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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교권을 바로 세워야 한다

며칠 전 몇몇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과 주석에서 교원의 직위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 사람들의 이야기가 “교사들도 노동자의 신분이라는데 우수교원 확보법이니, 교원처우 개선이니, 수석교원 도입제니 하는데 그러한 이야기가 이율배반이 아닌가?”라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을 모르는 그들로서는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나는 답답한 심정에 앞서 괴로움이 있었다.

 

군사부일체(軍師父一體)라는 말이 전 근대적인 용어인지는 모르겠지만 노동자로 전락한 우리 선생님들의 자존심과 위치를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일어나며 젊은 선생님들이나 청소년들에게는 무의미한 절차는 아닐까.

 

요즘 공무원 연금법 개정이라는 현안에 우리 교직사회는 민감한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공무원 연금이 바닥이 났다는 말에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명예퇴직을 신청한 교원이 국정책임자의 “현직 교원에게는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는 말 한마디에 명예퇴직을 취소한다는 것에 대해서 교원들이 금전에 민감하다”는 비난조의 이야기도 있었던 것 같다.

 

우리 교원들에게는 노년의 위안거리로 오직 그동안 국가에 차곡차곡 저축한 연금만 믿고 사는데 그것을 어떻게 관리했기에 바닥이 나, 준다 못 준다 할 때 대부분 가난으로 시작한 한 인간으로서 동요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많은 사람이 우리 교단은 무너지고 있다고 걱정을 한다. 교원 정년 단축과 맞물려 교원을 교육개혁의 대상으로 삼음에 따라 연륜과 경험이 축적된 교원들은 현장에 내몰렸고, 이에 따라 교원 수습불균형에 초등교육의 전문성은 상실되어 가고 있다. 여기에 교육자들까지 분열을 가져왔으며 잠잠 할만하면 교원 촌지 사건이니 학생 편애니, 체벌이니 하여 교원을 사회에서 지탄의 대상으로 매도하여 교원이 설자리를 잃게 한다. 몇몇 교원의 잘못을 전체 교원의 비리인양 하는 시각은 무언가 잘못되어도 대단히 잘못 되었다.

 

요즘 교육은 ‘메뚜기나 토끼몰이 식 교육’이라는 원로 교장 선생님의 염려가 있었다. 교육을 교육으로 보지 않고 경제적 논리나 정치적 논리로 이끌려는 위정자나 이에 맞추어 교육정책입안자의 펜 끝에 따라 현장에서는 방향감각을 상실한 채 학생교육은 뒷전이 되었다. 이런 것은 모두 수요자 중심교육 때문에, 열린교육 때문에, 시·도 교육평가 때문에, 교원정년단축 때문에, 교권실추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구가 내일 종말을 고할지라도 나는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어느 선각자의 말이 생각난다. 아무리 열악한 환경이라도, 아무리 심한 비난과 비판이 있다 할지라도 대다수의 우리 선생님들은 묵묵히 제자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교육에 임하고 있다. 오·벽지에서, 도서에서 촌지라는 단어가 꿈속에서나 생각할까. 한 알의 밀알이 되어 썩어가고 있다.

 

그래서 우리의 미래는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희망을 가진다. 우리의 교육을 ‘미친개가 널뛰듯 한다’고 해도 대부분의 우리 선생님들은 자기 성찰과 자기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이는 자기 발전을 위함도 있겠지만 자라나는 우리 2세들의 바른 성숙과 성장을 위함이라고 생각할 때 흐뭇하기만 한데 사회의 시선은 왜 그렇게 시큰둥한지?

 

청출어람이라고 했던가. 누가 뭐라고 하여도 우리는 그 바람에 산다.

 

/백종봉(김제 광활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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