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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을 여는 시] 삐요삐요 응급 처방-김형미

변기 막힐 때

뚫어펑 세제 넣고 기다리면

시원하게 뚫린다

 

배탈 났을 때

소화제 한 알 먹고 기다리면

금방 낫는다

 

마음이 답답할 때

 

오징어 듬뿍 넣은

엄마표 김치전 한 장 먹으면

스르르 풀린다

 

△ 모든 병에는 반드시 병을 고치는 약이 있다. 심지어 옛날엔 ‘공갈 염소똥’도 ‘배 아플 때 먹는 약’이라는 노래도 있었다. 막히고 답답한 것들은 뚫어주어야 한다. 상황에 따라 혹은 증세에 따라 적절한 약 내지는 치료요법이 필요하다. 그러나 세상에는 약으로 치료하지 못하는 병증들도 있다. 사람이나 자연이 치료할 수 있는 병증이기 때문이다. 미열엔 이마에 서늘하게 올려주는 ‘엄마 손’이고 배가 아플 땐 배를 살살 쓸어내려 주는 ‘엄마 손’이 ‘약손’이다. 그 중엔 “마음이 답답”한 병증은 “오징어 듬뿍 넣은/엄마표 김치전”이다. 식약동원, 음식과 약의 근원이 같다는 말 생각난다. <김제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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