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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내가 알지 누가 아나?

 

 

如人飮水에 冷暖自知라
여인음수  냉난자지.

 

물을 마신 후 찬물인지 더운물인지를 스스로 아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육조법보단경(六祖法寶壇經》제1권〈행유(行由)〉에 나오는 말이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 지금 마시고 있는 물이 뜨거운 물인지 찬물인지는 마시는 당사자가 가장 잘 알 듯이 자신의 소행에 대해서는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세상에는 남들도 이미 다 알고 있는 일을 "나는 안 했다"고 잡아떼는 사람이 많이 있다. 그런 사람은 혀를 데일 정도로 뜨거운 물을 마시면서도 애써 시원한 물을 마시는 표정을 지으면서 "어 그 물 참 시원하다"고 말하는 사람과 같다.

 

발이라도 동동 구르고 싶을 정도로 뜨거운 물을 마시면서도 얼굴에는 시원한 물을 마시는 표정을 지으면서 살려니 얼마나 힘이 들까? 그런 자신을 돌아보자면 또 얼마나 처참한 생각이 들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그렇게 살기 시작한 사람은 계속 그렇게 산다. 그러다가 정도가 심해지면 물정 모르는 아내를 향해 세상이 그렇게 험하니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다고 강변하며 험한 세상을 헤쳐나가는 용감한 투사인 남편을 향해 격려의 박수를 치기를 강요한다. 불쌍하고 허무한 삶이다.

 

마시고 있는 물이 뜨거운 물인지 찬 물인지를 나보다 더 잘 아는 이 누가 있으랴! 물이 차면 차다고 말하고 뜨거우면 뜨겁다고 말하며 살 일이다. 양심을 지키는 떳떳함이야말로 행복의 기본조건임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如:같을 여  飮:마실 음  冷:찰 냉  暖:따뜻할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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