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장애를 앓고 있지만 행복해지기 위해 일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공무원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만큼 많은 장애인들에게 용기를 주고, 그들을 위해 일하고 싶습니다.”
지체장애라는 역경을 딛고 전주시 평화1동주민센터에서 사회복지직 9급 공무원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늦깎이 공무원 권성환씨(47·지체장애 1급).
권씨는 “무작정 일이 하고 싶은 마음에 지난 2007년부터 주민센터에서 ‘장애인 행정도우미’로 행정보조업무를 한 것이 계기가 돼 공무원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제에서 태어난 권씨는 2살 때 동네 의원에서 주사를 맞은 뒤 하반신이 마비되는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권씨의 어머니(79)는 권씨를 치료하기 위해 ‘하반신 마비를 치료하는 데 좋다’는 약을 백방으로 찾아다녔고, 기(氣) 치료도 받았으나 결국 권씨는 휠체어에 의존하는 삶을 살게 됐다.
장애를 딛고 동네에서 조그마한 문구점을 운영했던 권씨는 이를 그만둔 뒤 2002년부터 5년여 동안 직장이 없이 생활해왔다.
“장애 자체는 싫던 좋던 스스로 감당해야 하지만 일자리까지 없다는 것이 더욱 힘들었다”는 그는 “처음에는 보수에 대한 생각은 없이 그냥 일이 하고 싶어서 일자리를 찾기 시작했는데, 마침 ‘장애인 행정도우미’ 모집 공고가 나와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7년부터 2년10개월 동안 김제 검산주민센터에서 ‘장애인 행정도우미’로 행정보조업무를 하게 됐다. 단순 서류작업 등을 했던 권씨는 2010년 4월께 공무원 임용시험 응시연령 제한 규정이 폐지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그는 공무원 임용시험에 도전장을 냈고, 시험공부에 매진한 결과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해 12월 16일 당당히 9급 공무원에 임용됐다.
권씨는 “‘가족은 물론 주변 사람들의 기도와 도움으로 공무원이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은혜를 받았기 때문에 잘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보답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수많은 장애인들이 방법을 모르거나 용기가 없어 일을 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면서 “그런 분들에게 ‘여러 길이 있다’는 것을 소개해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모든 일을 하나하나 열심히 풀어가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이런 과정에서 기쁨과 행복을 찾는다”면서 “새롭게 일을 시작한 만큼 선배들로부터 제대로 업무를 배워 주민들에게 봉사하고 일 잘하는 공무원이 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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