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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 넘나들던 환자가 환한 웃음 지을때 큰 보람"

병원서 50년째 환자 돌보는 군산 홍인표씨

▲ 동군산병원에서 50년째 병원근무를 하고 있는 홍인표씨가 환자와 대화를 나누며 정성스럽게 간호하고 있다.

 

사진=군산본부 오균진 팀장

전북일보가 제62주년 창간기념일을 맞아 '우리고장 명인 명물'코너를 신설합니다. 크게 유명하지 않아도 제 자리를 지키며 땀흘리는 사람들, 널리 알려지지 않았어도 결코 작지 않은 의미를 지닌 우리고장의 자랑거리 등을 매주 한 차례씩 담아내려 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1962년 군산 '한국농촌위생원 개정병원'에 입사한 이래 지난 50년 동안 생과 사의 갈림길에 선 환자들을 돌보며 줄곧 병원에서 근무해 온 홍인표(73·사진) 씨.

 

홍 씨는 70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현재 동군산병원 응급실에서 간호조무사로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들을 돌보며 오는 21일 병원 근무 만 50주년을 맞는 군산에서 가장 오랜 병원근무 경력자이다.

 

홍 씨가 병원과 인연을 맺은 것은 군 제대 후 군산 개정면에서 우리나라 '예방의학의 선구자'이자 '의료보험 창시자'인 고 쌍천 이영춘 박사(1903~1980)를 만나면서 시작됐다.

 

당시 살던 집이 개정병원과 이웃한 인연으로 이 박사로부터 "봉사정신이 남다르니 병원 근무를 해보는 것이 어떠냐"는 권유를 받고 23세이 나이에 병원 문을 들어섰다.

 

이후 이 박사와 함께 의료실무 지식을 쌓아가며 병원근무를 하던 홍 씨는 1973년 이 박사가 추진하던 현재 건강보험 전신격인 '옥구 청십자 의료보험 조합' 설립을 위해 개정면을 비롯한 옥구군 일대를 자전거로 돌아다니며 호구조사를 실시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중동바람이 한창이던 1978년 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현대건설 사우디아라비아 주바일 SNOS해군기지 배후시설 의무실장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쌍천 이 박사와의 인연으로 1980년 개정병원으로 돌아왔다.

 

존경하던 쌍천 이영춘 박사가 세상을 뜨면서 다시 정우개발 사우디 현장, 삼성건설 이라크 현장을 거쳐 대우·동아의 리비아 현장 등 해외건설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홍 씨는1992년 동아건설 싸리르 플랜트 현장에서 3만시간 무재해 기록 달성을 표창까지 받으며 귀국해 군산 누가정형외과를 시작으로 한사랑병원과 하나병원을 거쳐 현재 동군산병원 응급실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하고 있다.

 

홍씨가 지난 50년동안 국내·외에서 쌓은 수많은 경험은 다른 직원들에게 산 교육이 되고 있으며 환자들이 필요한 것을 먼저 알아내 처리해 주는 역할을 하게 만들었다.

 

홍인표 씨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경력을 높이 사주는 이성규 이사장 등 동군산병원 측의 배려가 있었기에 50년을 맞게 됐다"며 "사무장을 해도 된다지만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던 급박한 환자들이 회복해 웃음짓는 모습은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어 계속 현장근무를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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