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한파와 함께 찾아온 연말. 해를 거듭할수록 깊어만 가는 불황 속에서 전북지역 소상공인들의 2024년은 더 큰 시련의 연속이었다. 연말 특수는커녕 발길이 뜸한 골목상권은 매출 감소와 폐업 증가, 공실률 상승까지 그 어느 때보다 깊은 침체기를 겪고 있다.
3일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폐업한 도내 일반음식점은 2043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1742개)과 비교해 301개(17.3%) 증가했다. 휴게음식점은 전년 동기 994개에서 1225개로 231개(23.2%) 늘었다.
폐업 도미노의 여파로 상가 공실률은 급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북지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8.2%로, 2023년 1분기 11.2%에서 시작해 매 분기 상승세를 보이며 1년 반 만에 7%p 이상 증가했다. 소규모 상가와 집합 상가의 공실률은 전년 대비 각각 1.4%p, 3.1%p 상승한 7.2%, 16.3%를 기록하며 '빈 가게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다.
전북 중대형 상가의 투자수익률은 0.46%로, 전국 평균(0.92%)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자본수익률은 -0.25%를 기록해 지난해 3분기(-0.12%)보다 자산가치 하락 폭이 두 배 이상 확대됐다.
개업 초기 폐업률도 증가 추세다. 2022년 기준 도내에서 수익성이 가장 높은 신시가지 상권의 경우 폐업한 사업체의 51%가 문을 연 지 2년도 되지 않아 문을 닫았다. 모래내시장은 평균 영업기간이 32.9개월에 불과했다. 전통시장 매출 하락세 속 샘고을시장의 사업체당 연 매출액이 4억 97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65.1%(9억 2600만원) 급감하며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물가 상승과 소비심리 위축은 경영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11월 전북 소비자물가지수는 114.54로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했다. 무(71.9%), 호박(40.1%) 등 채소류는 급증했고, 도시가스(7.0%), 상수도료(0.5%) 등 공공요금마저 상승했다. 같은 달 소비자심리지수는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올해 들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강락현 전북소상공인연합회장은 "도내 소상공인의 30%가 올해를 마지막으로 폐업을 고려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체감 경기는 일반 시민들의 인식 이상으로 악화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 침체로 인한 자금순환 악화와 해외 직구 플랫폼의 성장, 물류비 부담 증가 등 삼중고에 시달린 해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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