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공기를 뚫고 퀘퀘한 냄새가 스쳐지나가는 곳. 그 냄새는 곧 삶의 치열한 모습이다.
정신없이 굴러가는 시장통에서는 가끔 싸움도 벌어진다. 어린 자식들을 떼어놓고 거친 손으로 가꾸어낸 것들을 가지고 나온 이들에게 재래시장의 낭만은 없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에 손님을 빼앗기고 삶의 터전은 더 팍팍해졌을 뿐이다.
재래시장처럼 자꾸 풀이 죽어가는 지역 화단에 생기를 불어넣고 싶은 PLUS가 열세번째 정기전 ‘시장에서 놀기’를 연다. 19일부터 25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존재의 시작과 끝, 흔적과 기억 등 생활의 모든 것이 담겨있는 공간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온 PLUS가 올해 우리네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주목한 것은 재래시장.
참여작가는 고보연 김민자 김수진 소정윤 송상민 이일순 임현채 정경숙 정광진 최만식 최유리 최희경 한숙씨다. 대부분 흥정을 하고 덤을 바라는 것에 익숙치 않은 젊은 세대들이지만, 미술이 미적영역 뿐만 아니라 삶의 언어와 행위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며칠씩 재래시장을 찾아다니며 그 곳의 느낌들을 익혀온 작가들은 어린 시절 엄마손을 잡고 갔던 시장을 즐겁고 활기찬 놀이 장소로 바라보거나 주인을 기다리는 물건들과 드문드문 보이는 사람들에게서 한산함이 주는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이번 전시와 함께 PLUS는 21일까지 서울 갤러리한에서 초대전을 열고있다. 특별한 주제가 없는 서울전은 작가들의 평소 작업을 보여주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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