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다음달 완공을 앞둔 전주시 충경로 공사 일부구간의 지반이 침하돼 블록이 무너져 내리는 등 부실 공사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주시와 공사업체 측은 충경로 본공사가 아닌 별도의 지하 오수관 연결 공사로 인한 싱크홀 현상이라고 강조하지만, 주변 상인들은 추가 침하 우려 등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23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 충경로 웨딩의거리 입구 인근에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전북 지역에 쏟아진 폭우의 영향으로 도로 일부가 내려앉아 지름 40cm가량, 약 50cm 깊이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이에 시와 담당 건설사가 추가 보수 공사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이날 오전 찾은 싱크홀 발생 장소는 추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안전 고깔으로 인근이 둘러싸여 있었으며, 위에 네모난 판자를 덮어놓은 상태였다. 이밖에 추가적인 안전책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싱크홀 발생 위치는 보행로와 차도 사이에 있어 안전사고 발생의 우려가 컸다.
충경로 ‘걷고 싶은 거리’ 도로환경 공사는 지난 2022년 4월부터 모두 184억원이 투입됐으며, 다음달 완공될 예정이다. 이면도로 포장 비용까지 포함하면 총사업비는 200억원에 달한다.
이같은 원인에 대해 공사업체는 싱크홀 현상의 원인으로 ‘지하 오수관 연결’을 원인으로 꼽았다.
업체는 해당 지역이 지하 오수관 연결을 하기에 지반이 연약하고 공사 위치가 너무 깊어 위에서부터 파내는 오픈컷 공법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업체 관계자는 "오픈컷 공법 대신 지하에서 사람이 직접 땅을 파서 강관을 집어넣는 압입 공법 방식으로 오수관 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지하 일부 구간에 공간이 생겼다"며 "지난 폭우로 이 공간이 내려앉아 도로 표면에 설치한 보도블록이 무너지며 싱크홀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번 하수도 공사는 남부시장으로부터 오는 오·폐수를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원활하게 보내기 위한 필수적인 공사”라고 강조하며 “해당 공사를 하지 않는다면 전주천으로 통하는 우수관에 오·폐수가 섞여 환경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사 이후 안을 몰탈 재질로 채우고 위에 흙을 다시 덮으면 이후 사고 재발생은 없을 것"이라며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공사현장을 관리함과 동시에 최대한 빠르게 공사를 마무리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번 싱크홀 현상을 두고 상인 및 시민들은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현장 근처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A씨(30대)는 “원래 자주 이용하는 도로인데 싱크홀이 발생한 것을 보고 아찔했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중에 또 땅이 꺼지면 어떡하나 싶다”며 싱크홀 재발에 대해 우려했다.
또 인근 주민 B씨(50대·여)는 “평소에도 하수도 공사뿐만 아니라 충경로 공사 전체가 이곳저곳 마무리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 보여서 불안했다”라면서 “비가 왔다고 도로가 무너져버리면 어쩌냐”고 황당해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싱크홀은 기존 충경로 걷고 싶은 거리 공사와는 완전히 무관한 하수 관로 공사로 인해 발생한 현상이다”라며 “비가 오면서 지반이 흐트러졌던 부분에 대해서는 메우는 작업을 한 이후 복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경수 기자, 김문경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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