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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건강] 잘못된 당뇨병 상식들

당 높은 사람은 상처가 안 낫는다고요?

신문, 방송 등 언론보도와 당뇨병학회의 노력으로 이제 당뇨병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오히려 너무 많은 정보에 의해 혼돈을 가져와 당뇨병 관리를 어렵게까지 만든다. '당뇨병에 대해 알려진 잘못된 상식'을 가진 당뇨인 4명의 생각을 바로잡아 건강하고 즐거운 인생을 즐기는 기회로 만들어보자.

 

당뇨인 A씨 : "당뇨 있는 사람이 인슐린주사를 맞으면 갈 데까지 간 것이라네."

 

당뇨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약을 먹다가 혈당조절이 잘 안 되는 경우, 의사들이 인슐린주사를 맞자고 했을 때 환자들이 가장 흔히 하는 말이다. 하지만 인슐린 주사는 끝장에 맞는 주사가 절대 아니다. 인슐린은 필요한 사람에게 사용하다가 필요한 경우가 끝나면 먹는 약으로 바꿔줄 수 있는 치료의 한 방법이다. 임신을 한 경우, 응급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 당뇨 초기에 혈당이 아주 높이 올라간 경우에는 반드시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고 이 상황이 끝나면 경구약제로 바꿔서 혈당조절을 하면서 즐겁게 사는 보완적인 방법이니 너무 꺼리지 말 일이다.

 

당뇨인 B씨 : "인슐린을 맞으면 음식은 마음대로 먹어도 된다네."

 

당뇨인 A씨가 인슐린을 너무 무서워한 반면, 당뇨인 B씨는 인슐린을 너무 믿는 분이다.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우리가 혈당을 낮추기 위해 사용하는 약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이 인슐린인 것은 맞다. 하지만 인슐린이 당을 떨어뜨리는 정도도 입으로 먹는 약과 같이 한계가 정해져 있다. 인슐린을 맞아도 인슐린이 떨어뜨릴 수 있는 정도보다 음식을 더 먹게 되면, 오히려 당이 더 올라가버리는 역효과가 나타난다. 마음대로 먹으려면 인슐린 양을 그만큼 늘려야 되고 그렇게 되면 인슐린에 의한 부작용도 걱정해야 한다. 몸 안의 당은 없앨 수 없고 적당한 수치로 유지하면서 살아가야 하므로 결국은 인슐린을 맞더라도 운동과 식사조절을 반드시 같이해야 한다.

 

당뇨인 C씨 : "당이 높은 사람은 상처도 낫지 않고 수술도 못한다네."

 

 

당뇨인에게 있어 상처가 좋아지지 않고 오래가는 것은 혈당조절을 제대로 안 한 경우에만 나타나는 현상이다. 혈당조절을 엄격하게 하는 사람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당뇨가 있어도 임신해서 건강한 아이를 잘 낳고, 당뇨가 있는 응급환자도 아무런 문제없이 수술 받고 건강한 몸으로 퇴원한다. 따라서 혈당조절이 잘 되고 있는 당뇨인에게 "당뇨 때문에 수술을 못한다거나 상처가 오래간다"고 하는 병·의원은 피하면 된다. 왜냐하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의료인이 더 많으니까.

 

당뇨인 D씨 : "당뇨가 있는 사람은 당뇨가 없는 사람보다 더 빨리 죽는다네."

 

당뇨가 있다는 것이 사람의 평균 수명을 단축하는데 결정적인 문제는 결코 아니다. 우리 속설에 병이 하나 있으면 오래 산다는 '일병장수(一病長壽)'라는 말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병 없이 오래 사는 '무병장수(無病長壽)'를 원하지만 수명이 길어진 요즘, 그렇게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건강에 주의하면서 사는 것이 오히려 더 즐겁고 행복하게 잘 살아 오히려 천수를 누리는 경우가 많이 있다.

 

한 세상 살면서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다. 원치 않는 당뇨병을 갖게 되었다고 코 빠트리고 조상 탓, 세상 탓을 한들 당뇨병은 좋아지지 않는다. 차라리 당뇨병을 '원수'가 아닌 내 몸에 찾아온 '손님'으로 생각해서 같이 살다가 당뇨병 때문에 죽지 않고 늙어서 죽겠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이 봄에 활기찬 운동하나를 시작해 볼 일이다.

 

/박태선 교수(전북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 내과)

 

▲박태선 교수는

 

전북대 의대 졸업·의학석사

 

전남대 의학박사

 

Eastern Virginia Medical School Diabetes Research Institute 연구전임의

 

전북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대한당뇨병학회, 대한내분비학회 간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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