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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속 지혜] 어리석은 자와 지혜로운 자

 

어리석은 사람은 다 이루어진 일에도 어둡고 지자는 싹트기도 전에 미리 보느니라.

愚者는 暗於成事하고 智者는 見於未萌이라

우자 암어성사 지자 견어미맹

《상군서(商君書)》〈경법(更法)〉조에 나오는 말이다.

“쥐어 줘도 모른다”는 말이 있다.

알아들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설명해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기미를 알아채지 못할 때 쓰는 말이다.

이와 반대로 “척 하면 삼천리”라는 말도 있다.

눈치가 빨라서 변죽만 울려줘도 전체를 읽어내는 사람을 두고 쓰는 말이다.

사람 중에는 선천적으로 다소 노둔한 사람도 있고 반대로 남달리 영리한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선천적으로 약간 노둔하여 한 박자 씩 늦는 사람은 그래도 천진성이 있고 귀여운 데도 있다.

그리고 약삭빠르다고 해야 할 정도로 눈치가 빨라서 쏙쏙 자기 이익을 챙기는 사람도 비록 얄밉기는 하지만 그래도 귀여운 구석이 있다.

이들 양자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들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다.

서로 도와 가며 어울려 살 수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정말 ‘쥐어 줘도 못 알아듣는 사람’은 따로 있다.

욕심과 아집으로 인하여 남의 이야기를 들으려하지 않는 독선적인 사람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선천적으로 어리석은 사람과 지혜로운 사람이 나뉘어 있는 게 아니다.

자기 생각으로 자기 눈을 가려 아무 것도 보지 못하는 사람이 바로 어리석은 사람이고 자기 생각을 접고서 남을 보려고 하여 싹도 돋기 전에 다 볼 수 있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인 것이다.

愚:어리석을 우 暗:어둘 암 於:어조사 어 萌:싹틀 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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