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축제만 생각하면 언제나 힘이 샘솟아요. 항상 저에게 좋은 자극을 주는 건강한 스트레스에요.”
익산의 가을을 아름답게 물들인 스물한 번째 익산 천만송이 국화축제가 열흘 여정의 막을 내렸다.
도심 속 정원과 소박한 야간 경관으로 일상에서 벗어나 힐링하는데 방점을 찍은 올해 축제에는 무려 74만 명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많은 이들이 다양한 모습의 꽃들 속에서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이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불철주야 노력한 숨은 주역이 있다.
익산시농업기술센터 노은희(54) 주무관이 바로 그 주인공.
지난 2020년 2월부터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으로 국화축제 업무를 맡은 그는 원래 축제 전문가이긴 했지만 꽃은 문외한이었다.
집에서 화분 하나 제대로 키우지 못하는 소위 ‘똥손’이었던 그가 자타공인 국화축제 전문가가 된 것은 본래 가지고 있던 부지런함과 매사 긍정적인 마음가짐, 그리고 쉼 없는 노력 덕분이다.
처음에는 꽃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어 밤을 새기가 일쑤였다. 익숙지 않은 서류 작업도 문제였다.
낮에는 밭에 나가서 꽃을 배우고 밤에는 서류 작업을 하느라 첫 2년여는 당직실이 집이나 마찬가지였다.
축제가 열리는 열흘 동안은 가족들에게 집에 못 들어와도 찾지 마라는 당부를 하기도 했다.
“지난 5년 동안에는 해마다 열흘간의 국화축제를 위해 13개월을 살았어요. 축제가 시작되면서 이듬해 모본을 준비하니까요.”
꽃에 눈을 뜨고 나니, 센터(공직)에 들어오기 전 완주 일대에서 오랫동안 해 왔던 축제·행사 기획 경험과 민간조직 지원 노하우가 점점 빛을 발했다.
평소 해 왔던 대로 지역이 갖고 있는 자원을 연계하고 지역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국화를 비롯해 꽃을 키우는 지역 농가들이 고령화되자 지역자활센터와의 협력을 통한 계약재배를 대안으로 찾았고, 축제 공연과 프로그램을 위한 지역 기관·단체의 적극적인 후원도 이끌어 냈다.
전시 연출·기획을 맡은 외부업체와도 6개월이 넘는 준비기간 동안 함께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실제에 반영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는데, 이 과정에서는 축제관광이벤트경영학 석사와 관광학 박사로서의 전문 역량이 큰 힘이 됐다.
어공(?)으로서 그가 맡은 업무는 사실 그전까지 아무도 나서지 않는 자리였다. 그만큼 힘이 들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고, 결과로 이를 증명해 냈다.
축제 얘기를 나누는 인터뷰 내내 그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아직도 꽃향기가 가득한 축제장 한복판에 있는 듯, 마주한 상대에게 그 에너지가 그대로 전해질 정도로 생동감이 넘쳤다.
여러 다른 자치단체에서 스카우트를 위해 그의 임기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탁월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주위의 평이 미덥게 다가왔다.
그는 “센터 소장님과 과·계장님을 비롯한 직원분들, 10여 년 넘게 국화 재배를 하시는 기간제 여사님들의 끊임없는 노력에 저의 자그마한 아이디어가 합쳐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많은 분들이 마산의 국화축제가 최고라고 하시는데, 이제는 서울·수도권에서 아예 익산으로 오거나 마산을 갔다가 다시 익산으로 오시는 분들이 있을 정도로 익산 국화축제가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화축제 관련 익산이 갖고 있는 역량과 인프라는 전국 최고 수준”이라며 “매년 새로운 모습을 위해 1년 내내 준비를 하고 있으니, 예쁜 마음으로 예쁜 눈으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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