회 의료 공백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와 불안감은 더 커질 것이다. 교육부는 지역사회 대표 의료기관인 전북대병원장 임명을 더 늦춰서는 안 된다. 아울러 정부는 병원 이사회에서 선순위로 추천한 후보자를 임명해 지역사회와 병원 구성원들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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