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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남원 경찰학교 유치에 담긴 '균형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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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클립아트코리아

남원이 유치전에 뛰어든 제2중앙경찰학교는 영호남 상생 발전의 축이다. 여기에는 지역 균형 발전의 절실한 의미도 함께 담겨 있다. 하지만 그간 공 들였던 공공의대 유치를 둘러싸고 소모전을 겪은 터라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시민들 움직임이 조직화되는 가운데 영호남 6곳 시도 지사가 공동성명을 통해 지지 의사를 밝힌 뒤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소멸 위기에 직면한 안타까운 지역 현실의 탈출구로 경찰학교 유치를 정조준 한 것이다. 1차 관문을 통과한 3곳의 후보지 중 남원 운봉은 입지 조건이 뛰어나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2 공공의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주도적이고 응집력있는 추진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음달 초 최종 선정을 앞두고 가장 큰 변수는 입지 경쟁력을 꼽고 있다. 운봉의 경우 기획재정부 소유의 유휴지인데 반해 충남 아산시와 예산군은 국유지 비율이 절반을 밑돌아 수백억원의 추가 비용이 예상된다. 운봉은 이런 점에서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에 부합하고 신규 사업 예산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경찰청 입장에서도 최적의 조건이다. 남원시도 이 점에 주목하고 우선적으로 별도의 행위제한 없이 신속 개발이 가능한 부지를 물색해 왔다. 그러면서 전국 교육생들의 교통 편의와 접근성에도 차별화를 꾀했다. 남원은 KTX와 SRT의 고속 철도 접근이 쉽고, 88 고속도로와 완주 순천 고속도로가 접해 있어 교통 요충지로 꼽힌다.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은 수도권 편중 해소를 뛰어 넘어 지역 균형 발전에 초점이 맞춰 있다. 현재 충주에 있는 본교의 기능 분산을 포석에 두고 신설되는 제2중앙경찰학교도 이런 기조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경쟁 후보지 충남 아산에 경찰대, 경찰인재개발원이 들어서 있는 데다 같은 충청권에 중앙경찰학교까지 몰려 있어 가급적이면 충청 이남 분산 배치가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영호남 6곳 시도지사도 이런 지방 균형발전 기조에 공감을 표시하고 남원이 그 취지에 부합된다며 찬성 의사를 밝힌 것이다. 지금도 산업 교통 인프라가 풍부한 수도권 쏠림 현상이 뚜렷한 상황에서 균형 발전 의미는 더욱 가슴에 와닿는다.

남원은 지난 2018년 폐교한 서남대의 후폭풍이 지역 사회 전체를 집어삼켰다. 하루아침에 학생 교직원 1000명 이상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면서 주민들은 멘붕에 빠지고 경제는 활기를 잃고 침체를 거듭해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같은 최악의 상황에서 공공의대 유치를 놓고 정부와 정치권의 희망 고문이 6년간 이어지면서 깊은 좌절감에 시달리기도 했다. 연간 5천명을 교육하는 경찰학교 유치도 결국 주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 주고 지역 발전의 모멘텀을 함께 만들어 가자는 취지다. 덧붙이면, 과거 남원의 영광을 되찾자는 일종의 재도약 선언인 셈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김영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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