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의 개봉 소식은 ‘노래방 문화가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는, 다소 엉뚱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음악에는 분명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는 따뜻한 힘이 있다. 말썽꾸러기 아이들과 늙은 대머리 선생님 사이 조차 말이다.
지난해 최민식이 주연한 ‘꽃피는 봄이오면’에 이어 이번에는 프랑스 영화 ‘코러스’(감독 크리스토프 바라티)다.
“1949년 1월 15일. 여러 직장을 전전한 끝에 결국은 막다른 곳까지 오게 됐다.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최저기숙학교. ‘최저’란 말이 나랑 너무도 잘 맞는다.”
2차 세계대전의 아픔이 남아있는 프랑스 마르세이유의 작은 기숙사 학교. 꿈 대신 깊은 상처를 안고 자라나는 아이들 앞에 역시 꿈을 잃은 작곡가 마티유가 선생님으로 부임하게 된다.
면회가 되는 토요일마다 교문 앞에서 아빠를 기다리는 전쟁고아 페피노(막상스 페렝), 엄마의 관심을 끌기 위해 말썽을 일으키는 모항쥬(장 밥티스테 모니에)…. 마티유는 거친 아이들과 비인간적인 교육으로 아이들을 억압하는 교장 앞에서 절망하게 된다.
“서툴렀지만 분명 아이들은 노래를 불렀다. 아름다운 목소리도 그 안에 있었다. 아이들에게 뭔가 해줄 수 없을까? 작곡은 두 번 다시 않기로 했지만, 이 결심은 바꾸어야겠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으니까….”
우연히 아이들의 흥얼거리는 노래소리를 듣게된 마티유는 다시 음악을 작곡하고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친다. 모항쥬는 천상의 목소리로 놀라운 음악적 재능을 찾게되고, 페피노의 그리움도 마티유의 따뜻함으로 위로받게 된다.
아이들의 하모니가 울려 퍼지면서 삭막한 학교가 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문제소년 몽당의 전학으로 아이들의 합창은 금지당하게 된다.
뻔한 이야기지만, 일상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노래를 전혀 부를 줄 모르는 페피노에게는 메트로놈을, 반항아 모항쥬에게는 솔로 독창을, 악동 몽당에게 조차 바리톤역을 맡기며, 어느 아이도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말하는 선생님이 드물기 때문이다.
1945년 ‘나이팅게일의 새장’을 리메이크한 이 작품에서 프랑스 국민배우 제라르 쥐노가 임시직 음악교사를, ‘시네마 천국’에서 어른 토토를 연기했던 자크 페렝이 성인이 된 모항쥬를 연기했다.
발성기 전 소년들의 천사의 목소리는 파리나무십자가 공연(?)이 부럽지 않다. 공연장에 온 것 같은 착각으로 나도 모르게 영화를 보다 박수를 치게 되면 어떻게 할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20여명의 아이들은 프랑스 전역에서 발굴한 실제 합창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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